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렇게 저도 아줌마가 되나봐요.

노마드 조회수 : 533
작성일 : 2008-11-06 10:47:36
전 아직도 길가에 핀 국화나 아님 아스팔트 사이에 슬며시 비집고 올라온 이름모를 꽃들을 보고도
방그레 웃고 혼자서 말하거든요. "아..너 참 이뿌다. 용하다. 어떻게 여기서 살고 있니."

그러는 제가....흠....어제 결혼2주년으로 신랑이 건네준 서른 네송이의 장미꽃다발을 받고서....

겉으로는 "그래...신랑이 사준거니 최대한 기쁘게...행복하게....이 사람 성의를 생각해서 기쁘게 받자"며
웃고 있었는데

속으로는 "흐억....이 꽃다발이 대체 얼마일까....차라리...차라리 돈으로 주지....아님 차라리 화분을 사오지.."
하고 계속 생각되는거에요.

이러지 말아야지...이러지 말아야지....하면서 그에게 물어봤네요.

"이거...얼마줬어?"
"응.....5만원"

흐억....5만원이면 차라리 그거 나한테 주면 차라리 책 5만원어치를 사면....흐억...
그러면서 아....내가 아줌마가 되는건가....아..이러면 안돼 안돼...를 외치면서도 참....돈이 아까웠어요. 후훗


그가 어제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노트북 할래? 아님 백화점 상품권 할래?"
"응? 그냥 맘만 받을께...."
"아냐아냐. 울 회사앞에 상품권 할인하는 구두방이 있어."
"여보....자기 돈있어? 그런데서는 현금으로 사야할텐데"
"응? 카드로는 안돼?"
"여보.....정말정말 자기 맘만 받을께......언능 집에 와....와서 내가 한 스테키 먹자~~~~"

이렇게 전화를 끊고 안심을 했었는데....ㅜㅜ
그런 그가 꽃다발과 이뿐 카드를 주네요.

그렇게 그와 집에서 선물받은 근사한 와인과 제가 만든 스테이크와 케잌을 먹고
( 이제 전업이 되었으니 뭔가 내가 만든 요리를 해주고 싶은 맘도 있었고. 작년엔 회사때문에
야근하느라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했거든요.)
집 근처 커피숍에서 에스프레소와 카프치노를 테이크 아웃해서 산책을 하다
집에 들어와서 두시간동안 고스톱을 쳤네요.

이런 제가 며칠만에 82에 들어오니...ㅎㅎㅎ 대단한 남편들을 두신 염장글을 봤어요.
또 그걸로 인해 남편과 싸우셨다는 글도 보고.

왜 안그렇겠어요. 저도 제 주변에는 다들 대단한 남편들을 (뭐 저희 친오빠만 봐도 그렇지만) 두신 친구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리고 저도 작년까진 그들이 참 부럽고 비교했었지만

저도 언젠가는 누군가가 부러워하는 그런 부부가 되어있겠죠...뭐..
아직은 우리가 가진게 별로 없고
아직은 가야할 길이 많지만......
어제 잠든 신랑 얼굴을 보면서.....이뿌다..이뿌다...해줬어요.
언젠가는 우리도 잘 살거야.....하면서....^^

결혼기념일에 그냥 집에서 소박하게 먹고
(뭐...근사한 곳이 주변에 많지만 거기서 저렇게 먹으면 한장은 쉽게 날라가잖아요.)
아...이러면 안되는데...-_-:

굳이 야경좋은데 드라이브 가서 차한잔 하자는 신랑 끌고 동네 테이크아웃 커피 마시며 걷고
그리고 고스톱으로 서로의 정을 확인했지만...
ㅎㅎ





IP : 220.72.xxx.11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
    '08.11.6 11:31 AM (58.233.xxx.82)

    겨우 2주년인데 벌써 그러셔요?
    저도 살다보니 기념일도 귀찮고, 괜히 돈쓰는 것도 아깝고
    집에서 깨끗하고 푸짐한 음식 먹으며 편하게 지내긴 하는데요,
    어떤땐 내맘처럼 남편도 그렇게 변하는 것 같아 야릇한 서운함이 오기도 하네요.
    2주년이면 아직 신혼이신데, 못이기는 척 남편분의 성의를 즐기심도 좋을것 같아요.
    축하드려요.

