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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잠시 머무는자리

| 조회수 : 920 | 추천수 : 20
작성일 : 2007-11-22 10:03:13

바람이 잠시 머무는 자리


                詩 / 麗松 이상원


숲 속 나뭇가지 위에
한 줌 햇살 젖은 바람이 누워 있다
눈을 떠도 보이지 않고
귀를 열어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마치 없는 것처럼

도심 속 가득 풍기는 커피 향처럼
질주하던 한때의 내 열정이
지나온 삶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해거름 황혼이 비추는
저 먼 고요의 바다로 흐른다

세월의 흔적 바람들이
어깨 위에 몸을 뉘 인다
긴 시간 여행을 지나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난 자아(自我)로 다가온다

나를 갖지 못한 채
욕망의 솟대 끝에 앉은 새가
망각의 물을 마시고
마치 정지된 것처럼
퍼덕이는 날개를 접는다

물결처럼 바람결처럼
흘러간 시간의 너울처럼
독백(獨白)을 접으며
바람이 잠시 머무는 자리                                          
아름다운 수채화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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