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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제 목 : 삼겹살을 구우며...

| 조회수 : 6,356 | 추천수 : 157
작성일 : 2003-03-23 23:05:12
오늘 오랜만에 삼겹살 구웠어요.
'소박한 밥상'선언 후 좀 덜 먹었는데 최근 돼지콜레라 소식을 듣고 삼겹살을 샀죠.
TV뉴스에서 돼지콜레라 발병 뉴스를 접한 우리집 kimys, 한숨이 늘어지네요, 양돈농가 어떡하냐고, 모처럼 수출이 재개됐는데 이걸 어떡 하면 좋으냐고..., kimys는 양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도 농가 걱정이 태산이죠. 그래서 우리라도 내수를 도우려고 체중생각은 하지 않고 삼겹살을 사서 맛나게 구워먹었어요.

삼겹살을 굽다 보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나더라구요.

제 기억속에 가장 처음 남아있는 삼겹살은 아이 임신중, 그러니까 1980년이나 81년께에 먹은거예요.
저희 친정어머니 들으시면 서운하실 지 몰라도 그때 삼겹살을 처음 본 것 같아요.
물론 그전에도 우리 친정어머니가 삼겹살 구워주셨겠죠, 도무지 기억이 안나서 그렇지... 아니 집에선 돼지고기를 고추장 양념해서 구워주면 잘 먹어도, 그냥 양념없이 구워주면 잘 안먹었던 것 같아요. 팬에 흥건한 돼지기름이 싫어서...요즘처럼 기름을 빼내면서 구워주시지 않았잖아요.
하여간 아이 임신중에 회사에서 회식을 하러갔는데..., 정말 지금도 이때 생각만 하면 얼굴이 붉어져요.제가 아마 4인분은 먹었을 거예요, 베이컨 같은 것이 얼마나 맛있던지...모르긴 해도 그때 회사선배들, 제가 돼지고기 첨 봤는 줄 알았을 거 예요.
삼겹살 먹으러 가서 젤 미운 사람이 자기가 먹으려고 노리고 있는, 잘 구워진 고기점을 집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아마 그날 저 모든 이들의 웬수가 됐을 지도 모르구요. 계속 잘 구워진 고기만 노려보면서 마구마구 집어먹었으니...

오늘 저녁 삼겹살을 구우면서 20여년전 추억에 잠기다 보니 이런저런 옛 생각이 나네요.

회사에 입사해서 처음 회덮밥을 먹게됐는데 어떻게 먹는 건지 몰라서 선배가 하는 대로 따라했던 일, 즉석에서 끓여주는 복매운탕을 처음 먹고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매운탕이 있다니 하며 감탄했던 일. 그전에 음식점에서 엄마랑 아버지랑 복지리는 먹어봤지만 그렇게 냄비에 미나리 많이 넣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복매운탕은 첨 봤거든요.
또 낙원동 아귀찜집에서 아귀찜을 만나고 너무 입이 즐거웠던 일, 고대 신문방송학과에 취재를 갔다가 거기 교수님들이 삭힌 홍어찜을 사줬는데 코를 움켜쥐고 겨우 한 입 먹었던 일. 처음엔 그리 괴로운 음식이었는데 한 번 먹고 나서는 두고두고 그 맛을 잊지 못해 전라도 남자인 우리 kimys는 먹지도 않는 홍어찜을 저는 너무도 좋아하게 됐죠.
또 카페테리아에 처음 가봤는데 부페처럼 일정금액을 계산하는 줄 알고 이것저것 마구 집었는데 다 먹지 못하고 남겨서 사준 사람에게 미안했던 일, 등등.

회사에 다니면 이런저런 음식들을 새롭게 만나게 됐을 때 누가 제대로 먹는 법을 가르쳐주지않아 어깨너머로 배웠던 일도 기억에 새롭네요. 제가 학생때만해도 요즘처럼 외식은 안했죠. 맛있는 음식은 모두 집에서 먹는 거 였구요. 그래서 사회에 나와보니 생전 처음 보는 음식이 많았구요.

그래서 회사에 다닐 때 전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하느라'고 후배들이 먹는 법을 모르는 듯하면 먹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했구요, 또 못먹어봤음직한 음식을 일부러 먹이기도 했어요. 주문하는 방법도 가르쳐주구요. 왜냐면 취재원들과 무슨 음식을 먹게 될 지도 모르는데 먹는 방법을 몰라서 망신하면 안되잖아요.

