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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00일째 우리집

은혜강산다요 조회수 : 482
작성일 : 2008-08-08 10:53:53
촛불문화재가 시작된지 100일이 됐다고 하네요

그동안 촛불을 든 나의 100일은 어떻게 변했을까?
오늘 아침 신문을 펼치다 이글을 쓴니다


08년도엔 우리 은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저도 초등학생이 된냥 설레고 흥분되고..


그리고 07년 12월 30일경에 입양한 다요가

백일이 지나고 방긋방긋 예쁜짓을 본격적으로 할 때쯤


나는 여전히 인터넷을 통해 입양을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5월 중순 촛불 이야기를 들었고...ㅜ.ㅜ

열씸히 아고라를 출근했습니다


5월 26일 처음으로 이 정부에 대한 나의 행동이 시작되었고

5월 30일 유모차 카페를 함께 만드는 일을 추진했지요


제가 그동안 몸담았던 여러 카페를 다니며 유모차카페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5월 31일 처음으로 서울 촛불문화재를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참석할 땐 이렇게 몇달을 촛불을 들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간 100일동안 날 이해해준 남편

그리고 멀어진 이웃들...ㅜ.ㅜ

혼자만의 외로운 섬에서 항쟁하는 듯한 마을 분위기..ㅜ.ㅜ

그래서 더욱더 서울로 서울로 가게 된지도 모르겠습니다


교통비만해도 한달 생활비를 훌쩍 넘겼고

가족관의 대화는 촛불이야기가 다 차지하고...ㅜ.ㅜ


촛불은 문화재에서 항쟁으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7월 30일 집회신고 처음으로 한 바른먹거리를 위한 모임을 할 때

촛불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이젠 주말은 서울 가는날이 되어버린 우리집 일정

가족여름휴가를 계획했지만

도저히 도저히 시민들 곁을 떠날 수 없었던 나

그래서 아이들과 남편만 보냈습니다


우리 아파트 16개동에서 유일하게 촛불을 들고 있는 나?

힘이 듭니다

촛불에서 멀어져 일상으로 돌아오고도 싶은 어떤 강한 충동을 느낄 때

나는 하염없이 슬펐습니다


촛불이 100일 됐다는데..

저는 몇년은 된 것처럼 바뀐 우리집 풍경이

너무 슬픕니다


우리집은

매일 아이들의 웃음으로 행복했는데

이젠 아이들 웃음은 나를 지탱하는 유일한 버팀목이 되고 있고


하루하루가 화나는 일만 터지고

하루하루가 기가 막힙니다


거실을 서재로 만든 후

그동안 아이들과 얼마나 많은 동화책을 보면서 행복했는지...


촛불은 그 동화책으로부터

컴퓨터 앞으로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우리 은혜는

엄마는 컴퓨터쟁이라고 합니다


잔잔한 나의 일상은

이젠 어디에도 없네요


늘 불안하고 화나있고 기가 막혀있고

속상하고 안타깝고 슬프고 우울하고....

이런식의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우리의 손가락질 하나가

나의 일상들을 모두 망쳐버렸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은 더 참혹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젠 교회로가 기도만 해야 하나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오늘부터 열씸히 은혜에게 맞는 학교를 찾아볼까 합니다

교회에선 운영하는 대안 학교쪽으로 알아볼까 합니다


촛불100째 되는 날 아침

우리집은 대안학교를 찾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아이들 강사니 다요의 의료급여가 나오질 않아

어제는 동사무소로가 눈물을 흘리며

사전방식 의료방식으로 되 돌려 놨습니다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가슴이 많이 쓰립니다


8월엔

어떻하든 은혜학교를 찾아야 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아이를 경쟁의 대상으로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ㅜ.ㅜ;;


그리고 촛불은 매일 이어집니다


가슴아픈 현실이지만

우리가족은 앞으로의

우리가 어떻게 버텨야 할지

잘 알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우리가족은 촛불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촛불 100일

그리고 나

100일 후 우리집의 가장 큰 변화는

이사 결정입니다...ㅜ.ㅜ;;

