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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주말부부 5개월차의 평일 저녁...(수정완^^)

| 조회수 : 13,677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1-18 12:06:23

 


남편때문에 예상치못하게 주말부부가 된 처음에는,

긴 저녁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할 지 몰랐어요.

낮에는 직장에 있으니 시간이 훌쩍 가버렸는데...

밤에는 '혼자'라는게 가슴 깊이 느껴지더라구요.....

처음엔 무료하게 보내다가,

점점 하나씩, 무언가 저질렀답니다. (->남편 표현이에요 ㅎ)

살림에 본격적으로; 손댄지 얼마되지 않아서,

좀 창피하긴 하지만, 하나씩 펼쳐볼게요 ^^

 

 


예전에 리빙데코에도 올렸었는데,

인견 이불이 갖고 싶어서 무모하게 시작한 손바느질이에요.

조금씩 완성되어갈때마다 즐거웠어요.

정말 시간이 잘 지나가던걸요.

완성하고 하니 초보티는 많이 났지만, 제게는 알맞은 이불이 되었어요 ㅎㅎ

다른 이불커버도 만들고 싶었지만,

원단을 사서 만드는 것보다 기성품 사는게 더 싸서 ㅠㅠ

그 마음 고이 접고,

나머지 이불 커버는 기성제품으로 샀다는 후문이....

 

 



그렇게 평일 혼자만의 긴 밤들이 또 지나고.....

다른 재미거리를 찾지 못한채....긴 밤들이 지났어요..

그러다 제 눈에 띈 밤.

시댁에서 갖고 온 밤 한 소쿠리를 5시간 동안 깠어요. (TV 보며 놀며 했답니다 ㅎㅎ)

그 밤들을 모조리 밤조림으로 만들었어요.

밤들이 실하게 생겼죠?

정말 맛있어서 하루에 2~3개씩 꼬박 챙겨먹었더니.....살이.....ㅠㅠ

작년에 총 3번에 걸쳐 3병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부모님들께도 갖다 드렸지요 ^^

..........살아있는 밤벌레를 처음 봐서 흠칫거리며 껍질을 깠답니다 ㅠ_ㅠ

 

 

 어느 날에는,

더덕 한가득이 보여서 모조리 깐 후, 더덕 장아찌를 만들어버렸어요.

반찬통으로 3개 나와서 이것 역시 부모님들께 보내드렸어요.

이 더덕장아찌를 나중에 남편이 보더니,

본인은 생더덕이 최고라고 하더라구요....-_-

그 뒤의 일은 뭐,,,,아시겠죠? ^^

 


잠이 안 오는 밤에는 빵을 구웠어요.

밤파운드케익과 브라우니는 개별포장해서 선물로 보내드리고,

나머지 조금은 출근길에 몇개씩 싸가서 커피와 먹었어요.

밤파운드는 김영모님 레시피구요,

브라우니는 82쿡의 '어린어른'님 레시피에요. 저의 완소 레시피입니다 ^^

설탕은 2/3로 줄여서 하는데요, 어딜가나 칭찬받았어요.

이자리를 빌어 '어린어른'님께 감사의 하트를 뿅뿅 날려봅니다. ㅎㅎ

 

 


시댁에서 갖고 온 모과들.

열심히 채쳐서 모과차 담갔지요.

2번이나 갖고 와서 여러병 만들었는데도, 아직 채썰기의 달인은 아닙니다...^^

모과 속에 불청객(벌*들요...)이 많아서 많은 양이 나오진 않았어요.

이것 역시 둘이 먹기엔 좀 많은 것 같아 부모님들께 좀 보내드렸어요.

 

 


토요일에 부득이하게 혼자 지냈을땐

아몬드가루를 직접 만들어 아몬드 쿠키를 만들어보기도 했었어요.

쿠키 위에 올린건 딸기잼이 없어서 사과잼을 올렸는데 괜찮더라구요.

근데 암만 다시 봐도 쿠키 데코가 발로 한거 같네요...

굽기 전 사진이라 저나마 모양이 잡혀 있는거예요.

다 구워진 쿠키를 보고....깜짝 놀랐거든요 ㅎㅎ 못나서요.

저 쿠키만은 온전히 저와 남편이 다 먹었어요.

아무데도 드릴 수 없는 그런 형상이었으니까요.

이것 역시 인터넷 검색해서 찾은 김영모님 레시피에요.

 

 


인사동 어느 시인의 찻집에서 마셨던 대추차가 기억나서

대추고를 만들어봤어요.

근데 처음해봤던거라서 그런건지....그때 그 대추차의 맛이 아니었어요ㅠㅠ

그래서 가슴아픈 대추고랍니다......

더 오래 푸-욱 삶았어야 했나봐요.

대추차를 남편에게 타 주니, 남편이 이게뭐냐는 눈빛으로 절 한참 봤어요.

