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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없는 <다음>세상, 행복합니다.

초록별 조회수 : 670
작성일 : 2008-07-07 07:13:52
저에게는 신문과 관련된 몇 개의 사연이 있습니다.

그 처음은 <동아일보>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동아일보> 배달을 했습니다. 용돈을 벌겠다며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한 달쯤 했던 배달이지만,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일이었습니다.  그 즈음에 백지 광고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동아일보>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구독을 확장하러 다닐 때 젊은 사람들에게는 참 훌륭한 신문이라며 격려의 응원을 들었지만, 나이든 분들에게는 몹쓸 '빨갱이' 신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때 광고 거부는 정부의 압박에 의해 기업들이 광고를 주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아쉽게도 그때 <동아일보>는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신문과의 또 다른 기억은 1988년 5월입니다. 그날에는 한 부의 신문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집 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그날 신문을 받고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975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사태로 해직된 기자들 중심이 되어 만든 제대로 된 신문이었습니다. 그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신문은 <오마이뉴스>입니다. 2000년 2월에 창립된 <오마이뉴스>는 제 컴퓨터 인터넷 즐겨찾기에 등록된 신문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그동안의 신문과는 다른 특별한 신문이었습니다. 편집부의 한정된 시각이 아닌, 시민기자들의 다양한 시각의 접근이 느껴졌습니다. 그런 점들이 맘에 들어 2004년부터는 가끔씩 글을 올리며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신문을 배달하며, 신문을 기다리며 그리고 시민기자로 기사를 올리며 저는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동아일보>를 배달할 때 귀찮다는 이유로 신문 배달에 가지 않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지국에서는 집 앞에 와서 저를 기다렸고, 저녁 늦은 시간에 지국장과 함께 신문 배달을 했습니다. 책임감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 날이었습니다.

신문을 기다리며 진실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배웠습니다. 경제와 정치 논리에 의해 언론이 왜곡되는 세상에서, 정직하게 말하는 한 부의 신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신문 한 부를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신문의 폐해가 크다는 것도 세월이 흐르며 알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조중동>입니다. 예를 들자면 몇 권의 책으로도 부족하겠지만, 요즘 촛불문화제에 대한 보도만을 살펴봐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신문들 중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1970년대 기자들에 의해 개혁이 시도되기도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권력과의 유착이 더 깊어졌습니다.

내부로부터 개혁되지 못한 신문에 대해 외부의 비판이 거세진 것은 2000년대 초입니다. <조중동>의 대표적인 <조선일보>를 대상으로 '안티조선'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운동이 큰 동력을 갖지는 못했으며, <조선일보>도 그 운동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촛불이 밝혀진 2008년. 정직한 언론을 원하는 국민들은 다시 <조중동>에 대한 압박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번의 압박은 직접적으로 신문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신문들에 광고를 내는 광고주를 대상으로 하는 운동이었습니다. 그 운동은 주부와 학생들에 의하여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 위력은 지난 참여정부때 있었던 대통령의 견제보다 커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지난 참여정부때 대통령의 비난을 우습게 여기던 신문들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받지 못한 신문의 두께가 얇아졌고, 경영에도 타격이 될 것 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운동 주체들에게 협박 공문을 발송하고 검찰의 수사까지 이끌어냈고, 그 운동이 시작된 곳 중 한 곳인 포털 사이트 <다음>에 기사를 보내지 않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역시 7월 7일 부터 이들 신문 기사 서비스를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조중동> 광고 거부 운동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광고거부 소비자 운동은 현명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포털 사이트에 <조중동>의 기사를 주지 않는 것이 <다음>에 큰 압박이 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저는 <다음>에 <조중동> 기사가 배치되지 않는 것을 환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의식있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조중동> 없는 행복한 세상을 포털에서라도 미리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이끌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번 <조중동>의 기사가 없는 온라인도 마침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어 <조중동>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조중동> 없는 <다음>에서 불편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조중동> 없는 <다음>에서 세상을 보는 눈이 더욱 현명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조중동>을 멀리해 마침내 <조중동>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7월 7일이 기다려집니다. 진실을 쓰는 신문을 만나기 위해 새벽을 서성거리며 <한겨레신문>을 기다리던 마음처럼, 시민 누구나 기자가 되어 진실을 쓰게된 <오마이뉴스>를 기다렸던 때처럼, <조중동>없는 행복한 세상을 포털에서 먼저 맛보게 해줄 <다음>을 설레임으로 기다립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7월 7일이 얼마나 멋진 날이었던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IP : 210.95.xxx.1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8.7.7 7:36 AM (203.244.xxx.254)

    다음에서 조중동 기사 없는거 대환영!
    알아서들 먼저 온라인에서 사라져주시겠다니 좋네요.
    조중동은 다음뿐 아니라 다른 포털에서도 곧 사라지길바래요.
    조중동은 그때가서야 후회하겠죠. ㅋㅋ

  • 2. ..
    '08.7.7 7:41 AM (124.62.xxx.46)

    <다음> 아자! 아자!!

  • 3. 강추
    '08.7.7 8:21 AM (203.152.xxx.253)

    이곳에 계신분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도 초록별님과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쓰레기 조중동 없는 세상..그 청정무구한 세상을 향해 이제 <다음>이 첫발을 내디딘 것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4. 조중동은
    '08.7.7 8:29 AM (58.29.xxx.50)

    우리 나라가 업그레이드 되기위해 반드시 폐간되어야 할 사회악입니다.
    조중동 없는 다음 화이팅!

  • 5. 이그
    '08.7.7 8:34 AM (211.176.xxx.203)

    요즘 기사의 대부분은 연합 뉴스 가공한 것들인데, 조중동 빠진다고 기사가 빈약해진다거나 하지는 않겠죠. 악의적으로 창조해낸 기사를 안 봐도 된다는 점에서 대환영입니다.

    조중동 이쪽은 아직도 오프라인의 점유율만큼 자신들의 영향력이 있다고 믿는 바보들이죠. 조중동 기사가 다음의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한데 말이에요.

  • 6. 석양
    '08.7.7 8:48 AM (61.98.xxx.211)

    이제는 맘껏 뉴스를 볼수 있어서 저도 행복해요...제목보고 들어갔다가 조중동이면 기사 안읽고 맘만 상한채 나온게 한두번이 아니거든요...

  • 7. 돈데크만
    '08.7.7 9:32 AM (118.45.xxx.153)

    와우~~안구정화의 희소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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