IP : 220.83.xxx.17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니무
    '08.8.8 11:00 AM (58.142.xxx.180)

    힘내세요. 이게 전화위복이 된거라 생각하세요. 안그럼 대안학교 결정을 못하셨을 테니.. 주위에 같은 편을 만들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 2. 구름
    '08.8.8 11:02 AM (147.46.xxx.168)

    마음이 아프네요. 우리가 그동안 너무 안이해서 자유와 민주의 중요함을
    잊고 살았던 죄가 아닌가 합니다. 다시 독재투쟁에 나서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다시 70년 그때의 암울한 사회가 재현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요. 끝까지 촛불들 들고 지켜내야지요.

  • 3. 님의마음이..
    '08.8.8 11:03 AM (116.121.xxx.29)

    그대로 전해져오는 글이네요..동네에서의 외로운 섬...정말 공감해요ㅠㅠ하지만 이리저리 둘러보면 촛불을 드는 사람들의 숫자는 주줌할지 몰라도 생활 속 실천을 하는 사람들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의 사태를 불러온 주요 책임자인 조중동 불매운동이라든가, 네티즌들의 자존심을 걸었다는 삼양살리기 등등...

    힘내세요. 아니, 우리 힘내요...옛날 어렵게 나라를 지켰던 사람은 몇십년도 싸웠는데, 우리는 이제 몇 달 온거니까요. 함께하는 분들이 있으니 외롭지 않을 거예요. 글구 저도 아이가 둘인데 교육정책 발표나오는거 보니 정말 한심스럽네요. 아...또 방법이 있겠지요...좋은 방향으로 생각 할래요. 요즘 들어 나쁜 뉴스보고 나쁜 생각만 했더니 그것도 습관이 되는지 자꾸 우울해지려구해서 맘 고쳐먹고 있어요^^;;

  • 4. 은혜강산다요
    '08.8.8 11:06 AM (220.83.xxx.179)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는 열씸히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열씸히 촛불을 들 것입니다..^^

  • 5. 쿠키
    '08.8.8 11:09 AM (116.120.xxx.75)

    은혜강산다요님~
    어젯밤부터 내내 뵙네요^^

    요즘..
    박세길님의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를 읽고있는데..
    이정도로 지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눈물나는 대한민국 현대사..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가야지요.

    기운내자구요.
    아이들 보면서..

    그래도.. 82쿡에 개념인들 많으셔
    큰 위안이 됩니다.

  • 6. 독립만세..
    '08.8.8 11:12 AM (59.13.xxx.2)

    시대가 나를 변하게 한건지?
    내가 시대에 적응 한건지?

    선후의 문제나 인과가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 내가 침묵하고 있을 때

    그 침묵이 원인이 되어 또 다른 시대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결과를 맺게 합니다..

    저도 항상 서울로 갈때마다 "내가 왜 무엇 때문에" 라는 질문을 되뇌이면서 아직 정확한 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질문의 답을 내는 것보다는 지금 서울로 가야만 한다는 현실이 더 중요하니까 일단 몸은 먼저 갑니다... 몸이 먼저 서울로 가면서 답을 찾아낼 것이란 믿음 확실합니다..

    20년전의 관성으로 의례히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당장 내 앞의 생계에 대한 침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작년 12월19일 밤늦게 까지 술먹다 울고 울다가 술먹던 그 행동 저간에 있는 의식과 연장선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곳 82지앙님의 의식적 행동과 실천하는 양심들과 함께 하는 것이 내가 하고 있는 행동과 삶의 지평 역사적 소임과 맞닿아 있음을 더욱 확신하게 합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행동하게 된다..."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나는 원글 입니다..

