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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 도서관 가는 길

| 조회수 : 2,501 | 추천수 : 183
작성일 : 2010-06-01 23:43:04

월요일마다  귀가시간이 늦어서 화요일, 철학모임에 갈 때마다 약간의 유혹이 생깁니다.

그런데 무슨 조화속인지,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지요. 이왕이면 경복궁역에서 버스를 내려

거기서부터 정독도서관까지 걸어가다 보면 뭔가 사진을 찍을만한 풍경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안나둘리님이 이야기하던 빛의 중요성이 이런 것일까 ,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오전의 빛과 그림자의 대조는

저절로 아네모 수업을 되돌아보게 하네요.



처음 카메라를 만질 때는 시야를 넓히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조금 익숙해지니 이제는 눈앞의 대상

꽃이나 작은 범위의 접사만이 아니라 조금 더 시야를 넓히면서 프레임을 잡아보는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정독도서관은 카메라에 담기엔 부적당한 곳이라는 이상한 제 나름의 생각을 굳히고 별로 주의깊게 보지

않았었는데 그런 생각을 깨게 한 것은 노니님의 사진을 보고 나서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사진에만 집중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작업을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로구나 고개 끄덕이게 됩니다.



요즘 도서관에서는 작가 서영은의 초청 강연이 있는지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는 제목의 산티아고

여행기안의 내용을 소개하는 글이 여기저기 걸려있네요.






동행에 의지하지 말고 혼자 걸어라, 어떤 맥락에서 나온 글귀인지는 모르지만 그 말만 맞는 것인가

멈추어서 생각했습니다. 혼자 걷다가 동행을 만나기도 하고 동행과 더불어 걷기도 하고 동행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홀로 걷고 있는 사람들과 연대해서 새로운 길을 만들기도 하고, 그런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어서일까요?









오후에 수업하러 온 한 녀석이 묻습니다. 선생님 내일 선거 할 거지요? 물론 하지.

그런데 한나라당만은 찍으면 곤란해요. 왜 선생님이 한나라당 찍게 생겼니?

그게 아니고요, 아마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선생님은 누구를 찍을까 고민이 되었나 봅니다.



선거일이 내일로 다가오니 긴장이 되는군요. 이럴 때 경배의 대상이 있다면 기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할까요?



생이 미궁일지라도 여럿이서 함께 통로를 찾는 노력을 하다보면 미궁의 출구를 찾을 수 있는 희망이

있지 않을까요 ? 웃으면서 내일 밤 축하할 수 있길 !!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무김치
    '10.6.2 6:24 AM

    웃으면서 내일 밤 축하할 수 있길 !!저도 먼 곳에서 기원해 봅니다 ^^
    오래 전 눈에 익은 길들을 멋진 사진으로 구경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 2. intotheself
    '10.6.2 9:01 AM

    어젯밤, 이 글을 쓴 다음 본분을 잊었다고요? 란 제목의 긴 글을 썼답니다.

    철학시간에 가니 그림을 올리던 본분을 잊고 매일 사진만 올린다는 뒷담화가 있어서요

    그런데 보나르 그림 잔뜩 올리면서 이야기를 썼는데 무엇을 잘 못 눌렀는지 글이 날라가고

    이미 마음이 떠서 더 쓰긴 어려웠습니다.

    이런 때 참 난감하지요?

    그래도 마음에 남은 이야기들은 투표하고 와서 다시 하고 싶네요.


    열무김치님

    파리에서도 기원해주시길!!

  • 3. hisosan
    '10.6.2 11:18 AM

    선생님,
    제 개인적인 일로는 한 번도 간절하게 기도해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새벽미사에 갔어요. 투표하기 전에. 이 일은 저만 바라는 것이 아니니 꼭 좀 헤아려주시라고..

  • 4. intotheself
    '10.6.2 4:39 PM

    hisossan님

    정말 오랫만에 목소리를 듣네요. 건강히 잘 지내시지요?

    미사에서 예배에서, 절의 법당에서, 혹은 저처럼 마음속으로

    그렇게 기원하는 사람들의 소망이 가능한 한 많이 이루어지길,,,

  • 5. intotheself
    '10.6.2 4:46 PM

    투표마치고 영등포까지 나들이 갈 일이 있어서 다녀왔더니 벌써 수업하러 나갈 시간

    그래도 조금 남은 여유시간에 보나르를 보고 싶어서 들어왔습니다.



    에밀 길레스의 힘있는 연주로 듣는 베토벤 소나타와 더불어 조용하게 보내는 시간의 여유가

    한숨 돌리게 하는군요. 월,화,수 연거푸 서울 나들이,역시 지치는 느낌이라서 휴식이 필요합니다.




    매일 먼 길을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의 피로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날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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