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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보다 축구가 더 좋은 사람

신랑미워 조회수 : 693
작성일 : 2006-06-14 09:26:27
요새 신랑이 일이 바쁘고 많아, 축구도 사무실에서 일하며 봐야한다고 하더라구요.
붉은티 입고 거리응원을 하는 식의 축구사랑은 아니고
오히려 축구시합 전 만반의 준비를 하고(샤워. 맥주 등) 딱 앉아서 엄청나게 집중하며 보는 스타일이에요.
아~~~~무 말없이요.
저는 저녁먹을 사람이 마땅치않아 (요새 신랑이 늘 늦어 저녁에 저 혼자 먹는경우가 다반사) 친정으로 갔지요.
친정은 저희집에서 걸어서 15분, 그래도 큰길을 사이에 두고 있어서 차로도 10분은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저녁먹고 조금 쉬다가 잠이들었는데 신랑의 전화에 깬 시간이 9시 15분.
해야할 일 하나가 극적으로 뭐 어떻게 되어 사무실에서 지금 집으로 출발한다구요. 축구도 집에서 보는거죠.
그래서 집에 가는길에 저를 좀 태워가라고 했어요. 잠시 대답이 없더군요.
밤도 늦었거니와 처가에 와자마자 저만 데리고 나가야하는 상황이라 들어오기가 뭣할것같아서
제가 집앞으로 나갈테니 차에서 내릴것도 없이 바로 가자고 했어요.
그러자 알았다고 하더군요.

생각보다 늦어져서 길에서 한 15분 이상 기다린 끝에 겨우 만났는데 저에게 막 짜증과 화를 내는겁니다.
사무실에서 집까지 오는것도 축구 놓칠까봐 엄청난 속도로 달려왔는데 집에와서 씻고 경기 봐야하는데 태우러 오랬다구요.
그때 시간이 9시 35분이었고 집에가서 빨리 씻으면 10시에서 오버가 된다는 보장도 없고 씻는거 좀 퀵하게 하면 되는것을,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상황(축구 앞부분 놓치는것)을 가지고 저에게 막 짜증을 내더라구요.
제 주의는 미리 걱정하지 말자 거든요. 미리 걱정한다고 달라지나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일을 '일어날까봐' 전전긍긍 안절부절하는거 정말 싫습니다.
저를 태우러오느라 축구를 놓친것도 아니고, 놓칠지도 모른다는것 때문에 그렇게 화를 내다니요.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를 왜 굳이 태우러 오라고 했냐면요.
친정에서 저희집에 이르는 길이 그리 넓고 훤하지가 못합니다.
그래서 신랑없이 평일에 제가 친정을 가면, 언제나 부모님이나 오빠가 저를 큰길가까지 데려다주세요. 위험하다구요.
좀 미안한일이지요...그렇지만 위험한것보다야 낫고 또 산책도 되고해서 늘 그렇게 해왔습니다.
어제도 아니라고, 혼자갈 수 있다고 했더니 극구 안된다고 데려다주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치한들도 축구보러 다 들어가고 없을걸? 그러자 길에 사람이 아무도 없을테니 그걸 노릴 수도 있다며 꼭 데려다 주신다고 실갱이 하던 차에 신랑에게 전화가 왔던거거든요. 그러니 당연히 저는 저를 태우러오라 할 수 밖에요...신랑이 태우러 오기로 했다고 하자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며 든든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신랑은 저에게 그까짓거 너 혼자 오면 되지, 아니면 처가에서 축구를 보고 오든지 하지 자기 지금 너무 초조하고 마음이 급한데 그걸 테리러 오라했냐며 쌩난리를 치는겁니다. 차안에서요.

정말 서럽더군요.
요새 일이 바쁘고 힘들어서 저 맞벌이하지만 최근에는 집안일 거의 저 혼자 다했습니다.
예전에는 빨래가 다되면 신랑이 널었는데 요새는 제가 널고 있어도 꼼짝도 안합니다. 정말 남자들 버릇들이기 나름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이 사람은 손을 참 많이 타는 스타일입니다. 챙겨줄것이 한두가지 아닌 사람이지요.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제가 30분이상 먼저 일어나서 식사를 챙깁니다.
설거지요? 절대 안합니다. 하는 집안일은 욕실청소와 화분가꾸기 가끔 방이며 거실 바닥청소 등입니다. 쓰레기 같이 버리러 나가구요.
그런데 요새는 그나마도 안하고 있습니다. 바쁘고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므로 저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격려해주면서 아무말없이 제가 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거두고 챙기고 입히고 먹인 결과가 축구때문에 와이프에게, 벌어지지도 않은 상황에 화를 내는것이...전 너무나 억울하고 분해서, 집앞 거의 다다랐을때 차에서 내려버렸답니다. 저에게 계속 너무하다고 하더군요.

