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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싸운 얘기예요

어쩌죠.. 조회수 : 1,367
작성일 : 2005-08-15 23:31:32
지금부터 한 5년쯤 전인가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릴때..
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눈에 콩깍지 씌워서.. 그냥 정말 좋아서 아무것도 안보고 결혼했네요..

조건이고 뭐고 다 상관 없고.. 그냥 내 생각에 젤 착하고 자기 생각확실한 사람이랑
같은 방향 보면서 살면은 그게 제일 행복한거라고 생각하고선 결혼 했어요.

결혼 5년차인 저희는 아직도 집도 아이도 없고..
일년 뒤에는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랍니다.
그치만 그건 괜찮아요..

제가 젤 견디기 힘든 건.. 매일매일 얼굴 맞대고 자고 깨고 밥 두끼는 같이먹고
심심하면 맥주도 같이 하는 내 남편이랑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거예요.
.....
쓰고나니 되게 배부르고 공중에 뜬 얘기처럼 들릴 것 같기도 한데요..

언제나 내가 무슨 얘길 하면 남편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화제를 바꾸고요..
아니면 제 삼자가 있으면 아예 대화에 끼질 않고 자기 혼자의 세계에 빠져 버려요.
저도 반대로 남편 얘기에 귀 기울여야지 생각을 해도..
어느 새 딴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요..
한 마디로 말해 공통 관심사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한 마디로 남편은 나에게 자기가 관심있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고요..
얘기를 해야 한다는 의무방어전에서 정말 쓰잘데 없는.. 어디서 들은 농담지꺼리 밖에 안하구요..
그거라도 재밌게 하면 모르겠지만 -_- 증말 자기가 생각해도 허접하게 하고선
그런 얘기말고.. 우리 너무 얘길 안하는 것 같다고 하면.. 입을 꾹.. 다물어 버리죠..

그런게 쌓였다가도 남편이 오늘 맥주 한잔 할까.. 하면 그래 오늘은 얘기 좀 할까 해서
기분좋게 안주도 챙기고 술자리 만들어도.. 또 똑같아요.
어쩜 이렇게 맨날 맨날 만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 관심이 없구.. 서로 관심사가 다를 수 있나..
그런 생각에 정말 섬ㅉㅣㅅ할 정도예요..

왜 같이 살고 있는건지.. 우리가 같이 살아온 십년에 가까운 세월 들은 다 뭐였는지..
라는 생각을.. 요즘엔 종종 합니다..

IP : 221.46.xxx.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리집 왕비
    '05.8.15 11:50 PM (58.140.xxx.57)

    조금 힘든 일이지만 남편이 아무리 재미없게 말해도 남편의 눈을 바라보며 물론 하던 일도 중단하고
    고개도 끄떡여주고 조금 오버해서 반응해주세요. 그럼 남편이 존중 받는다고 느낄거구요. 님이 말할 때 딴 방향으로 화제를 돌리면 '여보, 나 이 얘기 당신한테 끝까지 말해주고 싶어.' 그리고 다 말한 뒤엔 여보가 들어줘서 너무 기뻤다...말하니까 속이 다 시원하다....그럼 남편도 들어주는 것에 뿌듯해 할 겁니다.
    남편의 말을 집중해서 듣다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남편을 향해 열리게 되죠. 사랑해서 한 결혼에 관심사가 적어도 한가지는 있을겁니다. 맞짱구도 쳐주고요. 행복은 만들어가는 거라고 저도 생각해요.
    저도 지금 많이 노력하고 있거든요. 아이에게도 눈 마주 대하고 대화하려고 하는데
    살기가 바빠서 힘들지만요...가끔 생각 날 때는 주의 깊게 들어주고 재미있었다고 말해줍니다.
    참, 결혼이라는 것이 인격을 연마하는 거라고 느끼는 매일입니다. 힘내세요.

  • 2. 우리집 왕비
    '05.8.15 11:51 PM (58.140.xxx.57)

    참, 많이 웃어주세요. 미소도 지어주시고...들을 때도 미소로....내가 무슨 말을 해도 이 여자는 다 받아줄것 같다고 느껴지게요.

  • 3. .....
    '05.8.16 12:00 AM (220.75.xxx.59)

    남편 얘기가 재미 없더라도 티 내지 말고 정성을 다해 들어주세요. 이를 악물고... ㅠㅠ
    여러 번 그러다 보면 서로 공통적인 대화를 찾아낼 수도 있고
    가장 중요한 건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거예요.
    존중 받는 느낌을 갖을 수 있도록 먼저 노력하세요.
    남자란 여자보다 하등 동물이라 여자가 이끄는 수밖에요.(으, 열 나.....)
    저도 10년 넘게 껍데기로만 지내온 거 같아 허무하기도 하고 어이 없기도 해서
    요즘은 서로 진실되게 노력하자고 말한답니다. 이제 인생의 중반을 넘어가는 이때 부부간에
    깊은 이해가 없다면 뭐가 남겠어요.

  • 4. .....
    '05.8.16 12:02 AM (220.75.xxx.59)

    쓰고 보니 윗글 우리집 왕비 님과 내용이 같네요.^^ 아직 젊으신 거 같은데 현명하시네요.
    난 이제야 터득했는데...ㅎㅎ

  • 5. ...
    '05.8.16 3:49 AM (211.32.xxx.117)

    ㅎㅎㅎ 얼른 아기를 가지셔여..저도 둘만 사는데 얼매나 지루한지..
    둘만 있으면 매일 할이야기도 없고 쇼파에 안자서 티브보다 이야기 하다 자고
    일상이 그래요..아기가 있으면 바쁘고 잼있게 살텐데..
    직장생활땜에 내년쯤 가질 계획이라...
    아기 얼른 갖으세요..

  • 6. 어쩌죠
    '05.8.16 9:11 AM (221.46.xxx.2)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 7. 공동의 취미
    '05.8.16 9:51 AM (218.148.xxx.54)

    제 생각에는 공통의 취미 활동을 같이 해보셔요..
    뭐 운동을 같이 하시던지..아님 뭐 사진찍기 여행하기 등등이요..
    같이하는 취미 활동이 생기면 공감대도 많이 생기고 할이야기도 많아지지 않을까요?
    솔직히 매일보는 얼굴 별로 할이야기 없어요.. 저흰 남편이 사진찍기를 좋아하고 운동하는걸 좋아해서
    사진찍으로 여행 많이 다니고 찍힌 사진 보면서 이야기도 많이하고..
    사진 품평도 좀 해주고.. 운동 다녀와서 몸매 품평도 좀 해주고..ㅋㅋ
    암튼 그러니 만날 종알 종알 그러면서 살아요..
    중요한 이야기 할거 있을때는 저녁먹고 조용히 이야기 하기로 했구요..

  • 8. 어쩌죠..
    '05.8.16 10:38 PM (221.46.xxx.2)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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