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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에....

하늘공원 조회수 : 1,453
작성일 : 2005-03-05 01:57:43
사람사는내음이 좋아 82가 좋습니다.  화려한듯하지만 그속에 소박함과 잔잔한 감동...누구나 피할수 없는 삶의 애환들....그래서 좋습니다.
저 이미 지나온 고난(고부간의갈등)들이지만 현재 고단하게 사는분들뵈면 예전의 기억에 마음 한구석 아려오기도하고 위트넘치는 님들의 재치있는글들을 접하고선 재미난 유머 한자락 접한듯이 하하 웃기도 하구요.
어려움 속에서도 슬기롭게 현명하게 살아내신분들뵈면 스승처럼 뵈옵기도 하답니다.
그래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한가지씩 고단함이 있을테지요.  이렇게 서로 얼굴도 모르는 인연들이지만  이곳 게시판에 풀어놓아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음도 클것 같습니다.   예전엔 너무 사람을 잘믿어서 제가 먼저 다가서곤 했는데....요즘엔 사람이 무서워 사람을 만나지도 사귀지도 않고 있지요.
정확히 말하면 사람의 말이 무섭습니다.  말로 받은 상처는 너무 커서요.
근데 따뜻한 이곳 몇분을 접하고 나니  경계심?이 조금 줄었달까요.   어느분 글에 리플로 다신 김흥임님
말씀이 글을 적다보면 누군가의 조언을 얻어서 문제가 해결되는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찾게된다고 하셨나요.  그 글을 읽으면서 공감이 되더군요.  결국 모든 문제는 내 마음의 문제이니....
같은 자리에 있더라도 사람마다 제 각기 받아들임이 다르듯...결국 마음의 문제가 아니겠나요.
얼마길지 않은 결혼생활을 한것 같은데 저 또한 십여년이네요.  친구에게도 친정식구들에게도 속마음 시원히 한번 드러내지 못했던 제가 이곳에 어찌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누구를 위로코자도 아니고 고해성사를 하는것도 아니랍니다.    김흥임님의 글을 접하면서 저 보다 더 어려운분도 살아 내셨구나.....  저의 어려움은 사치일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몇몇분의 따스함이 제 마음을 녹인듯해서
두서없는 글이지만 저 지나온 시간들을  한번 돌아 보렵니다.   하필 울남편 몇년만에 처음 친구들 만나러 나가서 늦네요.  늦는다는 남편목소리가 아프게 들리네요.  너무 불쌍한사람입니다.
어쩌다 저랑 만나서...
알콩달콩 너무 재미난 연애시절을 보내고 우린 정말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리란
당연한 믿음을 가지고 저희도 결혼 생활을 시작했지요.   조부모까지 계신 집안의 맏이인 남편이지만(조부모님은 따로 사셨구요) 저는 평소 대인관계가 좋다는 이야기로 많이 들었고 저 스스로도 자신이 있었지요.  제가 진심으로 어른들께 마음을 열면 진심은 통한다고 했으니 갈등없이 잘지낼수 있을거라고.... 결혼 날을 잡고 친정부모님이 두분 모두 돌아가시고 안계신상황이라  예식장 예약을 시부모님과
함께 가게 되었지요.  친정엔 결혼한 언니셋에 오빠내외가 있었지만 직접예약하시겠다고 같이 가셨지요. 예약하면서 드레스도 같이 마추고....시아버님께선 제일 예쁜 드레스로 예약하라시며 예식사무실에 계시고 저와 시어머님만 드레스룸으로 갔더랬습니다.  당시 가장 구석에 먼지쓰고 있는 가장 싼 드레스 십오만원짜리를 하라시더군요.   한번 둘러보지도 못하고 바로 그곳 아가씨에게 가장 싼 드레스가 어느거냐고 물으시더니
그 드레스를 하라시더군요.  드레스 리본은 떨어져서 너덜너덜하고 그 옷을 찾는신부가 없다보니 먼지는 깨재재하고....전 심장만 콩닥콩닥...어른말씀이라 거역도 못하고 네네 그러고 있는데 그 곳 아가씨가 절
측은히 지켜보더군요.  경제사정이 안좋은 집안이 아니기에 더더욱...그당시 예물이며 책잡힐까 평균은 한다고 준비했더랬습니다.  그 때부터 전 어머님을 무서워 했나봐요.  불의를 보면 못참고 왠만해선 그냥허허웃고 넘어가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싶은일은 타인의 일이래도 나서서 꼭 바른소리 하고야마는 제 성격이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너무 부드럽기만한 시아버지에 너무 드센성격의 시어머니...아버님조차 어머님껜 기도 못피는 집안분위기...어느 정도 인지는 그때도 잘 몰랐지요.
자라오면서 그런분을 뵌적이 없어놔서.(친정부모님도 드센성격인분들이 아니셔서)  한번씩 연애시절 남편이 이야기 했지만.... 나중에 지금의 남편이 가서 드레스 보구선 그중에서 가장 비싼 드레스로 다시 바꿔버리더군요.   돈은 저희돈으로 하구요.  아셨는지 모르셨는지 모르겠네요.  결혼식날은 다들 정신이 없으니.... 신혼여행 정말 즐거웠네요.   마음놓고 즐긴 저의 마지막 여행인줄도 모른체요. ㅎㅎㅎ
일년은 시댁가풍을 알아야한다고 시댁에 들어와 살고 일년후 분가시켜주겠다고 하셔서 신혼여행을 마지막으로 시댁에서 저희 신혼을 시작했답니다.  시동생둘에 시누...시부모님..그리고 우리부부...제가 살림이라도 좀 알고 결혼했으면 좋았을텐데 맹탕모르고 시집가다보니  몸은 약하고 마음에 참 안들었을거에요.   그 좋은 시아버님도 우리 연애시절에 다 마음에 드는데 몸약한거 하나 마음에 걸린다고 울남편에게 말씀하셨다더군요.   처음 시집살이의 시작이 빨래였어요.   결혼할때 준비한 가전제품들을 다 시집에 들였어요.  쓰시던거 버리시고 제가 해온 제품으로.......세탁기를 못쓰게 하시더군요.  세탁기로 돌리면 물을 많이 쓰고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빨래 하나 나올때마다 그냥 손빨래로 하라고....성인 7명의 빨래는 하나씩 나오질 않아요.  밤늦게 들어온 시동생들 옷이라도 벗어놓을라치면 바로 빨아야하는데 저 늦은저녁 시동생 밥상차리고 설거지 끝내고 돌아서서 잠시라도 엉덩이 붙이고 앉으면 울 시어머님  바로 목욕탕 들어가셔서 저 보라고  쿵당쿵당 빨래하십니다.  화가 잔뜩나셔서...ㅡㅡ;;  제가 하겠다고 나오시라해도 대꾸도...쳐다보지도 않으시고....저 같이 산 일년동안 한번도 어머님 웃으시는 모습 뵌적이 없어요.
항상 노려보셨지요.   결혼 열흘만에 울남편 어머님께 용심부리시냐고 대들었다가  어머님 가출...
겨우겨우 엎드려 빌어서 다시 오셨는데 그때부턴 울남편도 다신 어머님께 뭐라 할수가 없었지요.
울 시아버님 제 눈치만 살피시고 미안하다고 너무 미안하다고만....... 항상 고래고래 소리지르시고 소리안지르시면 노려보시고.....제 진심이고 뭐고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답니다.
12시 넘어까지 식구들 다 따로 따로 들어오는데로 밥상 차리고 치우고 담날 새벽 5즈음 아침준비해야하는데 경끼하듯이 주방에서 나는 쾅쾅소리에 벌떡 깨기 일수였어요.   매일매일 마음이 상해서 생각이 많
다보니 12시 넘어 잠자리에 들어도 두시 세시 뜬눈으로 지세다 주방에서나는 드센소리에 놀라깨는 날이 많았답니다.   일찍 잠들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고 생전 안하는 소주를 사다가 구석에 놓고 한잔씩 마시기도 하고 수면제를 사다가 먹어보기도 하고....한번은 시장가셔서 왠일로 만두를 사오셨지요.  제가 좋아하는 튀김만두였어요.    울남편과 시어머님 저 이렇게 셋이었는데  차려 내오니 시어머님 저에게 주방일 시키시더군요.   울남편 저 만두좋아하는거 잘알아서 만두가 목에 안넘어갓을텐데 어머님 마음 상하실까봐 억지로 먹었더군요.   시키신일 다 해놓고 안방에 갔더니  횡한접시위에 달랑만두 하나...... 어머님 싸늘하게 웃으시며 이거 너 먹어라...... 울남편 민망한 얼굴로 저를 처다보지도 못하고....
매일밤마다 눈물로 보내다가 어느날부터 약을 사모으기 시작했지요.   다 모아놓고선 가질 못했습니다.
울남편이 너무 불쌍해서..... 저 가고 나면 폐인될것 같아서요.   가장 괴로웠던건 너무나 차가운 시선...
갑자기 안방문을 벌컥 여시고 말씀도 없이 노려보시면 전 선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개숙이고 내내 서있었습니다.   안방문이 다시 닫힐때까지....