저에게 어제 축구는 '그까짓 축구'였습니다.
휴대폰을 꺼버리고 방황하다가 축구 다 끝난시간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가 말 한마디 없이 아침을 맞았답니다.

원래는 아침상 차려놓고 깨우는데, 오늘은 아침도 안하고 깨우지도 않았습니다.
축구 열심히 리플레이해서 보면 배 안고프지않겠습니까? 그리고 축구보고 깨워달래지 와이프가 왜 필요한가요?

진정으로 사과하기 전까지 절대 그 어떤 안사람으로서의 의무도 안할겁니다.
축구보고 해달라고 하겠어요.
IP : 210.121.xxx.24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분이
    '06.6.14 9:43 AM (210.221.xxx.45)

    아직 덜 성숙하셨네요(죄송)
    먼 거리도 아니고 와서 데리고 업어 걸어가라도 아니고..
    차로 가는 길에 실어가면 되는 것을...
    하기 싫은 건 싫다고 하고
    어차피 할거면 좋은 맘으로 하지
    하면서 짜증내는 사람.. 싫어요..

    담 축구할 땐 아예 혼자보라고 친정 가버리세요..
    님 거기서 자고 출근하시면 되겠네요..

  • 2. 저는
    '06.6.14 10:28 AM (125.243.xxx.10)

    아내분의 배려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남편이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축구도 일찍일찍 와서 못보는데...
    축구준비에 필요한 샤워도 해야 하는데...
    빠듯한 시간에 태우러 오라하면 화나죠.
    저도 좋아하는 드라마볼때 남편 들어오면, 밥 차려주기 싫거든요.
    티비만 보고 있음 남편이 밥 차려먹기도 합니다. ㅡㅡ;

    남편이 노느라 매일 늦는 것도 아니고,
    직장일때문에 늦게 오는데, 혼자서 저녁 먹는 것에 익숙해 지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왜 하필이면 어제도 친정가셨어요?
    가까운 거리라 자주 가는 것 같은데,
    집에서 같이 축구볼 수 있는 준비를 하고 기다리셨음 훨씬 좋았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조금 더 일찍 퇴근하시니깐요.

    이제 두 분은 결혼하셔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신 겁니다.
    늘 같이는 사실 힘듭니다.
    언제나 새로이 만든 가정을 지키세요.
    남편도 그 가정에 마음을 안착시킬 수 있게요.
    님이 저녁을 예전 친정식구랑 먹는 습관이 소중하듯.
    남편에게도 축구는 소중한 휴식이자 즐거움이였지 않을까요?

  • 3. 원글이
    '06.6.14 10:44 AM (210.121.xxx.241)

    '남편분이'님, '저는'님 말씀 고맙습니다,
    제가 친정을 자주가는건 아니구요...시댁은 친정의 3배 이상 갑니다.
    시댁도 걸어서 15분 거리거든요.
    하도 시댁만 가서 친정부모님이 서운하실때 쯤 한번씩 가는정도에요...
    친정은 평일에 신랑 없을때 아님 가기가 힘들어요 주말엔 시댁가니까요.
    친정 가봤자 퇴근하고 가면 7시 30분, 밥먹으면 8시, 그럼 9시엔 나와요. 기껏 1시간 30분 있을동 말동...
    어제는 신랑이 축구도 못보러 온다하여 좀 여유있게 있어볼까 했는데...미리 축구보러 오는 줄 알았으면 어제도 맘접고 아예 안갔을거에요.
    시댁엔 토요일도 일요일도 가고 평일에도 1회는 가거든요.
    어쨌든 늘 같이는 힘들다는 님의 말씀 새겨 듣겠습니다. 그래도 속상하긴 해요...

    제가 정말 더 속상한 이유는,
    저는 남자가 '일'때문에 가정일에 소홀한것에 대해서는 한마디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집안일 제가 다하느라 힘들었지만, 같이 하자 하자 말 안하니까 점점 더 안하는 그의 모습에 화도 났지만,
    노느라 안하는것도 아니고 일하느라 바빠서 그런데...상대적으로 직장일이 덜 힘든 내가 하자. 이런게 내조다. 하면서 힘들어도 견뎠는데.
    일때문도 아니고 축구때문에 저한테 그랬다는게 그동안 참아왔던 설움이 북받쳐서 그런답니다. 흑흑.

  • 4. ...
    '06.6.14 10:53 AM (203.229.xxx.118)

    원글님...무지 속상하시겠다.
    걸어서 15분 거리, 밤길에 걸으려면 무섭고 먼데, 차로는 정말 금방인데.
    남편분이 축구 볼 생각에 정말로 마음이 급했나봐요.
    급하면, 어린애처럼 그럴 때 있잖아요. 사소한 거에도 목숨걸게 되는.

