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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복습해본 주말 상차림-1 [닭날개튀김]

| 조회수 : 10,105 | 추천수 : 104
작성일 : 2003-05-05 23:03:29
kimys생일상에 궁금한 점이 많으시네요. 그럼 질문 올라온 거 하나하나...

* 그릇
쯔비벨무스터와 코렐의 블루어니언, 한국도자기의 모던 스퀘어, 그리고 유리접시들을 썼습니다.
쯔비벨무스터에 대해서는 전에 한번 쓴 것 같은데...
자기를 china라고 하는 건 아시죠?
중국의 도자기가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대륙에 들어갔을 때 유럽사람들,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고, 도자기 그릇들을 china라고 부르게 됐는데...
이 쯔비벨무스터의 문양과 코렐의 블루어니언의 문양은 같은 것으로 중국의 도자기에 그려진 석류를 본뜬 것이죠. 유럽 애들, 석류를 모르니까 양파꽃이라 지레 짐작하고는 블루 어니언이라 불렀고 이 모티브는 지금까지도 로열코펜하겐이니 하는 유럽 유수의 도자기 회사에서 즐겨쓰고 있죠.
쯔비벨무스터는 체코 제품으로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핸드페인팅이라 전사지를 붙인 얄쌍한 그릇들에 비해 투박하고 색이니 그림이니 제 멋대로여서 입니다. 순박함이 아주 편안하게 와닿죠. 이걸 쓰다보면 코렐의 블루어니언이 왜 그리 싫은지..., 진짜 징그럽게 질기잖아요.
쯔비벨무스터를 구입하게 된 건, 몇년전 신촌 현대에서 작은 접시 한장에 몇천원에 판 적 있어요. 수입원이 바뀌면서 예전 수입원이 재고를 털어버리려 마련한 행사였던 것 같아요. 중국요리를 하면 담을 접시가 마땅치않아서 고민하던 차에 쯔비벨무스터를 사게 됐어요. 큰 타원접시 2장, 개인접시 4장, 간장접시 4장...이렇게 사모으다가 밥그릇 국그릇까지 사게 됐는데 한국도자기의 옥란과 더불어 제가 제일 만만하게 쓰는 그릇이에요. 아무데나 잘 어울려요, 특히 한식에... 봄과 여름에는 쯔비벨무스터, 가을 겨울에는 은은한 옥란을 많이 써요.

* 김부각
제겐 시이모님이 한분 계시는데 제가 성격이 '화통하다'고 정말 절 좋아해주세요, 전 사실 별로 해드린 것도 없고, 마음도 많이 못 쓰는데..., 아 고추장 해주시는 그 이모님이요.
제 시이모님, kimys도 이 세상에 둘도 없는 귀하디 귀한 조카로 아시는데 이 조카가 김부각 좋아한다고, 팔순 고령의 몸으로 해마다 김부각 해서 올려보내주세요,이모님들의 자식들은 좀 화나겠죠? 어머니가 김부각 만드느라 고생하신다고...언제고 내려가서 제가 그 비법을 전수해야하는데...
이모님이 정성껏 만들어주신 것인 만큼 잘 튀기려고 애를 쓰는데...
부각 튀기는 건 기름의 온도가 제일 중요해요, 너무 온도가 높으면 타버리고, 너무 낮으면 오래 튀겨야 하기 때문에 질겨져서 맛이 없어지고.
그래서 중간 불 정도에 집어넣어서 곧바로 김 거죽에 붙은 깨가 꽃처럼 확 펴지게 잠시 튀긴 다음 아직 뜨거울 때, 그래야 말랑말랑해서 가위로 잘 잘라지거든요, 잘라요. 둘이서 한조가 되서 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할 경우, 부각 2장 튀겨내고, 자르고, 다시 2장 튀겨내고 자르고, 그러다가 기름 온도가 높아질쎄라 불을 껐다가 다시 켜고...
kimys는 고추장에 찍어서 밥반찬으로 먹기도 하고,  TV보면서 간식으로 먹기도 해요...
대답이 좀 불충분하죠? 다음에 튀길 때 온도계로 한번 재보고, 꽃게님께 귀띰해드릴게요.


