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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작은 부엌의 노래

슬퍼져요 조회수 : 445
작성일 : 2008-08-13 21:21:44
이 시를 읽고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올려 봐요,,,

결혼하고  방문열면 찬바람이 훅 하고 밀려드는 좁은 아파트. 화장실 갈 때도  파카를 입고 갔어야 했어요

애기업고 등 돌아서면 부딪치곤했던 좁은 부엌에서  남편만 기다리고

앉아있던 제 모습이 생각나네요... 지금도 젊다면 젊은 나이지만

제 20대 의 소중했던 시간은,, ,,,  그렇게 지나가 버렸나봐요 



     작은 부엌의 노래
  

                              문정희


부엌에서는

언제나 술 괴는 냄새가 나요.

한 여자의

젊음이 삭아가는 냄새

한 여자의 설움이

찌개를 끓이고

한 여자의 애모가

간을 맡추는 냄새

부엌에서는

언제나 바삭바삭 무언가

타는 소리가 나요.

세상이 열린 이래

똑같은 하늘 아래 선 두사람 중에

한 사람은 큰방에서 큰소리 치고

한 사람은

종신 동침계약자, 외눈박이 하녀로

부엌에 서서

뜨거운 촛농을 제 발등에 붓는 소리.

부엌에서는 한 여자의 피가 삭은

빙초산 냄새가 나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어요.

촛불과 같이

나를 태워 너를 밝히는

저 천형의 덜미를 푸는

소름끼치는 마고 할멈의 도마 소리가

똑똑히 들려요.

수줍은 새악시가 홀로

허물 벗는 소리가 들려와요.

우리 부엌에서는...






IP : 211.226.xxx.5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쩜.
    '08.8.13 10:56 PM (58.121.xxx.168)

    젊음이 삭아가는 냄새, 속 끓이다 부글부글 속 썩어가는 냄새, 우리집 부엌 냄새와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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