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용자가 많으니 조회수도 높군요 !!

이방인 조회수 : 206
작성일 : 2008-01-04 13:07:27

오래전 옛날에는 아스팔트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고,
신작로가 길게 펼쳐져 있었으며,
이맘때 쯤에는 하얀눈이 그 길위에 수북히 쌓여 있었고,
사람들의 발자국과 소달구지 흔적이 군데 군데 놓여져 있었을 뿐입니다!!!
세월이 흐르니 계절도 변하여 이제는 그 모습도 달라져 버렸습니다.

지금이 그 겨울이건만
따뜻한 하얀 눈이 덮고 있을 그 길위를
황량한 바람만 쓸쓸하게 지나가고 있으며,
정겹고 소박했던 사람들의 가냘픈 발자국 대신,
크고 작은 상처를 가득 품은 허약한 사람들의 발자국만 쌓여있습니다!!!!!

바쁜 시간, 작은 시간 빼앗아 보려 자작 글 세편을 남깁니다!!!!



"나를 태워서 남은 것은"


나를 태워서 남은 것은
알 수 없는 재가 되기도 하고
더러는 몇 줄의 詩가 되기도 한다.

긴 밤을 깨워 놓고
가슴속 우물을 퍼 올려 보지만
날 이 새면 남은 것은 젖은 휴지조각이며
더러는 긴 넋두리가 되기도 한다.

낡은 향수 같은 것들을 불러 모아
뭘 낳아보려
나를 태우고 허공을 보듬어보지만
남은 것은 쓸모없는 원망부스러기들이고
더러는 아물은 상처가 되살아나는 시작일 뿐이다.

이것저것 끌어 모아
애처롭도록 맞춰 보고 늘어놓아
무언가와 닮아보려 애써보지만
남아 있는 것은 알 수 없는 낱말의 나열이고
더러는 몇 줄의 아픔이기도 한데
아직은 나를 태우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남는 것이 詩를 닮을 때까지.



"아내의 일상"

거실의 책상에 놓여있는
아내의 작은 달력은 빈칸없이
깨알같은 일거리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스스로를 위한 일은 누락되어 있고
아이들 뒷바라지와 온통 집안일로 가득차 있어
작은 달력으로 감당못할 무거움이 담겨있지요.

할일을 찾지못하고 갈길을 잃어
무료함속에서 빈칸으로 남아있는
남편의 달력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질 않네요.

자신보다 더 큰 무게의 작은 달력을
단호하게 외면하지 못하고
날이갈수록 더 가까이하는 아내입니다.

차려주는 밥상덕에 존재하고
챙겨주는 옷에 의지하여
오늘도 달력에 공란을 가득 채우며
숨만 쉬는 남편은
아내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질 못하고
하숙생처럼 그냥 곁에 머물러 있을뿐입니다.


"이상한 일이다 "

기다리는 사람들은 오질 않고
그러지 않는 사람들은 다가온다.
왠지 이상하다
기다리면 오질 않고
기다리지 않으면 오는 사람들을
살아도 살아봐도 알 수가 없다.

바라는 일들은
잘 이루어지는 것이 없고
그러지 않는 일들은
너무 많이 이루어지는 것이
왠지 이상하기만 하다
이 요상한 이치를
겪어도 또 겪어봐도 알 수가 없다.

기다리지 않으면 너무 쉽게 만나고
기다리면 만날 수가 없는 엇갈린 반복은
이상한 일이다
바라지 않으면 너무 많이 이루어지고
바래면 이루어지질 않는 엇갈린 결과는
참 이상한 일이다

기다림을 버려야 만날 수 있다는
바램을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끈질긴 메아리는
닮을 수는 없어도 버릴 수는 없는
너무나 이상한 일이다.
IP : 123.215.xxx.22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8762 최후의 만찬..뭘 드실껀가요??^^:: 18 최후의만찬 2009/09/30 1,599
    368761 맛있는 송편 레시피 2 어디있을까요.. 2009/09/30 599
    368760 단일 직업군 중에 가장 범죄율 높은 개신교 목사란 직업 71 개신교도 관.. 2009/09/30 2,126
    368759 딸아이와의 산책을 방해하는 어머니하나님이라는 사람들 11 산책을 방해.. 2009/09/30 1,235
    368758 나영이 사건----여론수렴이나 정책제안 게시판입니다. 3 .... 2009/09/30 595
    368757 신랑친구한테 연금보험을 드는데요..뭘 바라면...안되는건가요...?? 24 연금보험 2009/09/30 1,265
    368756 이 상황에 애교육 똑바로 시키라는 말이 잘못 되었나요? 16 아직열나 2009/09/30 1,867
    368755 세계일보 기자 메일 삭제했습니다. 5 택배 2009/09/30 1,385
    368754 세상이 정말 이런건가요? 2 햐.. 2009/09/30 541
    368753 전 종류 좀 읊어볼게요 8 벗어날거야 2009/09/30 1,836
    368752 열심히 엄마표 공부 시켜봐요. 맘들 화이팅.. 2009/09/30 556
    368751 영어로 뽀뽀뽀는 뭐라고~~ 2 급질 2009/09/30 773
    368750 40대 후반 여자 직장상사에게 추석선물로 무엇이 좋을까요? 2 ^*^ 2009/09/30 1,144
    368749 인퍼니처 가구 어떤가요? 2 ,, 2009/09/30 2,400
    368748 "늦은밤 죄송 가족증명서를 영문으로 해서 이멜로 보내달라는 부탁 5 급도움\" .. 2009/09/30 477
    368747 어릴적부터 성교육을 시키고 틈틈이 시키고, 또 시키고... 8 아들가진맘 2009/09/30 1,265
    368746 인터넷 전화 5 소원이 2009/09/30 443
    368745 글 읽고 너무 힘들어서 2 악소리난다 2009/09/30 588
    368744 지금 .. 2009/09/29 192
    368743 중 1 아이의 가정문제 좀 도와주세요 7 완전 급해요.. 2009/09/29 1,042
    368742 명절 ㅜ ㅜ 4 ㅜㅜ 2009/09/29 388
    368741 명절 조용하게 보내시는 분들, 뭐해드시나요? 3 명절이다아 2009/09/29 565
    368740 박근혜 면도칼그은놈은 15년, 나영이사건 범인은 12년..... 28 말세 2009/09/29 11,115
    368739 훌라후프...어떤것? 몇킬로..적당할까요? 1 다이어트. 2009/09/29 259
    368738 아이들 셋있는 아줌마가 할수있는일... 1 취업 2009/09/29 947
    368737 해외에 동서가 있는 경우는 어떻게들 하나요? 8 며느리들 2009/09/29 1,009
    368736 오늘 선덕여왕 보셨어요? 11 선덕여왕 2009/09/29 1,921
    368735 아파트 모기 올라오는 곳 3 경고 2009/09/29 1,835
    368734 오늘 나영양 사건 보면서 생각나는 영화.. 9 타임 투 킬.. 2009/09/29 1,249
    368733 층간 소음 때문에 죽겄네요... 27 ... 2009/09/29 2,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