* 닭날개 튀김
사실은 매콤한 핫윙으로 하려고 했는데 해보니 보통의 닭날개튀김이 됐어요.
3Kg쯤 한 것 같은데...정확하게 계량은 못했고 아마도 시즈닝솔트가 1큰술 정도, 양파가루 마늘가루도 그 정도, 파프리카랑 후추는 1작은 술 정도 넣었구요....
전날인가, 전전날인가 양념해서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두었다가 튀기기 30분전쯤 꺼내서 녹말가루 묻히고 낮은 온도 170℃ 정도에서 느긋하게 튀겼어요. 그래서 닭 기름에 넣어두고, 채소 썰고, 닭 기름에 넣어두고, 나물 볶고...이런식으로 했어요. 시간 무지 걸리대요, 다 튀기는데...한 2시간도 더 걸린 것 같아요.
그래도 잘들 먹고, 남은 거 싸줄까 하고 물어보니 서로 너도나도 싸달라고 하니 기분은 참 좋대요. 맛없으면 준대고 싫다고 했을텐데...
확실히 남에게 받는 것보다 내꺼 주는게 속이 편해요, 저도 나이가 지금보다 적었을 때는 내꺼주는 것도 싫고 남꺼 받는 것도 싫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내꺼 퍼주면 왜그리 뿌듯한지...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앨리스
    '03.5.5 11:48 PM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시다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그 베푸시는 마음에....사실 지난번 바이네르 신발에 관한 글 쓰신 것 보고도 느낀바가 있어서 그날로 백화점 가서 신발 샀거든요. 아마 이번이 부모님곁에서 맡는 마지막 어버이날이 될 것 같다는 생각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요리보다 더 많이 느끼고 갑니다..

  • 2. 야옹버스
    '03.5.5 11:50 PM

    저요, 요즘 좀 우울했었거든요...이일 저일로 마음이 상했었어요.
    그래서 아침저녁 겨우 차리고 설겆이도 쌓아뒀다가 억지로 하고....

    다시 오늘부터 힘내려구요..혜경님 글 올리신것 보구 다시 의욕이생겼어요.
    가족을 위해 친구를 위해 한가지 음식이라도 정성껏 만드는것 ,, 정말 어렵지만 값진일인것
    같아요...으쌰으쌰^^

  • 3. 정상진
    '03.5.6 1:11 AM

    어제 큰 잔치 하시고 무지 피곤하실텐데 복습까지...1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우리나라 미풍양속인지는 알지만 엄두가 안나, 이제 그렇게 큰 모임은 못벌리겠던데요.
    시이모님이 화통하다고 하실만 하네요.
    정말 큰며느리감은 하늘에서 내리는걸까요?

    저는 김부각 튀길 때 오일 스프레이 쓰거든요.
    부각 표면에 살짝 뿌려준 후 후라이팬에 두었다가 말랑거려지는 순간에 가위로 자르면 얌전하게 잘 썰어져요. 한번 해 보세요.

  • 4. 새있네!
    '03.5.6 1:20 AM

    혜경선배랑 kimys님이랑 사이좋으신데 다 이유가 있는거 같네요.
    어머님 지극히 모시고 남편 위신서게 해 주시고 또 형수님이랑 형님을 지극히 모시는
    동생도 계시고 또 부군께선 그런 아내와 처가를 많이 위해주시고... 조금씩 혜경선배에게 감화받으면 가족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주부가 될수 있겠죠? 무엇보다 혜경선배도 예전엔 주는것도
    받는것도 싫을적이 있으셨다니 위로가 되네요. 지금 제가 그런것이 살아가는 과정인가 싶고...
    존경합니다 진심으로...

  • 5. 잠비
    '07.3.5 7:37 AM

    쯔비벨무스터 에스프레소 잔이 눈 앞에서 어른거립니다.
    그 앙증맞지만 기품있는 선.....문양.....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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