다음에 이어야겟네요.  울남편 오는 중이래요.  서로 가슴아픈이야기 저흰 묻어두고 잊은듯이 살거든요.
재미있는건 저희 시어머님 지금은 180도 바뀌셨다는거에요.ㅎㅎㅎ  아버님께선 죽을때까지 저 성질 못고칠거라고 하셨는데....저도 어머님에 대한 악감정 남아 있지 않구요.  미워하지 않아요 지금은.  
다음에 이어보겠습니다.  이렇게 글올리면 언제 십여년 세월을 다 올리지요? ㅎㅎㅎ
글 올리시는분들 대단하시네요.  함축해서 뜻 전달 다하시니...에구구

IP : 220.88.xxx.12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경험한이
    '05.3.5 2:11 AM (218.36.xxx.140)

    요즘 님 같은 며느님..없는줄 알았는데..........
    너무 착하시다 못해 답답해요
    본디 그런 시어머니는 착하게 대하면 더 잡아먹을라하는데 좀 강하게 나가시지...............
    그 가슴 벌렁거리는 상황.....저두 겪어봤어요 죽고 싶었죠..........정신병이 이렇게 오는구나하고
    님! 이제부턴 그렇게 사시지 마소서
    그래도 따뜻한 남편분이 계시니 힘내시구요............................

