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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좀 꾸미면 안 되겠니?

| 조회수 : 2,777 | 추천수 : 0
작성일 : 2006-04-10 13:18:45
지난번 아기 다쳤다는 글에 공감하고 위로해 주신 82님들 감사했습니다.
뭐 그날 저녁 ... 별 작전을 세울 필요도 없이 ...
우리 아가는 바로 맘~ 맘마~ 이러면서 도로 제 껌딱지가 되었습니다.

*^_^*

..................................................................................................

허거걱.
그런데 지난 금욜 저녁에 말입니다. 우리 아가 돌잔치를 했거든요.

가족 커플 한복 ... 이런것은 너무 쑥스러울 듯 하여,
그냥 아기랑 아기아빠만 커플 정장을 입히고 저는 그냥 쪼끔 신경 쓴 쉬폰 원피스를 입었는데요.

제가 직장맘이지만, 연구소에 있다보니 화장이니 정장차림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직장에서는 그냥 캐주얼이나 세미정장에 노메이컵, 머리는 그냥 긴 생머리 질끈 동여 묶은 ...
집에서는 항상 쮸쮸시스템 대기 모드인 츄리닝에 면티, 쫄바지에 박스티 차림.

그니까 ... 저 ... 그래도 그날만은 아기 낳고 일년만에
보통의 아기 엄마 행색을 벗어나서 정말 최소한으로 차려 입은 거였단 말이죠.
뭐 ... 내친김에 머리도 뒤로 모아서 땋아 붙였습니다.
원피스 차림이니 올림머리 말고 설렁하게 땋아서 아래로 내렸어요.
(결혼도 전통혼례를 했었어서 평생 이런 머리 첨 해 보긴 했습니다. -_-)

컥 ... 그런데 ... 그런데.
이 아가가 지 엄마를 몰라 보는 겁니다.
그 전까지는 엄마 껌딱지하던 녀석이, 제가 옷 갈아 입고 머리 한 순간부터는
절 보자마자 낯선 사람 봤을 때처럼 울어 제끼고, 엄마 찾아 헤매고 ...ㅠ_ㅠ
결국 돌잔치 내내 지 아빠랑, 양가 할머니 사이만 왔다 갔다 ...
저는 아기를 안아 보지도 못했습니당 ... 우어엉 :T.T:
결국 아기가 더 놀랠까 싶어서,
메이컵은 커녕 눈썹도 못 그리고 입술도 못 바르고 손님 접대했습니다.
(샬랄라 쉬폰 원피스에 미장원 갔다 온 머리에 노메이컵 ... 상상 가십니까 =_=)

집에 돌아와 머리 풀고 츄리닝 갈아 입으니
그제야 달려와서 폭삭 안깁디다.  뜨아아아아 ....

..................................................................................................

옛 얘기 중에,
엄마가 항상 생선 발라서 살은 애들 주고, 대가리랑 가시 부분은 엄마가 먹었더니,
나중에 애들이 커서는 ... 지 에미는 생선 대가리만 좋아하노라고 그리 봉양한다던가 뭐라던가.
그 생각이 문득 나면서 ... 씁쓸한 하루였다죠.

아가야,
엄마는 좀 꾸미면 안 되겠니 ?'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삔~
    '06.4.10 1:33 PM

    ㅎㅎㅎㅎ

    왜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 같답니까...

    평소에 조금씩 신경쓴 모습 자주 보여주면 좀 낫지 않을까요?..

    허긴 저도 모유 1년 멕여보니 평소에 신경쓴 모습이란 불가능하다는...--;;

    화이팅 하시자구요.. 자식들 좀 키워놓고 꽃단장할 그날을 기둘리며~!!!

  • 2. 프리치로
    '06.4.10 1:37 PM

    ㅎㅎ 애들이 다 그런거 같아요.
    울 아들은 지금 컸는데도 엄마 꾸미는거 별로 안 좋아해요..
    아무래도 낯설어서 그런가봐요.

