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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장터의 엄마옷이라는 말을 보며..

| 조회수 : 3,005 | 추천수 : 52
작성일 : 2007-02-28 17:05:01
82쿡 회원장터에서 아직 물건을 팔아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에서 판매하는 식품류들은 간간히 구매하기도 하고,
눈요기를 하다가 마음에 드는 다른 물건들을 사기도 하니,
그래도 꽤 애용자라고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82 입사 (入 사이트..^^) 2003년으로 꽤 오래된 사번을 자랑하는 저인데도
요즘에서야 회원장터에서 느끼는 새로운 면들이 생겼습니다.
다른 분들은 그러려니 하시는 것이겠지만
저는 이런 것도 참 새롭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우선은, 예전엔 열어보지 않던 글을 클릭하게 되었습니다.
'아기옷, 아기용품' 이렇게 쓰여진 제목은 눈길을 보내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저도 모르게 그 글자만 마치 볼드체로 작성이 된 것인냥
눈에 확 들어오면서 손이 앞서 나가게 됩니다.
제가 6월 말이 출산예정일이니 대부분은 아직 우리 아이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옷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심지어는 어림도 없을만한 큰 아이들의 옷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소용도 없을 그 옷들을 한참이나 들여다 보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만 달라진 건 아닙니다.
'엄마옷'이라는 말도 전보다 많이 익숙해졌네요.
전에는 회원장터에 간간히 올라오는 '엄마옷'이라는 말을 볼 때는,
친정어머님이나 시어머님이 입으실만한 옷을 올리셨나 했습니다.
어르신들께서 입으실만한 옷이겠거니 하면서 보면
멀쩡한 제 또래가 입을 옷들이 올려져있길래 의아해하기도 했죠.
그 엄마옷이라는 말이,
제 기준에서 엄마를 의미하는 연령이 아니라,
아이들 입장에서의 엄마라는 걸 눈치채고 나서야 이해가 되긴 했는데,
그 뒤에도 엄마옷이라는 말이 계속 낯설긴 했습니다.
그냥 여성옷이라고 하면 알아들을 것을 왜 엄마옷이라는 거야?
여기가 아이들이 보는 곳도 아니고, 다 우리 또래가 보는 건데
독자의 입장에서 호칭이든 뭐든 서술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입장에서 엄마가 아닌데 왜 엄마옷이라고 해야 되는 거야?
일반 상업용 사이트에서야. 편의상 엄마옷-아빠옷-아기옷 이렇게 분류할 수 있어도
회원 대 회원의 개인 거래에서는,
게시자나 독자의 입장에서 쓰는게 맞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면서요.

후후.. 남들은 아마도 모두 자연스럽게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말을
저만 이렇게 낯설고 이상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이런 식으로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지 않아도 될 것을,
화자와 청자의 위치까지 거론해가면서 말이죠.
아마 제가 '엄마'라고 제 자신을 위치지어 놓거나,
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누구의 엄마'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기에
그 말이 그렇게 편하지 않게 들어왔나 봅니다.
'엄마옷'이란 걸 제가 입는 옷으로 단 한번도 연결시키지 못했으니까요.
사람은 경험한 만큼 사고한다고들 하지요?
저 역시 제가 겪지 못한 일이였기에
아마 제 테두리가 허용하는 한에서만 생각했던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것은 맞고 그르건, 옳고 아니고에 해당되는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영역까지 내 마음을 넓힌다는 차원으로 본다면 말이죠.


사소한 부분에서도,
이렇게 조금씩 달라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어떤 부분을 겪으면서 제가 달라져갈까..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가 제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아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도 하면서 말이죠.
그것이 내 아이만을 바라보게 되는 좁은 마음으로 변하는게 아니라,
내가 겪지 못한 부분을 보다 더 이해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마음이 보다 더 넓어져가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다짐도 하구요.

예전에,
아이가 없는 저에게 무심코 던진 지인들의 언행에 큰 상처를 입곤 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라,
그들은 단지 그걸 겪어보지 못했으니 몰라서 그런 것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그것에 담담해지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었습니다.
그때까지는 다른 사람을 원망하며 저 자신이 더 크게 아프기도 했는데,
마음을 그렇게 위로하고난 뒤엔 세상에 조금 더 담담해지더군요.
그러면서, 혹여나 저 역시도 제가 모르는 세상에 대해
무심코 남에게 상처가 되거나 했던 건 아닌가 자신도 돌아보곤 했습니다.
구태여 다른 세상에 날을 세우며 대하지는 않으려고 했지만,
어쩌면 제가 들어갈 수 없는 세상을 향해 마음을 닫아놓기는 했나 봅니다.

제가 소중한 제 아이를 얻게 된 그 감사한 마음으로,
보다 더 세상의 모든이들을 귀하게 접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예전보다 더 많이 노력하면서,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아이가 살아가야할 세상 저 끝까지 마음을 넓혀야겠습니다.

