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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

무공해.. 조회수 : 1,866
작성일 : 2005-08-15 00:58:13
msg, 인공색소, 유전자 조작식품, 농약, 살충제, 환경호르몬, 기타 화학첨가물...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이런것은 전혀 모르고 살았답니다.
몸에 나쁘다고 해도 먹고 싶은거 먹고, 몸에 좋다고해도 먹기 싫은것 절대 안먹고..
그렇게 살다가 애를 나으니 달라지더군요.

제가 아이를 인공수정을 통해서 정말 힘들게 낳았거든요.
다행히 한번만에 가져서 그 고생을 여러번 하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임신을 했을때 양수검사를 했었는데.. 아이가 약간의 염색체 이상이 있다더군요.
심각한것은 아니었고, 신랑처럼 생식 기능에 이상이 있을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조금 걱정을 했지만 임신중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지 싶고, 제가 좀 낙천적인 성격이라
괜찮을거라 생각하고 듣고 흘렸답니다.

그러다 건강한 아이를 낳고 아이 키우기에 바쁘면서 그 일을 잊고 있다가..
아이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떠올렸답니다.
그리고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게 되기 시작하면서
음식을 조심스레 먹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래도,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이렇게까지 나쁜줄 몰랐어요.
아이가 좋아하니 과자도 줬었고, 아파서 병원에 가는걸 달래려 사탕도 줬었고,
약 먹기를 너무 싫어해서 초코렛으로 유혹을 해가며 약을 먹였고,
반찬하기가 마땅치 않아 가끔 가공식품, 소세지.. 등도 먹였었죠.

그러다가 본 책의 한구절에 쇼크를 받은 뒤로는 철저하게 먹는것에 대해 신경을 썼답니다.

"오늘날의 주부들은 두 가지 점에서 경제성장에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하나는 무분별하게 가공식품을 소비함으로써 식품산업을 번창시킨다는 점이요.
또 하나는 가족을 질병에 걸리게 함으로써 의료산업을 발전시킨다는 점입니다."

더 많은 것들을 알기 위해 여러권의 책도 사서 보고, 과자, 사탕은 절대 주지 않고
쥬스도 항상 집에서 갈아 마시며, 잡곡밥에 유기농 음식등.. 아이의 음식을 갈아치웠죠.
또, 몸에 좋다고 해서 가마솥에, 무쇠후라이팬에.. 조리기구도 바꿔버렸구요..
첨에는 제가 한 잘못으로 약간의 힘겨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법 잘 따라 주고 있습니다.
아직 22개월인데도 일반 나물도 잘 먹고, 김치도 물에 씻어주면 너무 좋아라 하며 먹습니다.
식탁에 올려진 김치를 보고는 먼저 달라고 할 정도죠.

작년까지만 해도 한 여름에도 감기로 매달 병원을 몇번을 들락거렸는데
음식을 바꾼 뒤로는 병원에 가본적이 없답니다.

아이 잘 먹는 것을 보면 엄마는 먹지 않다도 배부르다는 말.. 요즘 정말 실감한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만들어 먹여주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럴때마다 참... 힘드네요.
내가 농사를 지어 먹지 않는 한 안전한 먹거리는 없는것 같아요.
볶음밥을 해주려다가 굴소스 msg가 걸리고 (이것 다른 것들로 대체 가능하긴 하지만요..)
카레를 해주려니 시중에 파는 카레식품에도 죄다 msg...
스파게티를 해주려니.. 스파게티 만들때 사용하는 홀토마토는 통조림에 들어있고..
참치로 음식을 해줘도 참치 통조림이 걸리고..
나물이랑 김치를 잘먹는다고 해도 생야채는 아직 무리고..

뭘 먹이까 해서 요리책을 보면 요리책에 시판소스가 안들어 있는 것이 없고..
그렇다고 제가 월등히 요리솜씨가 뛰어난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밤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심하고 있습니다..

맛있는것들을 먹이고 싶지만.. 먹일 수 없는.. 마음. 고통입니다.
조금만 먹이자. 조금인데 어때 싶다가도..
영 맘이 내키지가 않아요..