요즘 신입사원들이 많은 계절이죠?
회사 선배님들, 후배들이 혹시 먹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으면 넌즈시 가르쳐주세요.집에서 아무리 외식을 많이 하고 학교다니면서 이것저것 먹었다고는 해도 그래도 또 식사예절이라든가, 더 맛나게 먹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 이거 삼겹살 먹다가 얘기가 이상한데로 흘렀네요. 에고 자야지, 또 바쁜 월요일이 곧 시작될테니...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asmine
    '03.3.23 11:20 PM

    전 삼겹살은 밖에서 먹는걸로 충분해 집에서는 꼭 양념을 합니다.
    하나는 (생강구이)굴소스, 마늘, 생강, 술, 설탕, 후추 넣고 하얗게. 또 하나는 빨갛게.....
    소고기보다 싸다고 너무 많이 해줬는지 오늘 아들이 지겹다고 하네요. 흑흑흑......
    쌈도 깻잎, 양배추 삶은것, 상추랑 함께 주는데.
    당분간은 먹기 힘들지 싶어요.

  • 2. honeymom
    '03.3.24 4:59 PM

    히히..
    저두 첫애 임신했을때 점심에 삼겹살 2인분이상 먹구 저녁때 또 삼겹살 먹었어요.
    두고두고 미스테리 였는데, 둘째때 또 대학동창들 만나서 점심때 부터 저녁까지 계속 삼겹살 쉬지않고 먹었어요.
    신촌 어디였는데, 삼겹살을 콩고물에 찍어먹으니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더라구요.
    평소에는 삼겹살 별룬데 이상하죠?

    지난 겨울에는 친구가족이랑 놀러가서 삼겹살구이 넘 맛있게 먹었어요.
    느타리,새송이,팽이,게맛살등을 함께 구워서 소주랑 먹었는데
    mush님 말대로, 삼겹살보다 함께 구운 버섯이 정말 맛있었어요.
    간단히 하느라구 파무침도 없이 기름소금이랑 쌈장만으로 먹었는데두...

  • 3. 꽃돼지
    '03.3.24 10:00 PM

    진짜 눈물나게 고맙네요.
    저희가 돼지를 키우고 있거든요. 요즘 콜레라 때문에 정말 걱정이네요.
    전에는 무슨 병이 터졌다 하면 소비가 위축되고 가격이 떨어지고 그랬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홍보가 되서 그런지 좀 나은 것 같아요. 병에 걸린 돼지고기 먹어도 사람에게는 아무 상관도 없거든요. 물론 병에 걸린 돼지고기는 시중에 나올 수가 없죠. 다 도태되니까요.
    곧 수출재개를 앞두고 병이 터져서 양돈농가의 시름이 더 깊어졌어요. 그나마 희망을 가졌는데..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이 1만톤을 넘었다네요. 거기에 수입고기까지 재고가 쌓였데요.
    곧 수출재개를 앞두고 병이 터져서 양돈농가의 시름이 더 깊어졌어요. 그나마 희망을 가졌는데..

    82cook식구들 돼지고기 많이많이 드실거죠?
    많이 홍보도 해주시고 많이 드셔서 양돈농가 시름도 좀 덜어주세요!!!

  • 4. iset
    '03.3.25 2:45 AM

    요즘 본의 아니게 먼지를 너무 많이 마시고 있는터인데다, 하루 종일 쫄쫄 굶은 상태인데..너무 배고파 지네요.
    삽겹살이나.. 김치넣어서 돼지고기랑 함께 볶은 두루치기랑...하이구~ 배고파..
    고기 먹어 본 지도 너무 오래되고..갑자기 왜이리 불쌍해지나..ㅎㅎ

  • 5. 후니맘
    '03.3.25 2:01 PM

    전 어제 소고기 먹자는걸... 돼지고기 먹었답니다...
    목이 칼칼한것이 삼겹살을 먹여야 할것 같아서요...
    발산역에 있는 꼰띠고라는 와인삼겹살집인데요
    거의 분위기가 레스토랑이예요..
    연기도 안나고.. 맛도 깔끔하고...가끔간답니다..
    우선 고기가 너무좋아서요... 오겹살정도 된답니다.

  • 6. 잠비
    '06.6.7 8:25 PM

    저녁에 등심 한장 구워서 푠이랑 둘이서 먹었는데 딱입니다.
    삼겹살은 여럿이 모여서 구워야 제 맛입니다.
    서로 익은 놈 찾아서 노려보며 먹어야 재미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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