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쫀득쫀득 홍합초

| 조회수 : 9,981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1-27 23:33:27


우리 식구들, 국이나 찌개가 없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니까 그게 좀 그런 것 같아요.
근사한 반찬은 없어도 따끈한 국이나 찌개가 있어야 좋더라구요.

반찬이 그런 것 같아요.
제철 식품이 아니더라도 계절에 따라 먹는게 달라지게 되는 것 같아요.
봄, 여름에는 날채소를 많이 먹게되는데,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가을이 들어서면서부터 샐러드 같은 날채소보다는,
익혀서 먹는 우리네 나물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오늘, 아침 마트엘 다녀왔습니다.
장을 보면서, 날로 먹는 재료보다는 국 찌개 중심으로 재료를 사왔고,
또 고기 종류를 많이 사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 만해도 돼지고기도 세가지로, 닭도 한마리 이렇게 고기를 여러가지 사왔습니다.

사오면서 생각하니, 요즘 자꾸 깜빡깜빡하는 건망증 때문에 냉장고 안에 재료를 두고도 못해먹는 경우가 왕왕 있어,

아예 써붙이기로 했습니다.
오늘 사온 걸 중심으로 국물음식, 고기요리, 보통반찬, 한끼 밥으로 나눠서 메모한 후 싱크대에 붙여놨어요.



이렇게요.
요것만 다 해먹어도 열흘에서 보름은 너끈할 것 같아요.






저녁반찬으로 홍합초를 했습니다.
처음 해봤는데, 나름 홍합이 쫀득쫀득하니 먹을 만 하네요.

지난 추석에 들어온 마른 홍합, 어찌 먹어야 좋을지 몰라서 홍합밥을 해먹었는데요,
홍합밥에 넣으니 생물홍합을 넣은 것에 비해 맛이 떨어지는 거에요.
그런데 어디서 보니 말린 홍합은 홍합초를 해먹으라고 해서,
냉동실에 들어있던 홍합을 꺼내서 찬물에 담가뒀습니다.
얼음도 좀 빠지고 부드러워지라고 한시간 정도 담가뒀다가 건져서 간장에 조렸는데요,
간장은 달랑 맛간장에 맹물 붓고, 청양고추 반개 썰어넣고 끓인 것이 전부.

그래도 나름 먹을만하게 조려졌어요.
생각날때마다 이렇게 조려먹으면 말린 홍합 알뜰하게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녁에는 구수한 된장찌개를 끓였습니다.

멸치육수에 된장풀고, 감자, 호박, 두부, 논우렁, 달래를 넣었습니다.
논우렁 씹히는 맛도 좋고,
달래의 향긋함도 좋고,
무엇보다 된장을 좀 적은 듯하게 풀어 심심하게 끓였습니다.

우리 집 음식이 다른 집에 비해서 훨씬 싱거운데도, 누군가는 그러네요, 안심하지 말라고.
싱겁다해도 국물을 많이 먹으면 염분섭취량이 많아진다고.

된장찌개 국물 안심하고 떠먹을 수 있도록 된장을 조금 풀었더니, 썩 괜찮았어요.





뒷다리살을 양념하여 돼지불고기도 먹었습니다.

얼마전에 요즘 한창 TV 선전하는 착즙기를 샀습니다.
전부터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하도 좋다고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왜 옆에서 너무 좋다, 좋다 하면 은근히 반발심 생기는 거 있잖아요?
그래서 안 샀더랬어요.

그런데....대추를 푹 삶아서 갈면 너무 좋다는 희망수첩의 댓글을 본 후 마음이 많이 흔들렸더랬습니다.
그래서 지인을 통해서 한대 샀는데요, 그 지인이 그러는 거에요, 아직 없냐고, 주는 사람도 없더냐고.
누가 주는 것보다, 제 돈 주고 사서 쓰는 것이 더 맘이 편합니다.
좋다 나쁘다 , 제대로 얘기할 수 있잖아요.

사서 써보니 소문대로 설거지가 마~~이 귀찮습니다.
특히 찌꺼기 빠져나가는 구멍이 잘 닦이지 않고...
냄새나는 거, 양파 같은 거 갈면 냄새가 잘 없어지지 않는 것 같고..

그래도 어쨌거나, 적지않은 돈을 주고 산 관계로 열심히 써보겠다는 생각에,
오늘 배를 하나 갈아서 돼지고기 양념하는데 넣었는데요, 요럴 때는 편한 것 같아요.
제가 강판에 갈아서 베보자기에 짜낸 배즙의 양보다 훨씬 많은 거에요.
그바람에 고추장 양념이 묽어져 고기를 구웠을 때 먹음직해보이지는 않지만, 설탕이 별로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고기가 달달하니 맛있습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딱따구리
    '11.11.27 11:41 PM

    일등!!!!

