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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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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부부의 평화로운 추석 연휴

별거있나 조회수 : 6,368
작성일 : 2023-09-29 10:05:08

 

아이들 다 독립해 나가고 친정어머니와는 지난 주말에 아버지 뵈러 납골당 다녀오고 시댁은 내일 만나서 식사하기로 한터라 어제 오늘은 부부끼리 조용히 지냈어요 

송편은 집앞에 너무나 맛있는 떡집이 새로 생겼는데 떡집 여사장님과 급 친해져서 이웃사촌이 되는 바람에 아주 예쁜 송편, 깨가 한가득 든 송편도 거기서 미리 주문하고 픽업하러 갔더니 떡집 여사장과 베프가 된 바로 옆 국수집에서 전을 바로 부쳐서 팔길래 송편과 전은 그렇게 해결!

떡집에서 떡사면 전은 1000원 할인 ㅎㅎ

 

연휴 첫날,

점심은 송편과 전으로 가볍게 때우고 백만년만에 홍대로 갔어요 

지하철 2호선이 바로 앞이라 타고 갔는데 지하철 안에 나이든 분들이 싹 사라지고 그나마 50대인 저희가 제일 노령층 ㅎㅎ

남편이 노인분들이 안 보인다고 하길래 다들 집에서 음식 하시든가 추석명절 호스트를 하고 계시겠지 했죠 

다들 놀러간다 어쩐다 해도 82나 주변을 보면 여전히 명절 챙기는 집들이 은근 많은 것 같아요 

오늘 아침 일찍 동네 숲에도 다녀왔는데 보통 이른 아침엔 어르신들이 반 이상인데 어르신들 싹 사라짐 

 

어쨌든 홍대에 내려서 소극장까지 찾아가는데 와.. 거기는 딴세상이더군요 

외국인들 반, 한국(다른 아시안일 수도) 젊은이들이 반이 물결처럼 떠밀려 다니는데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이 상당히 튀네요 ㅎㅎ

길거리 간판도 한글은 뜨문뜨문.. 언뜻 보면 무슨 태국 시장 길거리 걷는 기분

그래도 간만에 옛날 뽑기 팔던 곳에서나 보던 낮은 의자에 다닥다닥 붙어앉아 코 앞에서 신나게 연기하는 배우들과 주거니받거니 빠져들다보니 불꺼진 후에 무대인사 하러 나올 때는 아는 동네 이웃같은 친근감이 어느새 생겨서 이게 연극의 맛이지... 박수치며 흐뭇하게 나왔어요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역시 저희가 제일 노인 ^^

자리가 건너편에 하나씩 나서 따로 앉았는데 역을 지나면서 남편 옆에 자리가 났지만 저는 생각없이 그냥 앉아 갔는데 어느 역에서 제 옆자리 사람이 일어나니 남편이 얼른 일어나 제 옆자리로 와서 앉는 걸 보고 속으로 살짝 뜨끔... ㅎㅎ

바글거리는 아이들 속에 있다가 집에 오니 숨통이 트여요~~

오는 길에 심심풀이 강냉이 한봉다리 사와서 간단히 저녁 먹고 각자 영화 한편씩 보고 같이 또 다른 영화 보고..

연휴 둘째날인 오늘도 저희 집엔 적막도 흐르고 음악도 흐르고 간간이 영화 대사 소리도 들리고 커피머신 돌아가는 소리도 들립니다 

 

 

 

 

 

IP : 193.36.xxx.68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23.9.29 10:15 AM (39.125.xxx.53)

    여유로운 휴일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남은 연휴도 평화롭게 잘 보내세요~

  • 2. 네~
    '23.9.29 10:19 AM (193.36.xxx.63)

    저도 명절이 정신없던 시절이 있었는데 또 이런 때도 있네요
    양가 어르신들도 이제 연로하셔서 그런가 모여서 뭐 해먹고 이런거 다 귀찮으신듯
    기름진 거 소화도 안되니 드시고 많이 드시지도 못하시고..
    82님들도 추석 연휴 잘 보내셔요~

  • 3. ...
    '23.9.29 10:20 AM (114.204.xxx.203)

