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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늦여름의 땅거미

| 조회수 : 1,459 | 추천수 : 45
작성일 : 2009-08-28 17:23:37


늦여름의 땅거미

차마 빗장도 지르지 못한
대문간을 지켜 불그레
꽃을 피운 능소화

종꽃부리의 우물 속으로
빠져드는 매미 울음

마당 가 좁은 텃밭을 일궈
김장 채소 씨앗을 묻을
채비를 서두르는 아들은
나이보다 많이 늙었다

얘야, 시장할 텐데
연장이나 챙기고 밥이나 같이 먹자꾸나

저녁상을 차리는 어머니는
더 많이 늙었다

허리 숙인 담장
키 낮은 담장 너머
휘휘휘휘 키가 큰
어둠이 기웃대는 여름이라도

늦여름의 땅거미
꽈리나무 꽈리 주머니
주먹 쥔 꽈리알 속으로

스며들어가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황토 빛 노을.

------- 나태주



소꿉칭구.무주심 (nh6565)

제주 토백이랍니다. 우영팟 송키톹앙 나눔하듯 함께 나눠요. - jejumullyu.com 제주물류닷컴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꿉칭구.무주심
    '09.8.28 5:49 PM

    서녁펜이 노을은
    무사 저영도 고움광
    미깡밭 한 부재도
    질왓 한 부재도 아멩 잘먹고 잘살아도
    인생 칠팔십 이민 갈더레 가사되지 안허쿠과
    그냥 보듯보듯 사는 사름덜투
    고망터진 옷 주성 입으멍 사는 사름덜투
    인생 칠팔십이민 끝나지 안허쿠과
    우리모심 넉넉허게 먹엉 살당가게 맏심
    그냥 보듯이 살아가멍 이라도
    호루 일품 받으민 곤썰 받아당
    우녁집 혼되 주곡
    부모어신 알력집이 두되주곡
    괸당집이도 혼되주곡
    어시민 어신양 이시민 이신양
    지들커라도 지영강 나누멍 살게 맏씀.
    기영살민 신이 절로 날꺼우다.
    요피집 강생이도 지꺼졍 뒬럭퀴고
    집이 질루는 독덜도
    꼬끼욕 거리멍 갈래춤을 출거우다.
    우리 요영 곧는데로 살당가게 맏씀
    우리 모심 넉넉허게 먹엉 살당 가게 맏씀
    지러봐사 칠팔십

  • 2. mil
    '09.8.28 7:31 PM

    제주도 말은 신기해요
    알듯말듯 그러나 모르겠어요
    사진의 건축물은 외국같아요

  • 3. 소꿉칭구.무주심
    '09.8.28 7:53 PM

    mil 님 글나눔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위 건물은 서귀포 동쪽에 지어놓은 드라마 세트장 건물이랍니다^^

  • 4. 들꽃
    '09.8.28 9:22 PM

    인생 살아봤자 칠 팔십..
    마음 넉넉히 베풀며 살아가자는 내용이죠?

    제주도 말은 어려워요~~~
    시부모님 말씀하실 때 잠깐이라도 흐름을 놓쳐버리면
    다 듣고도 무슨 말씀인지 몰라서 난처했던 기억이 나요..
    정신 바짝 차려야 어느정도 알아들을 수 있지요..

  • 5. wrtour
    '09.8.28 11:25 PM

    그리스 도리아식 원주에 중세 고딕식 짬뽕~~등등~~
    저 건물 보니 갑자기 전시행정으로 텅텅 빈 파주영어마을이 떠오르네요~~ㅋㅋ
    역시 주택은 사람이 들어가 살아야 생기가 있나봐요.
    건물이 한눈에도 들뜬 분위기네요.

    여름날 담벽에 달라붙은 아이비는 도시를 청량감있게 하네요~~
    오늘 이 음악 수입,국산으로 두번 듣습니다.
    수입도 참 좋네요.

  • 6. 탱여사
    '09.8.29 12:04 AM

    능소화

    나태주

    ~~~~~~~~~~~~~~~~~~~~~~~~
    누가 봐주거나 말거나
    커다란 입술 벌리고 피었다가, 뚝
    떨어지는 어예쁜
    슬픔의 입술을 본다
    그것도
    비 오는 이른 아침
    마디마디 또 일어서는
    어리디 어린 슬픔의 누이들을 본다
    ~~~~~~~~~~~~~~~~~~~~~

    나태주, 낯익은 이름에
    반가워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움직이네요.

  • 7. 캐드펠
    '09.8.29 3:09 AM

    비키가 부른 카사비앙카도 좋구 암튼 넘 좋아하는 노래^^*
    늦은밤(?)이라서 그런지 더 좋으네요.
    병환중이신 시어머님을 뵈면 소꿉칭구님의 글이 가슴 싸르르하게 안길때가 있는데
    오늘도 그러네요.

  • 8. 소꿉칭구.무주심
    '09.8.29 7:05 AM

    들꽃님 사투리 감을 제대로 익히셨네요^^
    wrtour 님 태양을삼켜라 드라마 세트장이랍니다
    밑에 사진은 허니문 하우스 울타리담벽인데 요즈음 공사중이랍니다

  • 9. 소꿉칭구.무주심
    '09.8.29 7:07 AM

    탱여사님 공감하신다는 이야기에 더 반가운거 있죠
    ------------------------
    천천히, 천천히 가는
    시계를 하나 가지고 싶다

    수탉이 길게, 길게 울어서
    아, 아침 먹을 때가 되었구나 생각을 하고
    뻐꾸기가 재게, 재게 울어서
    어, 점심 먹을 때가 지나갔군 느끼게 되고
    부엉이가 느리게, 느리게 울어서
    으흠, 저녁밥 지을 때가 되었군 깨닫게 되는
    새의 울음소리로만 돌아가는 시계

    나팔꽃이 피어서
    날이 밝은 것을 알고 또
    연꽃이 피어서 해가 높이 뜬 것을 알고
    분꽃이 피어서 구름 낀 날에도
    해가 졌음을 짐작하게 하는
    꽃의 향기로만 돌아가는 시계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가고
    시도 쓸 만큼 써보았으니
    나도 인제는, 천천히 돌아가는
    시계 하나쯤 내 몸 속에
    기르고 싶다.
    ---------
    늘 함께 하고 싶은 글입니다^^

  • 10. 소꿉칭구.무주심
    '09.8.29 7:11 AM

    오리아짐님 감탄 그리고 또 감탄
    제대로 표현하셨네요
    밀감밭이 많은 부자라는 뜻이고요
    괸당집은 먼 인척관계...친척을 ......
    요피집은 옆집 ^^
    캐드펠님 늘 고운일들만 함께 하셨으면 .....바래보며
    함께 글나눔해주심에 감사드려요

  • 11. 봉화원아낙
    '09.8.29 9:19 PM

    능소화 꽃술안에서 주르륵 흘러내리는
    꿀물이 마치 능소화의 눈물 같다 그리 느꼈었는데...
    슬프디 슬픈 전설을 능소화 꽃이 오롯이 이야기해 주는듯 싶더이다.

    고운글 고맙습니다.

  • 12. 소꿉칭구.무주심
    '09.8.30 4:45 PM

    아낙님이바구에 제가 속해있답니다^^
    고운주말 되세요

  • 13. 녹차잎
    '09.9.2 5:40 PM

    가고 싶어라, 마음은 달립니다. 이 세상에서 벗어나 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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