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함께 해요!
건강 게시판에서 내 생애 마지막 다이어트, 또는 내막다 를 찾아주세요.

광고 끝!
^__^
===============================================================================
저는 성선설을 믿어요.
갓 태어난 애기들을 보면 하얗고 뽀얗고 보드랍고...
심지어 냄새를 맡아봐도 달큰하고 고소하니까요.

하지만 아기들은 자라는 것이 주요 임무이죠.
엄마 아빠의 푸른 꿈과 초록 희망을 품고서 말이예요.

조금 더 커서는 이런저런 더 복잡한 과업을 부여받기도 해요.
학교엘 가야 한다든지, 무슨 옷을 입을지 스스로 정한다든지...
가끔은 그런 복잡한 일들이 서로 엉켜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었죠.
하지만 그 정도 고민은 약과...
점점 더 나이를 먹어갈수록 어깨위로 머리위로 쏟아지는 의무와 권리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더군요.

어떤 날은 기쁜 일로 정신이 없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슬픈 일로 축 쳐지기도 하고...

또 어떨 땐, 목구멍을 꽉 꼬집는 듯한 울분을 느끼기도 하죠.

그렇게 40년 넘게 살다보니 원래의 내 모습은 어디로 갔나... 싶을 만큼 내 인생이 이렇게 뭐가 많이 덮여있더군요.

이런 건 설상가상 이라고 하나요...?
본연의 내 모습?
애기적 순수하고 뽀얗고 예뻤던 내 모습?
그런 건 이제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여겨지기도 해요.

하지만, 마흔 한 번째 생일을 맞이하면서 스스로에게 기운을 북돋아줍니다.

아니야... 지금의 네 모습이 훨씬 더 멋있어.
흰머리가 많아져도, 잔주름이 늘어도, 오히려 그것들이 네 인생의 풍부함을 돋보이게 해주고 있어.

어디 그뿐이니?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는 가족이 있지않니?

네, 그래요.
오늘의 제자신, 그 역사의 첫머리였던 1972년 2월 15일을 기념하고 축하하면서 밥상을 차렸어요.
그리고 그 즐거운 자리에 제 오래된 짝꿍 남편을 초대했어요.

생각을 바꾸어 해보니, 생일은 남편이 혹은 애인이 축하해주는 것 보다도,
내가 스스로 축하하고, 그 기쁘고 즐거운 자리에 사랑하는 사람을 초대하는 것이, 모두에게 즐겁고 좋은 일이라 여겨져요.

한 며칠 호되게 감기를 앓고나서 오늘 아침엔 많이 회복이 되었어요.
오늘은 예정되어있던 회의가 취소되는 바람에 금요일 하루 휴가가 생겼네요.
그리고 마침 오늘이 제 생일이기도 하네요.
1972년은 윤달 때문에 설날이 꽤나 늦은 2월 15일이었대요.
네, 저는 설날 아침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시간에 태어난 여인입니다.
사주에 나무가 많다던가? 물이 많다던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암튼 쥐의 해에 쥐의 달과 쥐의 날에 태어났다고, 상당히 특이한 사주라고 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것은 믿지 않아요.
다만, 열 시간 넘게 진통하고 저를 낳아주신 엄마의 산고에 감사드리고, 오늘까지 제게 힘내라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뿐이죠.

오늘 저녁에는 아이들 교육 차원에서 케익에 촛불을 켜려구요.

큰 케익 한 판 보다도 이렇게 작은 걸로 여러 가지 다른 맛을 경험하는 게 더 재미지겠죠?

그럼 모두들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