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강아지가 떠났다는 글 읽고 생각이 나서 적어요.
작년에 우리개가 떠났을때
전 애들이 어리고 충격받을까봐 집에선 크게 소리내 울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새벽에 숨멎은거 확인하고
아침에 일어난 애들한테 ㅇㅇ이 갔다고 말해주고
회사 월차내고 애들 학교에 전화해 결석처리하고
그길로 바로 시외에 있는 장례식장에 갔지요.
어찌보면 슬픔보다도 기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데
더 신경이 곤두섰던거 같아요.
화장터에 들어간 아이를 기다리며 대기실에 있는데
상복을 차려입은 어느 가족이 들어왔어요.
우리가 대기실 자리를 뜰 때까지 방에서는 오랫동안 곡소리만 나더군요.
유골 받아서 마무리 하고 차에 올라타면서 보니
화장터에 보내놓고 나와있는지 마당 구석에
그 일행 중 한 여자분이 있었어요.
짙은 화장에
한 손엔 담배를 들고
퉁퉁 부은 눈은 허공을 향한 채
멍한 표정으로 쪼그려 있던 모습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전 한창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속에서 덤덤하게 있다가
가끔 온전히 혼자서 우울할때
항상 곁을 지켜주던 우리 강아지 빈자리 보면서 울곤 해요.
강아지들은 너무나도 쉽게 우리에게 조건없는 사랑을 주고
마음을 무장해제 시켜놓고는
이다지도 금방 훌쩍 떠나버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