  • 2. champlain
    '05.3.5 2:20 AM (24.35.xxx.213)

    읽다가 맘이 아프고 답답했는데 해피엔딩이시라니 담편이 기대 됩니다.^^

  • 3. 빨리빨리
    '05.3.5 4:24 AM (211.171.xxx.154)

    전 원글님 상황이라면 벌써 정신병원에 가 있든가 아니면 가출했을 것 같아요. 어쨌든 대단한 분이네요.

  • 4. 미네르바
    '05.3.5 8:56 AM (222.96.xxx.231)

    ^0^

    힘든 세월 참 용하게 사셨네요.
    누군들 어려움 없을라구요.
    자존심에 그 어려움을 남에게 털어놓지 않아서기도 하고
    과대포장하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말하지 않아서기도 하죠.
    제가 주변에서 보니 저 사람에게는 무슨 고민이 있으랴 하는 사람에게도
    말 못할 고민 하나 둘 있더이다.

    세상은 공평하다고 생각하시고 열심히 사신 분들은 복 받습니다!!!
    이것 믿고 열심히 삽시다.

    ,.',.'',*,.''.,.'

    ,.''.,.'***,.''.,.'.

    .'.,..*****'.,.'.


    '.,.'.*******,.'.,.'
    __&&_! !_________

    눈오는 날 트리 밑에 앉아있는 연인 (님과 남편을 생각하며)

  • 5. 하눌님
    '05.3.5 9:13 AM (211.195.xxx.226)

    전혀 다른 환경의 사람이 같이 산다는것은 정말 쉬운일은 아닌것같아요
    원글님의 글을 읽다보니제 애기도 하고 싶어지네요
    결국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 인데요 물리적인 죽음을 뛰어넘는 고통이라고 해야하나요
    표현이 적절 한지모르겠네요 지금은 삶이라는 큰 공을각자의 위치에서 떠받치고 있음을 서로 고마워하죠 인생의 동반자같아요 가족이 없다면 나혼자 그 큰 공을 어찌들겠어요

  • 6. 키세스
    '05.3.5 9:39 AM (211.177.xxx.141)

    ㅠ,ㅠ 너무 착하신 분이세요.

  • 7. 안개꽃
    '05.3.5 10:29 AM (218.154.xxx.251)

    정말 대단하세요..
    앞으로도 여기서 자주 뵙기를 기대합니다^^

  • 8. 강금희
    '05.3.5 11:07 AM (211.212.xxx.187)

    앞으로라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실 거예요.

  • 9. 헤스티아
    '05.3.5 12:21 PM (220.117.xxx.79)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10. 까망이
    '05.3.5 12:31 PM (221.165.xxx.239)

    지금은 행복하셔서 지난일을 덤덤이 풀어내시는거죠?
    착하게 사셔서 복받으셨나봅니다. 참 다행이에요.
    철없는 며느리인 저를 많이 반성하게 만드시네요^^;;
    반성반성반성 님홧팅홧팅!!

  • 11. 행복이가득한집
    '05.3.5 1:26 PM (220.64.xxx.241)

    시집살이 멋모르고 6개월 그다음부터는 미치겠더니만 1년이 지나니까 포기
    그냥살다보니 미운정 고운정.....
    하늘님 기다립니다 후속편.......

  • 12. 미스마플
    '05.3.5 2:01 PM (67.100.xxx.137)

    눈물만 자꾸 흐르네요....

  • 13. 김혜경
    '05.3.5 3:41 PM (211.201.xxx.17)

    에구..세상에나....

  • 14. 하늬바람
    '05.3.5 9:27 PM (211.207.xxx.32)

    하늘공원님. 다음엔 행복하신애기 꼭 전해주세요.
    제마음이 다 아파오네요.

  • 15. 비타민
    '05.3.6 2:01 PM (219.252.xxx.51)

    글 읽으면서... 정말.. 눈물이 났어요... 엉~ 엉~ 마음이 넘 아파요...엉~ 엉~
    친정 부모님이라도 계시면.. 무언가 든든함이 있으셨을텐데... 넘 속상해요....정말... 얼마나 보고 싶으셨을까.... 그래도... 지금 많이 좋아지신것 같아.. 다행이에요.... 다음편도 이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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