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 몇해 남편이 여러 나라들 주로 아시아 해외 출장이 잦아져
저도 남편 일 도와 주느라 한국도 여러차례 왔다 갔다 해
쫌 바쁘다는 핑계로 포스팅하는건 엄두도 못내고 완전 뒷전이었네요.
이번 해 11월 초도 역시나 남편의 해외 출장이 있어
저도 한국에서 도와줘야 할 일들이 있기에 또 같이 방문.
오자마자 늘 아침부터 미팅들이 잡혀 있어 엄마가 차려주신 아침밥
죄송스럽지만 후다닥 먹고 바쁘게 나가 저녁때 들어 오기가 일수.
시차도 뒤로 한채 몇일 계속 그렇게 일하고
저녁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들어 온 어느 금요일 저녁
올 해는 배추 농사가 풍년이라며 싱싱한 배추 50포기를
갑작스레 아빠 친구가 시골에서 보내 주셔서
부랴부랴 아빠도 엄마를 도와 이 밤에 김장준비 하실려고 바쁘시네요.
난 "엉~~~ 이게 다 뭐~~"냐며 부담스럽게 엄마를 보며 말했더니
엄마는 제가 많이 피곤한걸 아시고
"내일 할거니까 저녁 먹고 들어 왔다니 얼른 이층 올라가 자"라며
저를 안심시키며 올려 보내셨어요.
저희 부부는 그날 녹초가 되어 세상모르고 쓰러져 쿨~쿨~
근데 아마도 한 12시쯤 한참 자고 있는데
내 방문을 조심스레 똑~똑~ 두두리는 노크 소리에
눈을 반쯤 뜨고 봤더니 울~ 큰언니
나는 비몽사몽 부시시 일어나 아래층으로 주춤주춤 내려 가 보니
저희 집 주차장에서 이 세사람들이 배추 50포기를 같고 거사를 치루고 계시는중

청주에 사는 제 큰 언니가 볼 일이 있어 서울에 온 김에
친정 잠깐 들려 갈려고 왔다
이 밤에 동참해 엄마아빠를 도와 배추 다듬고 절이는 일들에
솔선수범을 다 한후 새벽에 가셨다는
다음 날 토요일 아침 다행이 이번에는 주말에 미팅 스케즐이 없기에
남편이랑 샤핑이라도 하며 좀 쉬다
또 남편이 곧 월요일 아침에 홍콩에도 볼 일이 있어 가야하니
사실 놀러나 나가 볼까 했는데…
이젠 엄마 혼자하시기엔 일이 넘 벅찬걸 잘 아셔서
이런 일에 서투신 아빠까지 도와 김장준비에 바쁘신데
제가 어떻게 좀 쉰다며 놀러 나갈수가 있겠어요.
제 남편 또한 웬일로 제 아빠까지 부엌 일을 하고 계신걸 보고
"이따 저녁때 바람이나 쐬러 나가지 뭐 하며"
이날은 큰언니의 바턴을 이어 받아 남편이 솔선수범을 다 하는중

차고에서 아빠를 도와 김장 준비하기 시작

열심히 아래층 차고에서 절인 배추들 바삐 올려 날라 주시고

'절인 배추가… 참, 많키도 해라'

'절인 배추에 싸여 있는 한 남자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아빠한테 무채 써는 법도 정식으로 배우고 있는중
옆에 엄마께서는 이리 일하고 있는 두 남자들, 여전히 미심쩍으신지
할 일 하시며 "조심 해야 된다며..." 내내 참견하시는중

남편은 조심스레 파썰기도 시범으로 보이며 열중…
그런데... 그러다 어느 천년에 일을 끝내실라고…

그래도 그사이 잘 터득 해 곧 잘 하고 계신듯한 자세

꽤 여유로이 능숙히 일하며 tv도 시청… 또 틈틈히 채로 썬 무 맛도 봐 가시며…
제대로 우리네 일하는 폼이 점점 곧 잘 풍겨 나시는듯

배추 속 양념들도 골고루 남자 두분이 불~끈 잘~ 버무려 주시고

드디어 김장김치를 완성 해 가는중

자신히 만든 김장김치가 옆에 수북히 쌓아 가는걸
아주 만족스러워 하며 좋은 추억 경험했다며 뿌듯 해 했어요.
근데... 이 사진들을 보고 있다 보니...
남편은 김장중... 도대체 옷이 몇번이나 바뀌고 있는건지…
이날 저녁때가 다 되어서야 일이 끝났는데
나가기에는 갑자기 비도 주룩주룩 내려 춥고 또 피곤해
그냥 저녁 식사때 김장김치를 맛나게 맛 보며 집에서 쉬었네요.

남편이 김치를 맛들이기 시작할때
처음에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다며 줄기만 챙겨 먹었었는데
요즘은 제대로 맛을 터득 해 가고 있는지 입사귀쪽을 더 선호.
이유인즉 양념이 고루 잘 베어 있어 밥에 살포시 싸서 먹으면 더 맛있답니다.
다행히 요즘 한국을 여러차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다니다 보니
특히나 엄마가 해 주신 여러 종류의 김치들과 국, 찌개류… 한국 음식 맛을 잘 알게되어
어쨰 저보다도 더 이제는 한국음식을 제대로 먹을줄 아는것 같다는...

종종 지하철입구에서 장사하시는 할머니들한테
떡 또는 옥수수등도 사 간식으로 즐기며

또 가끔씩 한국 학생들 또는 사람들이 영어로 말을 걸면
서투른 한국 말로도 잘 답할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아내인 전 조용히 미소가 저절로.

엄마 언니가 바리바리 싸준 김치및 음식들로
미국 저희 집도 한국음식 풍년을 맞은듯
시골서 올라온 청국장도 먹기 좋게 엄마가 나눠 많이 싸주셨는데... 사진엔 안보이네요.
어쨋든 청국장과 김장김치를 곁들여

한국음식으로다 이날은 맛나게 해 먹은듯
글구 요즘도 한국음식으로 잘~ 먹고 있는중

끝으로 저희 집 아이들이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랑 얼마전 찍은 사진도
안부 + 인사겸 올려보며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