    우린 원하는대로 ...
    남편은 시숙네로 가고
    난 집에서 쉬고
    애는 출근

  • 4.
    '23.9.29 10:38 AM (223.33.xxx.25)

    추석 아침 모처럼 8시까지 늘어지게 잤네요
    자식들은 연휴중 하루 날 잡아 외식하기로 하고 부부만 아침 먹고 매일 루틴대로 둘레길 산책 나왔어요
    공기도 좋고 상쾌한 기분이네요

  • 5. 50대 부부
    '23.9.29 10:42 AM (39.124.xxx.23) - 삭제된댓글

    우리도 어제는 명동, 광화문쪽 놀러가고(외국인이 너무 많더라는)
    오늘은 집에서 내내 TV 보고 있어요.
    전이랑 송편 사온 거 먹었더니 느끼 해서 신라면 레드 끓여먹구요.
    이번 추석은 볼 영화도 없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나 볼려구요.

  • 6. 다 때가 있나봐요
    '23.9.29 10:55 AM (192.109.xxx.46)

    아이들 어리고 저도 부모님도 힘이 넘칠 때에는 애들 한복 입히고 뭔가 보여주고 싶고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 음식도 신나게 하고 델고 다니고 할머니 할아버지랑 깔깔 시끌법썩한 모습 보고 좋았는데 아이들도 성인되고 부모님들도 집에 계시는게 제일 편하다고 하시니 전화나 비디오콜로 안부나 나누고 그러네요
    그동안 먹을 거 다 만들어보고 먹어보고 그래서인가 이제는 그냥 편안하고 조용한 이런 시간이 좋아요 ^^

  • 7. 50대 부부
    '23.9.29 11:04 AM (39.124.xxx.23) - 삭제된댓글

    저도 젊고 힘이 넘칠 때는 시부모님까지 글고 다니며 추석때 해외여행도 다니고 했는데, 이젠 다들 아프시고 뭘 해놔도 먹을 사람도 없네요.
    그리고 수요일부터 또 출근해서 일하려면 연휴에는 충분히 쉬어야 할 것 같아요.

  • 8. 저도요
    '23.9.29 11:17 AM (218.155.xxx.188)

    명절 외식한 지 십년도 넘었는데요.
    이번은 외식도 없이 어제 잠깐 시댁 두시간 다녀왔고요.
    오랜만에 집 온 애들이랑 남편이랑 외식하며 수다떨고 전시회 봤어요.
    직장, 학교 때문에 떨어져 있던 아이들은 집와서 지금 늦잠 자고 있고..
    전이나 송편은 사다놨고요.
    예전엔 우리 식구 먹을 거 조금 했었는데 음식도 안했네요 이번엔.


    어제 시댁선 남편이 설거지하고
    애들이랑 시엄니랑 저랑은 수다떨고 ㅋ
    새댁시절부터 사연없는 집 없고 저도 그랬지만
    그 시절 다 꿈 같아요.

    그냥 다 평화롭네요..

  • 9. ..
    '23.9.29 11:22 AM (211.204.xxx.68)

    굿 !!!!!!!!

  • 10. 50대부부
    '23.9.29 11:25 AM (39.117.xxx.170)

    여기서 알려준 남산골한옥마을 어제 가보니 볼거리 즐길거리 있어 좋은구경하고 연휴가 기니깐 서울둘레길다녀볼려구요

  • 11. 소소
    '23.9.29 11:30 AM (59.9.xxx.23)

    홍대소극장 정보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도 공연보고 싶어요

  • 12. 좋은날
    '23.9.29 11:30 AM (125.187.xxx.44)

    사람 많은 거 싫어하는 저는
    소중하고 귀한 가을 날을 즐기는 피크닉 다녀왔습니다
    푸른 나무숲속에서 커피 마시고 뒹굴뒹굴
    누워 하늘보고 까무룩 졸기도하고
    그랬어요
    바람은 또 오찌나 부드럽고 상쾌하던지...