  • 3. 푸우
    '06.4.10 1:38 PM

    두루두루 다녀봤는데 몇몇 떨어지는 곳은 있어도 딱히 좋은 곳도 없어요.
    그냥저냥 먹는거죠.
    소셜로 먹으면 뭐 먹어볼 만은 하겠죠..얼마나 할인이 되는진 모르겠지만 돈 아깝다 생각은 안 들지 않겠어요?

  • 4. divina
    '06.4.10 2:08 PM

    크하하 쮸쮸시스템 대기모드..저랑 똑같네요..넘 웃겨요~
    저두 좀 더운날은 훌러덩 쮸쮸 시스템땜에 수유브라에 런닝만 입고 있을 때도 있네요..ㅠ.ㅠ
    역시 저도 아래는 고무줄 바지..
    저두 돌때 미용실 가서 머리 하고 정장 입었는데..올만에 처녀적같은 기분이..
    아주 잠깐이었지만 기분 좋았는데 헤븐리님 글 때문에 로긴했네요..ㅎㅎ

  • 5. 김수열
    '06.4.10 2:21 PM

    ㅎㅎ 제 아들은 아주 어릴때부터 제가 외출하면서 치마 입으면, 벗으라고 치마자락 잡고 울었어요.
    조금 커서 말이 통할 때 제가 혹시해서?엄마 치마입으면 이상해서 싫어? 그래서 벗으면 좋겠어? 하니까
    그렇답니다...처 다시 치마 입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요.

  • 6. Janemom
    '06.4.10 3:28 PM

    헤븐리님..항상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저도 아가가 침대서 떨어졌던 경험이 있는데..
    글쎄 헤븐리님 글 읽고 그 담날이던가 아가 침대에 앉혀 놓았는데 안전창이 (제가 잘 안 잠궜나봐여..ㅠ.ㅠ) 내려가면서 떨어져설랑 꼬꾸라지는걸 제가 봤어요...완전 슬로모션처럼 보이더라고요..
    금새 아가가 새카메져설랑 어휴..지금 생각해도 무섭슴다...전 병원 냅다 택시타도 다녀왔는데...후유,,,
    저도 울 아가 20일이 돌이라 다음주에 교회에 먹을 떡 맞추고 돌 상 메뉴 정하구 있었는데..ㅋㅋ 반가워요~

  • 7. 해바라기아내
    '06.4.10 3:45 PM

    저도 시동생 결혼식날 한복 입고, 머리하고, 빨간색 윗저고리에 맞춰
    미장원에서 정말 빨간 립스틱을 칠해준거예요.
    태어나서 그렇게 빨간색 발라보기는 처음이었죠.
    그랬더니 우리 애기 자지러질듯 울어 친척들이랑 한바탕 웃었죠.

    남편이 웃으며 애기를 안고 가는데 저는 큰애 때라 그랬는지 너무 서운해서
    당장 화장실 가서 입술 지우고, 다른 립스틱도 없어서 결혼식 내내 그러고 다닌거
    생각하면 지금도.....

  • 8. 후레쉬민트
    '06.4.10 3:54 PM

    ㅋㅋ..전 졸업했지만 쮸쮸시스템 대기모드 너무 실감나요..
    툭하면 붙잡고 늘어지구 묻혀놓구...
    마구 늘어져서 잡아다녀도 아무 상관없는 옷이 아니면 절대 감당이 안되지요.
    특히나 원피스 입구 외출 ...죽음 입니다요^^;;;;

  • 9. INA
    '06.4.10 7:59 PM - 삭제된댓글

    커커커 넘어가게 웃었습니다 @

  • 10. 까망
    '06.4.11 5:06 PM

    초등생인 울 큰딸도, 제가 로션이라도 정성스럽게 바르면 묻습니다. "엄마, 어디가요?" ㅋㅋㅋ...으이구...
    다들 그렇게 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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