    근데요, 글 읽다가 든 생각인데,
    남자들은 섭섭한 거, 그 문제 딱 한가지를 짚고 얘길 해야 알아듣지,
    그동안 있었던 다른 일들-그동안 쌓였던 섭섭한 일들, 맞벌이, 집안 일, 나에게 소홀 했던 것, 시댁에 자주 갔던 것-등등을 다 엮어서 풀어내면, 무슨 말인지도 못알아 들을 뿐더러 더욱 짜증만 낸답니다.

    차 안에서 늦는다고 발 동동 구르며 짜증냈던 것은, 아마 님 남편분께서도 혼자서 후회하고 있을걸요...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면서.

  • 5. ^^
    '06.6.14 11:17 AM (211.55.xxx.139)

    ㅎㅎㅎ 군고구마용 크기의 기준이 받으시는분마다 달라서 판매 안하려고 했는데...ㅎㅎ

    쭈니맘님~
    재구매 감사드려요. 고구마 엄청 좋아 하시는거 같아요. 벌써 ...
    어찌해야 할까 고민이예요.
    10분중 2분은 크다, 또는 적다 하시는데 8분은 너무 좋다고 계속 그 크기로 해달라고 하시고요..
    맛은 당연히 똑같이 좋아요. 후숙해서 드시면 꿀 흐르는 호박고구마죠
    밭에서 캘때 구분해서 보내드릴께요. 크기 만족해 주셔서 제가 감사드려요

  • 6. SilverFoot
    '06.6.14 11:49 AM (211.42.xxx.129)

    정말 많이 속상하셨겠네요.
    남편분 짜증난 것도 이해는 가지만 그 짜증을 그대로 아내에게 푼 것은 심하신 것 같아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과 계획이 있어도 배우자로 인해 조금은 양보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그걸 마음먹은대로 못했다고 화내셨다니 남편분이 조금 더 참고 이해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요.

    그리고 저도 위의 "..." 님 말에 정말 공감이 갑니다.
    저도 가끔 남편과 이런저런 문제로 깊이 얘기를 하다보면 저는 그 동안의 전체적인 면들을 얘기하는 반면, 남편은 화제로 떠오른 딱 한가지의 사건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얘기를 하더라구요.

    가령 제가 뭔가 한가지 말실수 같은 걸 했을 때의 제 입장이 원글님과 비슷해요.
    나는 그 동안 이러이러하게 성의껏 여력 되는대로 열심히 했고 전체적으로 잘못한 것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 실수는 인정한다 그러니 앞으로 조심하겠거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하면 어쨌든 그 한가지만 놓고 보면 잘못한 것 아니냐 왜 그걸 순수하게 인정하지 않고 이런저런 얘기가 붙느냐 니가 인정하면서도 그런 말들을 늘어놓는게 오히려 자기합리화처럼 보인다 뭐 그렇게 말합니다.

    이럴때 저도 정말 서럽습니다.
    자기 바쁘다고 집안일 하나 신경 못 써도 회사 다니면서 애 키우고 살림하고 양쪽 부모님 신경쓰고 혼자 다 하느라 나도 너무 힘든데 아무리 내가 실수했다 해도 그걸 인정안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요.

    근데 회사의 같은팀 직원들이랑도 얘기를 해보면 정말이지 남자와 여자는 기본적으로 생각자체가 다른 것 같습디다.
    참고로 남자들은 여자들끼리 이렇게 남편 얘기하는 것도 이해 못한답니다.
    자기 남편 흉을 보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걸 맞장구쳐주는 것도 이상하답니다.
    상대방이 맞장구쳐준다는건 내남편 흉을 같이 보는 건데 그게 괜챦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고 합니다.

    원글님 속상하시겠지만 얼른 맘 푸시고 웃는 얼굴 찾으시길 바랄께요.
    맘 넓은 여자들이 조금 더 참고 이해해요, 우리^^

  • 7. 전....
    '06.6.14 12:05 PM (125.133.xxx.36)

    남편분 맘 충분히 이해해요~~!!^^;;

    그순간 맘의 짜증을요...............축구가 그렇게 만들죠~!!!

    저또한 축구를 남친만큼이나 사랑을 하는 여인네라서요~!

    남편분 용서해주세용^^

    나쁜맘으로 그리하신거 아니고 남편분 말씀대로 초조하고 흥분되고 그래서 살짝 말실수하신듯~

  • 8. 원글이
    '06.6.14 1:22 PM (210.121.xxx.241)

    네...남자들은 그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하나봅니다. 여자들은 그동안 쌓인 어쩌구저쩌구가 나오는가봐요.
    목사님께서 성경에, 여자는 남자를 돕기위해 만들었다고 써있다면서
    여자분들 기분나빠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원래 띨띨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을 돕는거 봤냐고. 똑똑한 사람이 띨띨이들을 거두어주라신거라구요.
    암튼 분노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는것도 다 똘똘한 여자몫인가봅니다.
    답변주신 모든 분들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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