  • 13. 서울에
    '23.9.29 12:15 PM (192.109.xxx.166) - 삭제된댓글

    은근 갈 곳이 많죠
    특히 강북은 구석구석이 볼거리 풍성, 계속 다녀고 가고픈 곳이 계속 나와요 ㅎㅎ
    안국동, 삼청동, 북촌, 서촌, 성북동, 정릉, 부암동, 용산과 이촌동, 성수동, 연남동,…
    또래분들의 연휴도 모양새가 많이 비슷한듯 합니다

    어제 연극은 ‘망원동 브라더스’를 봤어요
    홍대 제이엘씨어터에서 봤는데 연기 좋고 노래 좋고 관객과 합도 좋았어요
    제가 외국에 오래 살다보니 놓친 것들이 많아서 이번 가을엔 그동안 보지못한 연극 좀 파보려고요 ㅎㅎ
    화면으로 보는 것과 달리 실제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생생한 단 한번의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이 매력이죠
    다른 분들은 ‘2호선 세입자’ ‘당신만이’도 많이 보시고 아이들 있는 집은 ‘내일은 내일에게’ 좋아하고요
    공포추리극도 여러개 있던데 저는 그쪽은 취향이 아니라서..
    지금 손꼽아 기다리는건 이번 주말에 볼 ‘3일간의 비’예요
    배우들의 연기, 각본, 연출이 다 기대만땅입니다

  • 14. 서울에
    '23.9.29 12:16 PM (192.109.xxx.165)

    은근 갈 곳이 많죠
    특히 강북은 구석구석이 볼거리 풍성, 계속 다녀도 가고픈 곳이 계속 나와요 ㅎㅎ
    안국동, 삼청동, 북촌, 서촌, 성북동, 정릉, 부암동, 용산과 이촌동, 성수동, 연남동,…
    또래분들의 연휴도 모양새가 많이 비슷한듯 합니다

    어제 연극은 ‘망원동 브라더스’를 봤어요
    홍대 제이엘씨어터에서 봤는데 연기 좋고 노래 좋고 관객과 합도 좋았어요
    제가 외국에 오래 살다보니 놓친 것들이 많아서 이번 가을엔 그동안 보지못한 연극 좀 파보려고요 ㅎㅎ
    화면으로 보는 것과 달리 실제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생생한 단 한번의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이 매력이죠
    다른 분들은 ‘2호선 세입자’ ‘당신만이’도 많이 보시고 아이들 있는 집은 ‘내일은 내일에게’ 좋아하고요
    공포추리극도 여러개 있던데 저는 그쪽은 취향이 아니라서..
    지금 손꼽아 기다리는건 이번 주말에 볼 ‘3일간의 비’예요 (일요일이 막공이라 슬퍼요ㅠ)
    배우들의 연기, 각본, 연출이 다 기대만땅입니다

  • 15. 에휴
    '23.9.29 12:34 PM (101.235.xxx.36)

    50대 부부의 모습이 어찌 이리 다른가요..ㅠ
    결혼도 늦고 아이도 늦고 이제 중딩 딸램 하나 있는데 위로는 홀로된 양가 어머니들..
    어제 하루종일 갈비찜이며 국이며 전이며 해서 오늘 나침 시댁에 와서 아침 차려 먹고 조금 후에 친정갑니다.
    너무 지겨워요.ㅠ

  • 16. 부럽네요.
    '23.9.29 2:06 PM (175.223.xxx.104)

    저도 오십대인데 명절 풍경은 완던 반대.
    곧 아들이 결혼하는데 낀세대의 애환이 서글퍼요.
    양가어른 챙겨야지 새사람 들어 오면 어려운 손님이지..


    며찰 장보고 지지고 볶고
    오늘도 새벽겉이 일어나 나물이랑 잡체 해서
    부랴부랴 시댁에 와서 숨돌릴새 없이 차려서 먹고...ㅠ

    낀 세대로서 다 같이 즐거운 명절 보내기 묘수가
    필요한 세대입니다.

    편안한 명절 연휴행복하세 보내세요.

  • 17.
    '23.9.29 2:21 PM (193.36.xxx.69)

    제 아이도 여친이 있고 비혼 생각은 없으니 언젠가 결혼은 하겠죠?
    선배나 친구들도 아이들 결혼시키니 명절이 또 달라지긴 하더라고요

    지금의 이 평화는 낀 세대의 낀 평화가 되려나요? ㅎㅎ
    일단은 즐길래요
    그때 일은 그때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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