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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멀쩡한데 속은 썩어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늙은호박

| 조회수 : 11,958 | 추천수 : 146
작성일 : 2009-10-31 11:20:13
그제 늙은호박 즙을 냈습니다.
작업을 위해 호박을 씻으려고 갈라 보니
겉이 멀쩡한 호박이 속이 썩어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한 두 개가 아닌
60 개 중에서 15 개가
대부분 크기가 한아름씩이나 되는 호박이 그러니
아까움에 앞서 아연할 뿐 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호박이
속은 썩어 구더기가 우굴거리다니
그렇다고 호박에 구멍이 뚫려
벌레가 들어가거나
겉이 상해서 그런다면 그러려니 하고
이해를 할 수도 있지만
겉이 멀쩡한
그것도 한아름씩 되어
아이들이나 부녀들은 들기도 어려울 만큼 크고 무거운 호박이
보이지 않는 속이 상해서
구더기가 우그거리고 있을 줄을
누가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1,200~ 1,300팩 나올 호박즙이
집에 남겨둔 호박까지 모두 가져다 해서
900팩 나오고 말았습니다.

이번 호박즙을 내면서
겉은 멀쩡한데 속은 썩어
구더기가 바글거리는 것을 보면서
사람을 생각하게 되었고
나를 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가?
겉은 멀쩡한 호박이
보이지 않는 속이 썩어
구더기가 바글거리는 것 같이
"나"라는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남들이 보기에는 더 없이 쾌활하고
늘 웃음과 유모어와 재치를 입에 달고 살지만
보이지 않는 속은 새카맣게 썩어서
구더기가 바글거리고 있지 않은지
아무리 찬찬히 "나"를 들여다 봐도
그렇지 않다는 답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겉은 아름답게 늙어서 탄탄하고 단단한 호박이
속은 썩어 악취가 가득하며
구더기가 들끓을 줄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혹시 늙은 호박을 구입하실 분이 계시면
겉은 흠 없이 아름답고 멀쩡해도
속에는 썩어 악취가 가득하며
구더기가 바글거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줌마
    '09.10.31 11:28 AM

    제가 호박다이어트를 몇년째 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골의 친척들이 늙은 호박을 보내 주지요
    동생이 시골가면 실어서 보냅니다
    이번에 새로 온 호박을 하나 잘라보고 깜짝놀랐어요
    저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겉은 멀쩡한데 속에 구데기가 바글바글 썩어가고 있더군요
    다 잘라내니 얼마 안되더라구요
    그래도 호박죽을 쑤어 봤는데 맛이 현저히 떨어 집니다
    겉에서 보면 알수가 없어요
    지금 호박이 몇통 더 있는데 또 그런게 나올까바 걱정입니다
    조급한 마음에 다른 하나를 잘라보니 그것은 아무렇지도 않은것이였어요
    지금 잘 말려가고 있어요

  • 2. 라 캄파넬라
    '09.10.31 1:15 PM

    저두요
    추석때 호박 김치 할려고 시골에서 얻어 왔는데
    구데기가 바글 바글

    근데요
    지금까지 호박에 벌레 있다는 것 처음이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구데기가 아니었어요
    통통 튀어다니는 구데기
    외래종벌레 아닌가 추측합니다
    그런거40 중반인데 처음보고 얼마나 소름이 돋는지
    어휴

  • 3. 미소천사
    '09.10.31 1:51 PM

    그러게요.^^ 겉과속을 잘 가꾸어나가는 삶을 살아야 될텐데..마흔중반 내나이에 맞게 내면도 잘 가꾸어야 겠습니다.**

  • 4. 하늘연
    '09.10.31 3:02 PM

    그거 단호박에도 가끔 들어 있어요

  • 5. remy
    '09.10.31 4:28 PM

    그거 호박파리의 피해입니다.
    호박파리는 호박이 꽃일때 꽃술 안에다 알을 낳는데요
    그러면 그게 그냥 호박이 되면서 호박이 익으면 그 속에서 애벌레가 크는거죠..
    아직 방제방법이 없어서 몇가지 미비한 대응책이 있는데
    그중 하나 물론 호박덩쿨 주변을 파리가 없도록 깔끔하게 만드는 것과 파리유인통을 놓거나
    꽃이 피면 망사를 꽃을 감싸서 열매를 맺을때까지 파리가 덤비지 못하도록 하는거죠..
    상하거나 나쁜건 아니고 주로 씨부분부터 과육으로 파고드니까
    과육에 침범하지 않았으면 씨 부분을 도려내고 드시면 아무 문제 없다고 하네요..

  • 6. 나오미
    '09.10.31 11:21 PM

    저두 집에서 요번에 마당 한 켠에서 모종을 3개를 사서 잘 키웠는데
    누렁덩이 7덩이중2덩이가 그렇더라구요..
    올 겨울 호박범벅 해 먹을 꿈에 부풀었더랬는데..

  • 7. 시골풍경
    '09.11.1 9:59 AM

    농부님 존경합니다,,저도 시골삶

  • 8. 똥강아지
    '09.11.1 9:49 PM

    저는 갑자기 건강원앞에 쌓여 있는 호박들이 생각나네요..
    제대로 된 호박들로 즙을 짜서 팔까하는 생각들이요..

  • 9. 깍지
    '09.11.2 6:48 PM

    저도 경험있어요. 넘 잘 생긴 토종호박에서 그런일이...
    그 후론 호박과 인연을 끊었어요.

  • 10. 열무김치
    '09.11.9 6:35 AM

    집에 신데렐라 마차용 초대형 한덩이 있는데...어쩌죠 ?
    너무 커서 잡을 용기가 안 나서 하루 하루 미루고 있는데....
    갈랐는데, 속에서 뭐 쏟아져나오면...
    오마나....어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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