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친윤석열·친이재명 마케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대 대선 직후 치러진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만 해도 여야 후보들이 각각 윤 대통령,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던 것과 대조된다. 두 정치 지도자에 대한 ‘비호감’ 여론을 고려한 선거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당 후보들이 각각 ‘윤석열·이재명 마케팅’에 소극적인 이유는 두 사람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들은 이번 선거를 ‘윤 대통령 대 이 대표’의 대리전으로 치르려는 당 지도부와는 이해관계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를 ‘윤석열 대 이재명’의 선거로 만들어버렸지만, 후보 당사자들은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성격이 강한 구청장 선거의 특성상 중앙당의 그런 전략을 따르기가 어렵다”며 “다만 국민의힘 공보물에서 윤 대통령 마케팅이 사라진 것은 민심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말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강서구 유권자들에게 보낸 10장짜리 선거 공보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윤석열 정부’라는 단어가 없다. 대신 ‘집권여당의 힘 있는 구청장’이라는 문구를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핫라인이 있는 후보’라며 김 후보와 윤 대통령의 인연을 강조한 것과 대조된다.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는 ‘윤석열 정부 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진 후보는 선거 공보물에 “윤석열 정부에서의 퇴행과 독선, 국민의힘의 반칙 공천을 보며 출마를 결심했다”며 “반칙으로 퇴장당한 선수가 다시 선수로 뛰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진 후보는 파란색 유세용 점퍼를 입고 유세하고 있다. 다만 진 후보의 공보물에도 이 대표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이 대표가 진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하는 사진이 공보물에 담겼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진 후보는 공보물 곳곳에 당 상징색인 파란 유세용 점퍼를 입은 사진을 배치했다. 진 후보는 자신의 SNS에 “진짜 일꾼”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지역 현안이 아닌 중앙 정치 의제를 언급하는 일은 되도록 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