물론, 그런게 싫으면 안먹이면 되는거고 그게 아니면 먹이면 되는거지만
엄마 맘이 그렇지 안잖아요.. 몰랐으면 몰랐지 알고 있는 이상..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마음에
저와 같은 분이 또 있을까 싶어서요..
다른분들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하고해서
여기다 푸념하는거랍니다..

엄마가 된다는건.. 정말 힘듭니다..


IP : 220.77.xxx.9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으으....
    '05.8.15 1:03 AM (58.142.xxx.119)

    전 엄마가 될 생각만 해도 두렵습니다 ...
    세상에 너무 위험한 것, 걱정거리가 많아요. ㅠ.ㅠ

  • 2. 와...
    '05.8.15 1:06 AM (211.207.xxx.33)

    정말 생각이 많으시고 노력하는 엄마시군요.... 감탄~~
    전 그렇게 부지런한 주부도 정성스런 엄마도 아니라서 별로 도움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한가지만요.
    시판소스요....
    거의 안 사도 다 해결 되거든요.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 된장, 소금, 참기름, 후추, 마늘, 생강....이정도 양념이면 웬만한 것 다 해결되지 않나요?
    (대부분 유기농매장에서 구입 가능한 것들이기도 하고)
    저도 뭐 한때 굴소스니 우스터소스니 두반장이니 등등 각종 시판양념류들을 열병처럼 사 본 적도 있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결국 사 놓고는 끝까지 다 쓰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 자연스레 안 사게 되더라고요.
    어차피 해 먹는 음식이 외국식쪽보다는 한식이니까...
    오히려 그런 소스들이 양념병류를 넣어두는 장 안에 쟁여져 있으면 스트레스마저 받게되더군요.
    한번 싹 내다버린 뒤로는 다시는 안 사고 있어요.

    말씀하신 홀토마토도....뭐하러 홀토마토 사세요. 그냥 생토마토 사셔서 만들어서 쓰세요. ^^
    저도 스파게티 아주 좋아하지만... 차라리 시판소스를 사지..홀토마토는 한번도 안 사봤어요.
    홀토마토 사서 소스 만들 정성이면 그냥 생토마토 사셔도 될 것 같아요.

    근데, 좋은 음식 드시는 것만큼 중요한 게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아닐까 해요.
    다 건강하자고 하는 일인데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면서까지 그러시는 건 별로 안 좋을 것 같거든요.
    엄마가 줄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어야 그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도 좋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하실 수 있는 선을 정하셔서 그 안에서 즐겁게 요리하심을 권하고 싶어요. ^^
    아무튼, 참 부지런하고 정성스러우십니다.
    저도 좀 배워야겠어요. ^^

  • 3. 날날마눌
    '05.8.15 1:15 AM (211.218.xxx.8)

    소박한 재료로 만든 요리만 모은 책이 있는데.....
    원글님이 딱 원하는....그런 요리....
    녹색연합에서 만든 자연을 담은 밥상이야기//추천합니다...

  • 4. 원글
    '05.8.15 1:16 AM (220.77.xxx.94)

    대체 가능한게 있기도 한데... 안그런것도 많아서요. 얼마전에는 스파게티 해주려고 생토마토로 소스 만드는 법을 찾다가 지쳤구요. 요 몇일은 시판카레가 아닌것으로 카레를 만드는 법을 찾다가 지쳐버려 이렇게 푸념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제가 요리 실력이 뛰어나다면 이리저리 해보기도 할텐데.. 저도 요리책 보며 겨우 만들 정도거든요. 카레도 잘 만들지 못할정도인걸요. 그런데 그 요리책에는 전부 시판소스에, 통조림에, 시판양념들 투성이라서요... 짧은 요리 실력에 그걸 대체할 방법들을 찾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

  • 5. ...
    '05.8.15 1:40 AM (211.32.xxx.150)

    전 엄마는 아니지만, 강아지엄마예요;;강아지사료에도 인공방부제랑 합성보존료 플라스틱에 들어가는
    방부제를 쓴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사료도 집에서 만들어 먹이는데..정말 보통 정성아니면
    하나하나 조미료 만들어쓰고 야채가꾸어서 먹고 유기농쥬스나 채소,과일등 왠만한 엄마들 아니면
    힘든것 같아요..살림하는저도 시장볼땐 합성방부제는 꼼꼼히 따져서 구매하는편인데
    조미료에 오래전부터 길들여진 입맛이 어쩔땐 하나쯤이야 하면서 먹을때가 많아요...
    오히려 넘 예민하면 안하니만 못할것 같아서요..
    라면/과자 우리가 접하는 음식중 이둘이 합성방부제를 골고루 먹을수 있는 음식이라고 하져..
    요둘 음식엔 다 들어가 있답니다..

