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백일홍의 전설

| 조회수 : 1,087 | 추천수 : 38
작성일 : 2006-06-24 15:31:06


 



 



 



 



 


 


아주 먼 옛날에 소동리라는 바닷가 마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매일 밤마다 바닷속에 사는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히고는 하였거든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모여서 회의하다가 마을의 우환을 막을 방안으로
해마다 16살 이상의 처녀를 바다에 제물로 바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이것은 딸을 둔 부모들의 마음을 무척 슬프게 하기도 하였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몇년 후에 또 한 처녀가 바다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지게 되었습니다.
그 처녀는 어부인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연홍'이라는 처녀였거든요.
그녀도 제비를 뽑혀 바다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지게 되고, 또 바닷가에 있는 초막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연홍이 제물로 바쳐지게 되는 날의 일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연홍을 초막에서 끌어내어 돛단배에 태우려고 할 무렵
갑자기 컴컴해지면서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그때 뒤에서 투구와 갑옷을 차려입은 늠름한 사나이가 쫓아와서 소리쳤습니다.


"여러분들! 여러분들이 해마다 바다 괴물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친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왔소."


마을 사람들은 배를 항해하려다 멈추고 사나이를 유심히 훝어보았습니다.
"댁은 어디서 온 누구인지?"
사나이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이 나라의 왕자입니다. 그리고 그 괴물의 처단은 제 손에 맡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말하고서 왕자는 연홍을 배에서 끌어내립니다.
마을사람들이 화를 내며 손가락질을 하였습니다.


"아니, 당신도 우리들 일에 괜히 개입했다가 봉변을 당하고 싶소?"
"꼭 지나가던 나그네 주제에 풍파를 일으키려고 작정했어!"
왕자는 침착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여러분! 내 말을 잘 들으시오. 저는 그 무서운 괴물에게 처녀를 주어 달래보려는
당신들의 사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회에 그 괴물을 속히 처치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의심하던 사람들도 왕자님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왕자님께 바다괴물을 깨끗이 처치할 것을 종용하였고, 왕자는 연홍 대신 배에
올라타게 됩니다.


왕자님은 배에 타기 전에 연홍에게 말합니다.
"연홍 낭자, 그대는 심히 아름다운 처녀로군요. 내가 그대를 잡아먹으려는 괴물을 처치하고 돌아와서 그대를 아내로 삼으리다."
연홍도 말했습니다.


"왕자님, 저도 왕자님이 뱃머리에 승리의 흰 깃발을 꽃으시는 것을 볼께요!"
왕자님은 배를 타고서 괴물을 처치하러 갔고, 연홍은 아버지와 함께 뒷동산에 앉아서
수시로 소식을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왕자님은 여자처럼 변장하고 뱃머리에 앉아서 괴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참 동안을 기다리던 끝에 갑자기 바다물결이 사납게 일면서 물살이 "팍!"하고
솟아오르더니 용과 비슷한 동물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마을 사람들을 괴롭힌다던 그 괴물입니다.
바다 괴물은 뱃머리에 앉아있는 왕자님을 잡아먹으려고 서서히 다가옵니다.
그 순간 왕자는 허리에 찬 칼을 빼내어 괴물을 향해 휘두르고, 수차례의 전투 끝에 괴물이
피를 토하고 죽습니다.


헌데 여기서 왕자님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뱃머리에 처음부터 흰 깃발을 꽂아두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미리부터 흰 깃발을 꽃아둔 것입니다.
그래서 괴물이 죽으면서 토해낸 피가 깃발을 뻘겋게 적셨습니다.

한편 왕자님이 괴물을 처치하고 당당하게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연홍은
지칠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뒷동산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연홍은 바다 멀리서 배 한 척이 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배는 점점 더 가까이 가다오고...
연홍은 뱃머리에 꽃힌 깃발을 유심히 눈여겨보았습니다.
헌데 승리의 흰 깃발이 아닌 붉은 깃발이었거든요.


연홍은 그만 낙심하고 말았습니다
"아! 왕자님은 괴물에게 잡혀먹히셨어!!"
그리고 연홍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잠시 후 왕자님이 돌아와서 쓰러진 연홍을 깨웠습니다.
연홍은 죽어가면서 왕자님과 아버지께 말했습니다.
"저를 뒷동산 한복판에 잘 묻어주세요. 그러면 제 영혼이 한 송이의 꽃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왕자님은 연홍의 시신을 뒷동산에 고이 장사지내고서는 왕궁으로 떠났습니다.

얼마 후 연홍의 무덤 옆에서는 한 송이의 붉은 꽃이 피었습니다.
헌데 그 꽃은 백일 동안 피다가 지는 꽃이라 해서 "백일홍"으로 이름짓게 된 것입니다.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131 2주 정도된 냥이 입양하실분 계실까요? 3 유리병 2025.07.21 227 0
    23130 정직하게 구별된다 도도/道導 2025.07.20 205 0
    23129 발네일 사진 올려봐요 2 바닐라향기 2025.07.18 791 0
    23128 [급질문]욕실타일 크랙 셀프 가능할까요? 3 happymoon 2025.07.16 671 0
    23127 고양이를 찾습니다..사례금 500만원 7 그리움 2025.07.15 1,610 0
    23126 마천에서 올라 남한산성 한바퀴 3 wrtour 2025.07.14 637 0
    23125 무늬벤자민 좀 봐주세요ㅜㅜ 7 na1222 2025.07.13 783 0
    23124 구체관절인형 조각보 저고리와 굴레 2 Juliana7 2025.07.11 678 1
    23123 416tv 바람의 세월 시사회초대 유지니맘 2025.07.11 453 0
    23122 간장게장 테나르 2025.07.11 443 0
    23121 아기사슴 이예요 6 공간의식 2025.07.09 1,751 0
    23120 비싼 수박이... 2 통돌이 2025.07.07 1,188 0
    23119 설탕이와 소그미(10) 10 뮤즈82 2025.07.03 1,186 0
    23118 뜨개커텐 9 ㅎㅎㅋㅋ 2025.06.29 3,773 0
    23117 6.28일 토요일 오후 6시 마지막 나눔안내 16 유지니맘 2025.06.28 2,069 2
    23116 82일부회원님들과 함께 한 매불쇼 .겸공 41 유지니맘 2025.06.27 4,571 8
    23115 모두가 잘났습니다. 2 도도/道導 2025.06.26 1,123 0
    23114 버스에 이런게 있던데 충전기인가요? 4 요랑 2025.06.25 1,210 0
    23113 6.25 75주년 2 도도/道導 2025.06.25 429 0
    23112 춘천 삼악산 2 wrtour 2025.06.23 730 0
    23111 삼순이의 잠.잠.잠 퍼레이드. (사진 폭탄) 14 띠띠 2025.06.23 1,774 0
    23110 6.21일 토요일 교대역 10번출구 나눔입니다 2 유지니맘 2025.06.20 670 2
    23109 화촉 신방 4 도도/道導 2025.06.20 798 0
    23108 눈 아픈 길냥이들 5 냥이 2025.06.20 715 1
    23107 아픈 길냥이 1 냥이 2025.06.20 471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