 

 


시어머니께서 검은콩을 주셨는데,

제가 검은콩밥은 좋아라하지 않아서 두유로 만들어 먹었어요.

왜 휴롬이 필요한지! 그걸 왜 사는지! 알았던 고귀한 체험이었지요...

정말 번거롭게,힘들게 만들었는데

맛은 있었어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한참 뒤에나 다시 만들거 같아요.

콩건더기 걸러내는게 넘 힘들었거든요;;

 

 


아망디쇼콜라도 구워보고,

점점 얼굴이 검어지는 바나나로 파운드케익도 만들어봤어요.

무엇이든 처음 만들어보는 것들이라,

항상 인터넷 검색어로 '김영모'를 애용합니다 ^^

평일에 혼자라면서 저걸 어떻게 다 먹었나!하신다면,

저 혼자 다 먹지 않았어요~라고 안심시켜드릴게요 ㅎㅎ

또 왜이렇게 살찌는 파운드나 쿠키들 뿐이냐고 물으신다면,

제가 베이킹초보라서 발효빵을 잘 못구워서요라고 답해드립니다.

1년에 한번 베이킹 할까말까하다가...작년 가을부터 조금씩 해봤어요.

발효빵은 2번 해봤는데, 실패해서....

아직 냉동실에 그 빵이 있어요 ㅠㅠ

그래서 아직은 만만한 파운드와 쿠키들만 구워요 ^^;;

 

 


남편이 바빠서 오지 못한 어느 토요일 점심에는,

투덜거리며 (청소를 다 해놓은터라 ㅋㅋ)

식빵피자를 만들어 3쪽 다 먹어주는 센스를 발휘했답니다.

물론 식빵은 빵집에서 만들어주었지요 ㅎㅎ

이날 못온다던 남편이 오후 늦게 와서 저녁에는 고기를 한판 구워먹는!

그런 살찌는 소리가 아름다웠던 뒷이야기가 있었네요~

 

 


또 다른 날 저녁에는 다소곳이 앉아

인삼꿀절임을 만들었어요.

떡을 써는 한석봉 어머니의 마음으로, 인삼을 썰었지요 ㅎㅎ

 

 


혼자 있을때도 몸 생각은 해주어야하니,

저녁밥도 제육덮밥으로 잘 챙겨먹고, 인삼도 우유에 갈아서 종종 먹어줍니다.

제육덮밥은 남편에게 보낸 저녁밥 인증 사진 찍으려고 만든건데요.

혼자 있음 저녁 부실하게 먹는다고 걱정해서요 ^^;

주말에 와서 다시 보더니 혼자 있을때 더 잘 먹는다고 투덜거리는거예요~

살짝 못들은척 했어요 ㅎㅎㅎ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기는 몇년만에 처음이라서,

처음엔 많이 쓸쓸하고 외로워 아무것도 못했는데요.

(물론 처음엔 저녁밥 안해서 편했다고 살짝 고백할게요;;)

이제는 조금씩 제가 할 일도 찾아서 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기도 해서

조금은 생활이 나아진 것 같아요.

그래도 얼마 안있으면 다시 같이 지낼거라서,

끝이 있는 시간이니 조금 더 의미있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자,,잘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

 

 

그리고 매주 금요일 아침 모습은....................^^;;;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앗싸
    '13.1.18 12:11 PM

    저도 주말부부입니다만, 이렇게 못해요. 너무 정갈하네요. 저는 중딩되는 여아가 너무 안먹어...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반찬도 간단하게 해 먹습니다. 위에 있는 브라우니와 파운드케익을 만들어 봐야겠어요. 그리고 화이팅입니다.

  • 기념일
    '13.1.18 12:24 PM

    저도 저녁은 간단히 먹는 편이에요 ^^
    브라우니는 꼭 해보세요, 초보인 저를 갑자기 중급(?)으로 만들어주었거든요.
    그리고 응원의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

  • 2. 또하나의풍경
    '13.1.18 1:17 PM

    정말 정갈하네요 손끝이 야무지신분같아요!!! 부러워라~~~ ^^

  • 기념일
    '13.1.18 11:26 PM

    칭찬 정말 고맙습니다 ^^
    정갈하게 봐주시니 기쁜 마음 한가득이에요 ㅎ

  • 3. 111111111111
    '13.1.18 1:57 PM

    오븐은 어떤걸? 사용하세요?
    부엌이 깔끔하니 부럽네요.
    저도 쿠킹해서 애들도 먹이고 주변도 나눠주고 하고 싶어요 ㅠ

  • 기념일
    '13.1.18 11:27 PM

    오븐은 컨벡스코리아 제품이에요.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4. 수늬
    '13.1.18 2:15 PM

