경계선에서
시. 강희창
눈 가는 데는 어디고 경계선 뿐이다
살면서 언제나 경계하던 경계선,
한 때는 하늘 땅을 오르내리며
줄을 넘던 발랄한 시절이 있긴 있었다
금만 밟아도 죽는다는 것이 공평했던 시절,
지금은 줄넘기가 그려낸 둥근 테두리는
세상을 나누는 분할선이 되어있다
산다는 것은 어딘가를 넘어가는 것이어서
그런 선투성이의 땅에 짱돌로 박혀 살다
차라리 머춤히 가로 뉜 벅수로 나뒹굴다
까무러치며 넘나들기를 몇 번이었을까
고무줄같이 질긴 하자瑕疵의 명줄, 맨 끝에서
튕겨지는 원심력, 그것은 고통이랄 수도 없다
사선死線에 서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선을 넘는다는 것이 얼마나 불가항력인가를
구르거나 기어서는 넘을 수 없고 더구나 혼자서야...
던져준 동전 한 닢을 지렁이 몸으로 디디는 이 극한,
허공 자체가 벽이 되어 꿈마다 날개 퍼덕이다
아예 칭칭 동여매고 엎디어 버티는 것은
그 경계를 넘을 팔다리 한 쪽도 없다는거다.
* Naver image(뭉크-절규) ed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