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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 - 즐거운 편지

| 조회수 : 1,583 | 추천수 : 130
작성일 : 2009-06-01 11:49:58

김광석 - 이등병의 편지



어쩌면 이 노래는 듣는 순간 곧바로 를 떠올릴만큼 그 영화에서 아주 인상적인 역할을 해냈었습니다.
그러나 제게 있어서 이 노래는 그보다 훨씬 먼저 개봉됐었던 영화 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허진호 감독, 한석규와 심은하가 주연했었던 그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제목이 로 최종 결정됐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가수 김광석의 장례식에 참석한 허진호 감독은 환하게 웃고 있는 김광석의 영정 사진을 보면서 떠올린 아이디어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갔으며 그 분위기를 따라 처음엔 제목을 "즐거운 편지"로 정했었다고 합니다.
황동규 시인의 작품을 떠올릴 법한 스토리였고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지는 제목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박신양이 주인공으로 출연했었던 라는 영화 때문에 결국 라는 제목은 버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제 생각엔 가 훨씬 탁월한 제목이었다고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 심은하라는 배우를 아주 싫어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너무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영화 내에서의 캐릭터를 이렇게나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게 잘 표현해낸 그녀는 이 영화에서 만큼은 결코 싫지 않은 배우입니다.
심은하라는 배우가 제게 아주 좋은 연기자로 기억되는 영화는 이 와 더불어 두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요소는 유영길의 촬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일성의 촬영을 높이 평가하지만, 제가 항상 생각하는 바는, 이 사람이 왜 이렇게도 촬영이란 분야에 있어서 대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지 불만입니다.

아마도 도제시스템을 최고의 미덕으로 아는 충무로가 만들어낸 억지 신화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결코 지울 수 없고...
적어도 촬영에 있어서는 지금은 세상을 타계해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유영길의 촬영이야말로 대한민국 영화사상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려하거나 뭔가 커다란 것을 담아내 도도하게 보여주려하지는 않지만 유려하고 섬세하게 빛과 그림자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그 렌즈속에 담긴 화면을 스크린에 비출때 어떻게 관객들의 눈에 기억될지 제대로 아는 몇 안되는 촬영감독 중의 한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그토록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이 가슴깊이 기억되는 화면의 탁월함 때문인 것입니다.

이 노래 를 제가 처음 들은게 지난 1991년초, 군대에 입대하고 처음 일병 계급장을 달고 맞은 "팀 스피리트 훈련"이라는 한미연합작전 출정을 앞두고 새로 우리 소대에 전입한 신병이 최근에 나온 노래라며 들려준 때였습니다.

아련한 추억을 떠올릴법한 분위기의 노래와,
이 노래가 생각나는 잔잔한 감동의 영화 한 편과,
그 영화 제작에 얽힌 한 가수의 활짝 웃는 영정 사진 이야기와,
이 모든 것의 기억을 되새겨주는 마음속 유일한 대통령에 대한 추억.

오늘 만큼은 이 노래와 추억에 잠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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