얼마 전, 산모교실에서 제 옆에 앉은 산모가
작성하는 신청서를 얼핏 살펴보니 주민등록번호가 85.. 로 시작되더군요.
그 옆에 앉은 저는, 학번이 88..로 시작되는 사람인지라
띠동갑도 훨씬 넘는 동료(?) 산모를 보며 주눅이 들며,
새삼 그 분과 같은 젊은 엄마를 선택하지 못한
우리 아기에게 좀 미안해지기도 하더군요.
아기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마음이라도 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보다 더 노력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오늘따라 회원장터의 엄마옷이라는 말이 새삼 눈에 들어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늙은^^ '엄마'가 드디어 된 만큼,
나이보다 젊고 건강한 마음도,  
나이만큼 넓어지는 마음도 모두 모두 갖추고 살아야겠다 싶어서요.
늙긴 했지만 이제 겨우 초보 엄마에 첫 발을 띄어 놓는 저,
많은 선배 엄마님들의 조언을 양분 삼아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23주 태아인 꾸미 엄마 사라. ^^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옥토끼
    '07.2.28 8:41 PM

    어렵게 아이를 갖게 되신 거 같네요.축하드려요.
    아기를 낳으면 얼마나 예뻐하실지 눈에 선하네요.
    귀하게 얻은 아기에,이렇게 소중한 마음들을 깨달아가면서 임신 기간을 보내시니
    분명 귀한 천사를 얻으실 거예요.
    저도 둘째를 낳으면서 첫째 때와는 마음이 많이 다르더라구요.
    얼마나 그 생명이 소중하게 느껴지던지....
    그래서 둘째를 낳고서 복지기관의 어린 아이와 결연을 맺어 후원을 시작했는데(아주 적은 돈이지만)
    그 일을 통해 또 많은 걸 얻게 되었어요.
    내 아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또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그러면서 내 아이를 보면 또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이 되는지 몰라요.
    엄마가 된다는 건 정말 축복받은 일임에 분명하지요.
    건강하게 남은 기간 잘 보내시구요
    순산하시길 기원합니다.

  • 2. 나무오리
    '07.2.28 9:16 PM

    정말 귀한 아가 꾸미 군요 ^^ 즐태하시구 순산하세요.. 엄마가 되는것은 완전 새로운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것과 마찬가지랍니다

  • 3. deep blue
    '07.3.1 1:32 PM

    사라님, 글 잘쓰시네요.... 예쁜아가 낳으세요.

  • 4. 오키프
    '07.3.1 5:38 PM

    안그래도 소식듣고 얼마나 얼마나 기뻤는지.....^^
    정말 정말 축하해.
    건강하고 6월에 엄마를 행복하게 해준 착한 꾸미 보러 꼭 갈께.

  • 5. klimt
    '07.3.1 11:30 PM

    사라님 행복하고 감사한 소식 정말 축하해요.

    저도 입사가 03년 이랍니다. ^^.. 사라님 홈피까지 찾아가 이곳저곳 들여다 보기도 했었죠..^^..
    그 사라님이 맞으리라 생각합니다.

    전 2003에 세번째 아이가 잘못되어 한참 맘고생하고 있었어요. 그때 사라님 글을 봤었어요..
    저도 지금은 한아이의 엄마가 되었답니다.
    그당시 (이렇게 얘기하니 꼭 한참 세월이 흐른것 같네요.) 아이를 너무 원해서인지 아님 시집살이가 힘들어서인지 우울해서 한참 고생했었죠..
    그래서인지 사라님 글을 보니 생각이 많이 드네요..

    갑자기 감상에 푹 빠지네요..

    사라님 정말 축하해요..

  • 6. 사라
    '07.3.2 1:45 AM

    축하해주신 분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가 98년에 결혼해서.. 올해 드디어 아이를 낳게 되네요.
    우스갯 소리로 '결혼 10년차, 드디어 엄마 되다!~' 라고
    책 하나 써야겠다라고도 했지요. ^^

    나이들어 아이를 가지니 몸이 좀 힘들기는 하지만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되는 행복은 있네요.
    가족, 친구, 동료.. 주변의 모든 분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줘서
    그것도 감사하구요. ^^*
    친구들은, 막상 낳아 봐라. 이제 너 인생 끝이다!~ 이렇게 놀리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인생도 살만큼 살아서.. 별로 아쉽지도 않을 것 같구요. ㅎㅎ
    앞으로 제가 아기 때문에 힘들다고 푸념하는 일이 생기면,
    82의 선배 엄마님들이 증인이 되셔서 저 말려 주세요~ ^^

    오키프님, 히히~ 6월에 정말 꾸미 보러 와야 해~ 알았지? ^^

    클림트님, 아마 그 사라 맞을 거에요. 제가 참 징한 시간 동안 징징거렸을지 몰라서요. 후후.
    클림트님도 좋은 소식 있으셨군요. 뒤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지금 그 아이가 얼마나 예쁠지 상상이 갑니다. ^^
    저희 꾸미도 건강하게 낳아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7. 황안젤라
    '07.3.2 1:12 PM

    저두 98년에 결혼했는데
    아직...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라님의 좋은 기운이 저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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