  • 6. 올챙이
    '05.8.15 3:09 AM (221.159.xxx.227)

    정말 그렇죠? 알고나면 정말 먹을게 없습니다.
    전 애낳기전부터 건강먹거리에 관심이 많았던터라(그렇다고 몸에 좋은것이라면 뭐든 먹는 사람은 아닙니다.^.^) 애낳고나니까 애들땜에 더욱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유기농은 어떻게 믿냐고 하시는 시부모님,주위분들 말씀을 귀에 딱지가 않게 들으면서 꿋꿋하게 이용합니다.
    나쁜걸 아예 못먹게 막을순 없겠지만 덜먹이고 외식도 가급적이면 안하려고 노력하고 집에서 해주는 방향으로 하고있어요.

  • 7. 랑랑
    '05.8.15 5:55 AM (221.138.xxx.83)

    날날마눌님이 추천하신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 정말 좋은 책인 거 같아요. 녹색연합이 엮고 북센스라는 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이책 말고는 저는 한살림에서 나온 천원짜리 요리책도 잘 보구, 선재스님의 사찰음식 책도 봐요. 그냥 하다보면 공장에서 나온 건 거의 안 먹게 되어요.

  • 8. 1234
    '05.8.15 8:17 AM (86.128.xxx.68)

    카레 생협에서 파는 '토리카레'를 한 번 드세보세요.(다른 유기농식품 파는데서도 팔거예요.) msg 안들어 있을 거예요.
    저도 아기 먹을거리에 대해서 엄청 신경 썼었는데, 아이가 만3살이 다되가는 요즘에는 많이 무뎌졌어요.
    밖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니 어쩔 수가 없더군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천천히 하나씩 몸에 나쁜 음식 줄여간다고 생각하세요.
    '절대 안돼!' 가 아니라요...

  • 9. .....
    '05.8.15 9:19 AM (221.149.xxx.17)

    원글님 정말 멋진 엄마시네요 ^^ 저도 윗분들처럼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 추천합니다. 저도 그 책들 보고 요리하는데 인공조미료, 인스터튼 식품 전혀 안 쓰고 살고 있거든요.
    원글님이 읽으신 책 저도 지금 읽고 있는데 정말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더더욱 식생활에 신경쓰게 되더라구요.

  • 10. ....
    '05.8.15 9:33 AM (221.138.xxx.143)

    좋은 음식 스트레스 받으며 먹고 사는것보다
    나쁜 음식 즐거이 먹는게 났다,란 구절 살짝 떠 올려 집니다요.
    저도 음식은 한정성 들인다 들으며 살지만...즐김이지 그 정도는 아닌데....

  • 11. 토마토소스
    '05.8.15 9:52 AM (68.165.xxx.13)

    블랙 77주문합니다~~쪽지 보내고 월요일까지 입금할께요~~

  • 12. ..
    '05.8.15 9:51 AM (221.164.xxx.20)

    한때는 잘 살아볼려고 엄청 신경쓰고 살았으나 ..본인이 벼.보리,잡곡,소 돼지,닭,다 재배하고 사육할수없잖아요.또 열심히 유기농 재료 구해 만들어도 맛이 좀..가족들한테 타박맞으며 몸에 이게 좋아..이것도 애가 어렸을때 얘기고 좀 머리 크면 나가서도 해결되니 ..참 어렵습니다. 입맛은 나날이 세련되어 가는데 주부 혼자서 그런 마음만 먹고 해결하기가..유기농 가게서 해결 안되는것도 있는 도시생활-

  • 13. 워낙에
    '05.8.15 4:17 PM (222.97.xxx.33)

    땅이나 물이 오염이 되다보니.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해도 그 야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오염된 비 아닌가요!
    그냥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먹고 마시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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