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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까치집

| 조회수 : 835 | 추천수 : 46
작성일 : 2006-05-20 10:07:37
산 속에 우리부부가 일하는 터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터에 거름을 뿌립니다.

남편은 뿌리고 나는 줄을 이리저리 챙겨줍니다.

혹여 거름이 줄에 묻을까봐.. 남편이 줄에 걸리지 않을까 그 때 그때의

상황에 맞게 요리조리 잘도 줄을 걷어줍니다.



신나게 돌아가던 경운기소리가 어째 이상하다했는데 남편은 벌써 경운기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무슨 일인가 싶어 나도 달려갔겠지만 눈이 부시게 푸른 이런 날에

보릿대 싱싱하게 올라오는 이 봄 날에 뒤쳐진 경운기에 뛰어갈 만한 날이 아니다.

오늘은...



밭가에 심어둔 감나무 밑에 가서 물 오른  산을 둘러봅니다.

파란 하늘 밑에 참나무가 듬성듬성보입니다.

그 참나무 사이로 까치집 세 채가 보입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그만큼의 사이를 두고...지어진 까치집 세 채..



이제 내 눈안에 까치집이 들어왔으니 경운기가 왜 고장이 났는지..

남편이 나를 언제 부른건지 그런것에는 신경을 접어두고 온통 까치집으로

시선이 고정이됩니다.



한창 물오른 참나무 까치집은 까치들의 보수공사가 한창입니다.

작년에도 저 자리에 저렇게 세 채가 있었는데 ...

이 봄 ..

까치들은 보금자리를 마련하느라고 열심히 논둑에 흙을 물어나르고 짚도 물어다가

튼실한 저들만의 집을 마련합니다.



까치집을 보고있자니 나도 저렇게 열심히 집을 장만하였던 적이 생각이납니다.

결혼 5년만에 우리만의 집을 장만하여 한 층 한 층 올라 갈때마다 꼭대기 우리집을

흐뭇한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15층의 우리집이 완성되었을때 나는 등에 업힌 우리 아이에게 참 뿌듯한

엄마였는데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물건너간 우리집..



저 까치들은 작년의 까치들일까..

아니면 자식들일까..

아니면 다른 까치가 차고 들었을까..

싸우고 헤어지고 빼앗기고 뺏기면서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살 수 밖에 없는

인간들처럼 되지말고 우리가 행복한 눈으로 바라보는 저 새들처럼...

영원히 그렇게 바라보는 새들이길 바라보면서..

까치들은 오래도록 저 집에서 행복했으면하고 바라봅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한참동안 바라보고있노라니 목이 아파 눈을 남편에게 돌려봅니다.

아직 경운기가 말을 듣지않는지 그러고 앉아 고치고 있는것을보니 괜한 마음이 꿈틀하고

올라오는것을 거두어들입니다.

이게 내가 시골에서 살아가는 나만의 방식입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데레사
    '06.5.20 11:00 AM

    시골에서 살아가려면 기계치는 안되겠죠?
    우리남편은 못도 제대로 못박는 사람인데 시골에서 누가 오라는지
    시골가서 살구 싶다구 저러고 있네요 기계의 기짜도 모르면서 말이예요
    아낙님 일철 돌아와 많이 바쁘시겠습니다. 어머님은 이제 다 나으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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