  • 7. 우리동네는
    '08.8.8 11:24 AM (116.122.xxx.10)

    저도 우리아파트 항상 조용해서, 게다가 세대수도 많지 않아서 (딸랑 2동이거든요)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종로사거리를 점령했던 그날, 반가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다음날 춘천에 가야 해서 일찍 들어오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피켓과 초를 들고 버스를 타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지하에서 타셨던 분이 말을 걸더라구요. 광화문에서 오는 길이냐고. 오늘은 종로에 있었다고 그랬더니 고생하셨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기대하지도 않았던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고 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도 해서 그냥 내렸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얼마후에는 버스정류장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글귀와 함께 견찰들의 폭행장면이 담긴 프린트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또다시 우쭐~

    요는요.
    만나지 못했다 뿐이지 내 주변에 나같은 사람이 많을거라는 거지요.
    촛불수는 줄어들어도 어딘가에서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거에요.
    우리 외로워하지 말고 기운내자구요!! 아자아자!!

  • 8. 공감..
    '08.8.8 11:24 AM (211.244.xxx.58)

    외로운 섬 같다는 원글님의 심정.. 이해합니다.
    아무리 설득해도 듣지 않으려 하시는 부모님,
    아예 관심도 없이 사는 남동생.
    그리고 남동생같이 관심없이 편하게 사는 저~수많은 사람들..
    저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없이, 고민없이 너무도 편하게 생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 편하게만 살았던 제가,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안타깝습니다.
    냄비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그 안에 빠져 뜨끈한 온탕만 즐기려 하는 개구리처럼..
    촛불은 제게 그런 의미입니다.
    불합리한 사회의 소식엔 관심 끊어버리고
    가족만 그렇게 되지 않으면 된다고 아둥바둥했던 개구리가 저였네요.
    이젠 불붙은 냄비에서 뛰어나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라고
    이웃에게 알리고 내 가족을 설득하고 현장으로 달려가고..
    촛불은 제게 행동을 알려주었습니다.

    촛불 100일.. 앞으로도 절대 제 마음의 촛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주저리주저리..횡설수설해 봅니다)

  • 9. 노을빵
    '08.8.8 11:31 AM (211.236.xxx.104)

    지금 시국에서....
    과거를 느낍니다. 과거에 우리보다 더 동감을 느끼지 못하던 시대에 항쟁하던 분들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아프고, 한편으로는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낼까 생각 많이했지만, 과감히 용기 내지 못했고,이제 너무 커버렸네요
    우리모두 힘내자는말 하고싶구요.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라는것 잊지마세요^^

  • 10. 또욱이
    '08.8.8 11:41 AM (116.39.xxx.132)

    저도 은혜강산다요님 맘 너무 이해하네요.
    요즘 매일 꿈을 꿉니다. 이명박이 나와서 괴롭히는꿈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하소연하는꿈...
    숙면을 못해서인지 아침만 되면 피곤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은 없고 촛불은 점점 시들해지는것 같고... 제가 할수있는일은 없고..
    이젠 남편도 시들해져서 이제 이런얘기는 하지 말았슴 좋겠다고 하네요. 자꾸 싸우게 된다고...
    매일 생각합니다. 설마 5년인데... 그러다가 지금 하는행태를 보면 5년이 무섭고 매일 이생각 저생각 끝도 없는 생각만하다가..... 결론은 항상 어떻하지??? 로 끝납니다.
    무심한 사람들이 밉습니다.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밉습니다. 보고도 못본척한느 사람들이 밉습니다.

  • 11. 중풍일보
    '08.8.8 4:17 PM (125.178.xxx.185)

    다요가 애기 이름이었구나
    은혜강산 다요가 뭔 뜻인가 했었네요..
    힘냅시다. 아는게 병인 걸 우짭니까?

  • 12. phua
    '08.8.8 7:47 PM (218.52.xxx.104)

    맞습니다, 아는게 병인걸 우잡니까?

    추가로 ㅡㅡ 오지랖 넓은 것 병인걸 우짭니까??

  • 13. 보나맘
    '08.8.8 9:27 PM (116.36.xxx.16)

    원글님의 병과 같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5월31일 부터 100일이 되어 가네요. 갈 수록 대답하게 나오는 정권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가 형성되고는 있는데, 용기가 없는 것 같아요. 좀 더 기다리면 우리들을 색깔있는 시선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 두 마디 던지는 이야기 속에 달라지는 답변이 있는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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