  • 2. shining
    '11.11.27 11:42 PM

    선생님 맞아요. 설거지가 많이 귀찮아요. ㅎㅎㅎ
    저는 한동안 잘 쓰다 요즘은 처~ 박아 놨어요.
    팥죽 할 때도 편하긴 하더라구요.
    홍합초 저도 해볼래요. 맛있어보여요.

  • 김혜경
    '11.11.27 11:43 PM

    설거지가 이만저만 많은 게 아니네요. ㅠㅠ
    이 정돈지는 몰랐어요.
    그래서, 두번 쓰고 한번 닦아요.
    아침에 토마토 한번 갈고, 과즙 받는 통만 닦아뒀다가 저녁에 오렌지 한번 더 갈고,
    그리고 설거지 해요. ^^;;

  • 3. 딱따구리
    '11.11.27 11:44 PM

    일등이 두번째 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홍합초 저 어렸을적에 엄마가 해주셨던 기억이 있어요

    근데 맛에 대한 기억은 있는데 제가 직접 해먹어보지는 않았어요
    건어물 가게 지나다보면 가끔 생각나기도 하지만 시도는 못해 봤네요

    쫄깃쫄깃 한게 참 맛있었는데...
    선생님 홍합초도 맛있게 보여요

  • 김혜경
    '11.11.27 11:45 PM

    ^^, 생각보다 어렵지않더라구요.
    전, 친정어머니가 홍합을 좋아하지 않으셔서 자랄때는 별로 홍합을 먹지않고 자랐어요.
    제가 음식을 하게 되면서 좋아하게 된 재료중 하나지요.
    별 기대없이 있는 재료니까 한번 해봐야지 했는데 뜻밖에도 맛이 괜찮네요.

  • 4. 돋보기므흣
    '11.11.28 12:45 AM

    메모붙이는것 저도 사용하는것인데 반기워요. 전 냉장고옆에 붙여서 아이유치원 메뉴판 붙여두는데 저렇게
    레시피같은것 붙이는용으로 하나 더 사고싶어요.
    그리고 홍합초 저도 만들어 보고싶어요.

  • 5. 웃어요
    '11.11.28 8:57 AM

    메모홀더 전부터 갖고 싶었는데
    어디서 살수있나요??

  • 6. 행복한생각
    '11.11.28 11:50 AM

    별 상관 없는 이야기이지만.. 그냥 선생님 글은 읽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822 겨울 밤에 더 맛있는~~ 23 2011/12/21 14,628
2821 바질을 넣은 새콤한 드레싱~ 28 2011/12/18 13,800
2820 너도...떡?? 17 2011/12/17 16,317
2819 한입에 쏘옥~ [굴파전] 9 2011/12/16 13,738
2818 식당에 가보니 45- 엘본 더 테이블 16 2011/12/15 15,473
2817 오랜만의 저녁밥상 [섭산적] 9 2011/12/14 11,490
2816 또 나홀로 집에~~ 21 2011/12/13 14,037
2815 혼자 대충 때우는 끼니들 13 2011/12/12 14,909
2814 오늘 밥상은 해산물로~~ 21 2011/12/09 16,772
2813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19 2011/12/08 15,761
2812 월동 준비 끝! 16 2011/12/06 16,233
2811 매일 밥상 5 8 2011/12/05 13,342
2810 집에서 구워먹는 통닭 87 2011/12/04 19,656
2809 요즘 소일거리~ 27 2011/12/03 14,975
2808 오랜만의 찹쌀탕수육! 6 2011/12/02 13,173
2807 배추 한통으로~ 12 2011/11/30 16,881
2806 부드러운 아침식사 [매생이전복죽] 27 2011/11/29 12,720
2805 20% 모자란 류산슬밥 12 2011/11/28 10,094
2804 쫀득쫀득 홍합초 8 2011/11/27 9,981
2803 배추볶음, 그리고 풍경사진 몇장 6 2011/11/26 13,997
2802 매일 밥상 4 6 2011/11/23 15,793
2801 고들빼기 김치와 배추전과... 14 2011/11/22 15,348
2800 매일 밥상 3 25 2011/11/21 14,956
2799 그저그런 [숙주 겨자 무침] 6 2011/11/19 12,867
2798 kimys를 위한 [전복갈비탕] 19 2011/11/18 13,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