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옷을 입고 귀여운척 하고있는 모습입니다.

그림도 온리 핑크색으로만 그리죠.

자율학습으로 풍선 아트를 익히고 있는 (즐거운 방학을 위해서는 그래야만 하는) 엄마에게 핑크색 풍선만 만들어 달라고 하죠.

이런 아이에게 이런 동화책은 표지 그림 만으로도 구매 동기가 확실하게 부여되었죠.

토요일마다 동네 곳곳에서 열리는 야드세일에 갔다가 발견한 책은 아이가 모은 돈으로 직접 사게 했어요.
꼬마 아가씨의 코묻은 돈으로 사는거니 특별히 싸게 해주겠다며 25센트 (300원?)만 받고 다른 책도 끼워주신 친절한 할머니, 감사합니다!
동화책의 내용은 핑크색을 사랑하는 여자 아이가 핑크 컵케익을 엄마랑 함께 만들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온 몸이 핑크색으로 변하게 된 소동을 그린 이야기였습니다.

동화책 장면 장면마다 분홍색 옷을 입은 분홍색 아이가 나오니 둘리양은 엄마한테 수십 번을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했죠.
엄마는 지겹지만, 둘리양은 마침내 동화책의 내용을 외울 지경이 되었고, 엄마가 혹시라도 한 문장을 빼먹고 넘어가거나 (다분히 의도적 ㅋㅋㅋ) 잘못 읽으면 준엄하게 지적하고 꾸짖을 수 있게 되었다는...
파워블로거지 노년공원의 입에 발린 상술 버전:
학령전기 유아의 두뇌는 그 가소성이 무척 커서, 주변 환경의 모든 정보를 흡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훌륭한 문해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한글 읽기 쓰기 학습에 기초가 된다고 할 수 있죠.
좋은 도서를 다양하게 구비하고 놀이중에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여...
그러려면 백 권짜리 전집을 사주고...
매일 한 시간씩 독서 시간을 지정해서...
이런 말에 넘어가지 마세요!
좋은 책 나쁜 책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전집으로 수십권 수백권씩 책을 들이는 것은 당신의 지갑을 가볍게 하는 것 외에는 딱히 드러나는 효과도 없습니다.
단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어달라면 그리 해주고, 거들떠도 보지 않는 책이라면 그냥 냄비받침으로 쓰시던지 책장에 잘 꽂아두시면 나중에 언젠가는 읽을 날이 오겠지요. 아니면 말고요 :-)
책의 내용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그대로 흉내내어보자고 부탁을 하더만요.
처음에는 장난감 음식 모형을 가져다가 먹는 시늉을 했는데, 가만있자... 요녀석들 간식 먹일 시간도 다가오고 하는데...
한 번 직접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죽이 묻은 믹서를 핥아먹는 즐거움도 있고...
동화책의 주인공처럼 정말 핑크색으로 변하면 어떡하지? 하는 설레임도 있고...

엄마 입장에서는 여름 방학 하루를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으면서, 돈은 따로 안들이고, 아이들 간식도 먹이고, 82쿡에 글 올릴 꺼리도 하나 장만했으니 무척 보람찬 하루였죠.

컵케익 만드는 법은 미국 아줌마들이 널리 이용하는 레서피 싸이트에서 검색해서 그대로 따라했어요.
http://allrecipes.com/Recipe/REALLY-Real-Strawberry-Cupcakes/Detail.aspx?even...
컵케익 맛이야 다 거기서 거기...
핑크색만 나면 되죠.
재료 중에 냉동동결 건조 딸기는 식용색소를 쓰지 않고도 핑크색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저희 가족은 아마존 닷컴에서 늘 사다놓고 먹어요. 씨리얼에 섞어서 먹기도 하고, 딸기를 무척 좋아하는 둘리양이 과자처럼 그냥 먹기도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생겼어요.

부록: 음식가지고 놀기 하나 더
핑크색 좋아하는 여동생과 달리 똥 이야기 방귀 이야기에 심취한 오빠는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는 이것을 직접 만들어보자고 부탁했어요. (지난 봄에 찍은 사진이에요)

초코파이를 전자렌지에 잠시 돌려서 (아, 전라렌지의 추억도 날아가버렸군요 그러고보니!!) 손으로 조물딱 조물딱 하면...

"그것"의 형상이 만들어집니다.
차마 완성품의 사진은...
올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엽기적인 표정을 지으며 연기연습중인 코난군...

이러고 놀면서 적절한 감정 표현에 대해 토론하고, 물체의 형상과 질감을 관찰 묘사하는 관학적 관찰법을 학습할 뿐 아니라...
파워블로거지 노년공원의 버전으로 갖다 붙이자면 백 한 가지의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