  • 2. 처음부터..
    '08.11.6 1:42 PM (221.153.xxx.84)

    뭔가 하려는 남편에게 하지 말라고 왜 사왔냐고
    돈 아깝다고.....이렇게 안해도 우리들이 아줌마가 되어가며 이것저것 소소한 것이 아깝듯이
    남자들도 아저씨가 되어서 소소한것은 다 잊고.....울 마누라가 그러면 싫어하지
    하면서 나중에는 기다려도 안해줍니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이 되시면 그러지 마세요.
    그거 아껴서 뭐 크게 달라 지지도 않던데요~

    부부사이도 너무 일찍 조로현상이 오면 안돼요.
    유치하게 사세요

    그래도 스테이크도 굽고 커피도 마시고 잘 보내셨네요.
    아직 상큼한 아내만 있으면 뭘했는지도 모를 신혼이니까 괜찮아요.

    그러나
    남편분이 뭔가 해 주려고 하면 그냥 받으세요.
    남자들은 그런걸 해주고 기가 사는 모양이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901 환율 조금씩 오르네요.. 1 .. 2008/11/06 494
420900 이사방향 볼때 나이는 어떻게 따지나요? 4 이사방향 2008/11/06 436
420899 몽정은 몇살부터? 4 4학년 2008/11/06 1,183
420898 유치원 보내는 아이 있는 어머니들 봐 주세요~ 상담 2개 부탁.... 14 우울한유치원.. 2008/11/06 974
420897 한밤중에 배달다니는 아저씨들.. 25 명절도 아닌.. 2008/11/06 1,931
420896 송채환 33 그대의향기 2008/11/06 10,285
420895 르크루제는 코팅 안벗겨지나요? 6 소슬 2008/11/06 1,190
420894 오늘 손석희 100분토론 -오바마 편 (1) 15 파리(82).. 2008/11/06 1,381
420893 큰일났어요..아버님생신에 전화드리는걸 깜빡 했어요..ㅠ.ㅠ. 5 깜빡이.. 2008/11/06 642
420892 식이섬유차 사실 분 계세요? 혹시 2008/11/06 127
420891 자기 앞길을 스스로 개척하도록 지도하겠습니다. 5 성적표 가정.. 2008/11/06 1,033
420890 바이올린 현이요... 4 초짜 2008/11/06 242
420889 적립식펀드 어떻하고들 있나요?... 11 펀드 2008/11/06 1,222
420888 초5 아이 시험공부를 봐줄까요 냅둘까요? 15 초등맘 2008/11/06 995
420887 남의 나라 살이 9년만에 처음으로 5 구운몽 2008/11/06 890
420886 작가 황석영에 대해 18 알고싶어요 2008/11/06 1,607
420885 아침마다 전쟁..-.- 12 .. 2008/11/06 1,141
420884 외화예금에 저축해둔돈을 찾을때 3 ^^ 2008/11/06 522
420883 고3딸을 괴롭히는 괴문자 18 grace 2008/11/06 1,777
420882 남편 핸드폰에 17 .. 2008/11/06 1,755
420881 돌지난 아기 영양제 먹여도 될까요? 3 돌지난 아기.. 2008/11/06 216
420880 요즘과일.. 4 동심 2008/11/06 606
420879 아...참 ...재수가너무없네요 46 ㅠ.ㅠ 2008/11/06 7,886
420878 ‘인간극장’ 옥수동 삼남매 슈퍼엄마 지현씨가 떴다! 슈퍼우먼은 .. 2008/11/06 1,616
420877 결혼식가는데 옷이 없어요. 9 결혼식 2008/11/06 1,301
420876 튀김기 용량이... 궁금 2008/11/06 179
420875 100원의 행복(추억을 되살리며...) 1 ㅠ.ㅠ 2008/11/06 171
420874 오바마, 누구인가.. 1 ... 2008/11/06 424
420873 이런 여자 (아줌마) 진정 매력 있어~~~~~~사귀고... 42 버럭오바마 2008/11/06 9,253
420872 힘들어요... 5 휴... 2008/11/06 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