    저도 미싱초보인데요...참 산넘고 산이더라구요...사는게 훨 싸고 이쁘다는...;;;
    그래서 아이 바짓단고치고 제 구식청바지 통 줄이고 뭐 이러고 있어요...ㅎㅎ
    저는 제일 아래사진에 빈티지 파란줄 파이렉스 그릇...탐나요...어릴적 집에 있었던거같은데
    다 어디로 갔는지...^^

  • 기념일
    '13.1.18 11:32 PM

    미싱 사고 싶은데, 꾸준히 할 수 있을까 걱정되서 못사고 있어요 ^^;
    오븐 살때도 그리 고민하다 샀는데 작년부터 겨우 제몫을 하고 있네요 ㅎㅎ
    근데 손바느질도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구요 ^^
    그래서 지름신을 조금 누르고 있습니다 ㅋㅋ

  • 5. 내이름은룰라
    '13.1.18 4:17 PM

    킁킁 맛있는 냄새가 여기까지 나용^^

    브라우니 레시피좀 알려 주실 수 있으세요

    키톡에 검색해보니 예전 레시피인지 사진도 없구ㅠㅠ 하네용

    미리 감사드려요 꾸벅

  • 기념일
    '13.1.18 11:33 PM

    espressimo님의 댓글에 올려주신 링크가 알맞네요 ^^
    꼭 만들어보세요~

  • 6. 잉글리쉬로즈
    '13.1.18 5:31 PM

    전 저런 식빵 피자 4조각이라도 먹겠네요ㅋㅋ 인삼 꿀절임 너무 이뻐요. 밤절임은 프랑스어로 뭐라드라 마롱글라세? 그거 같네요^^

  • 기념일
    '13.1.19 1:04 PM

    밤절임이 베이킹이나 다른 요리를 위한 준비과정(?)이란걸 이번에 첨 알았어요,
    물론 초보라서 밤파운드만 해봤지만요 ㅎㅎ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7. espressimo
    '13.1.18 5:50 PM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6&cn=&num=189421&page=1&searchType=se...

    어린어른님 브라우니 레시피 원글님은 아니지만...^^
    정말 맛있고 간편해요 ^^ 원래는 킹아서 레시피라고 하셨는데.
    아망디쇼콜라가 참 예쁘네요!

  • 기념일
    '13.1.19 1:06 PM

    네~ 저울 없이도 할 수 있어서 더 간편하죠 ^^
    코코아가루를 몇번이나 샀다니까요 ㅎㅎ
    그리고 칭찬의 말씀 고맙습니다 ^^

  • 8. SOYdeSOY
    '13.1.18 7:10 PM

    꺅!!!! 빵!!!! 정말 솜씨가 좋으세요~~~~~~ 부럽습니다!!!!!

  • 기념일
    '13.1.19 1:07 PM

    아직 빵 초보에요 ㅎㅎ
    그래서 쉬운 것들로만 하고 있어요^^
    그래도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9. B형여자
    '13.1.18 10:50 PM

    솜씨도 좋으시고 글도 재미나게 쓰시네요^^

  • 기념일
    '13.1.19 1:08 PM

    ㅠ_ㅠ 칭찬 고맙습니다~~
    다들 좋게 봐주셔서 혼자 얼굴 벌게져있어요 ㅋㅋㅋ

  • 10. 초코좋아
    '13.1.18 11:36 PM

    구경 잘 했어요. 글이 재밌어서 더 좋았어요.

  • 기념일
    '13.1.19 1:09 PM

    재밌게 보셨다니 제가 다 감사한걸요 ^^

  • 11. 파랑새
    '13.1.20 10:53 PM

    낮엔 직장까지 다닌다면서 엄청 부지런하시네요. 그런 데다가 양쪽 부모님 챙기는 마음 씀씀이하며 은근 재미난 글솜씨까지...버릴 때 없는 새댁이네요. 너무 귀여븐 새댁이라 댓글 달고 가요~~(저 댓글 매우 아끼는 비싼 뇨자랍니다ㅋ)

  • 기념일
    '13.1.21 2:56 PM

    칭찬을 넘치게 주셔서 빙그레 웃으며 댓글 달아요^^
    (남들이 보면 헤벌쭉-이겠지만요 ㅎ)
    예쁘게 봐주시니 넘 고맙습니다^^
    (비싼 댓글 주셨으니 담에도 용기내어 글올릴게요 ㅎㅎ 82쿡엔 늘 긴장하며올리거든요 ^^;)

  • 12. 꼬꼬와황금돼지
    '13.1.22 10:27 PM

    부지런하시고 솜씨 좋으신분 여기 또 계시네요? 손많이 가는음식들도 잘해드시고,...
    설겆이후의 모습이 정갈하네요~^^*

  • 13. 간장게장왕자
    '13.4.1 5:49 PM

    우와 정말맛있어보이네요 침이 꼴까닥 넘어가내여 대박입니다 ^^ 언제한번 먹어봐야 할것갇은 마음뿐
    으아 먹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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