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제가 베르너를 만나기 전에 구입한 것이랍니다.

고수의 기본은 칼질인데....저는 아직도 칼질을 잘 못합니다.
고수님들은 음식 맛이 죽는다고 기피 하신다지만 고수가 못되는 저는
채칼에 많이 의지하게 되죠.
이것저것 다 양이 안차던 차에
南大門女로 통하든 후배를 통해 남대문에서 구입한 베르너입니다.
나중에 더 좋은 채칼을 만나게 되겠지만...꼭 그리 되었으면....현재로선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 애용하는 채칼이죠.

베르너채칼의 장, 단점은 이미 워낙 많이 나온 이야기이니 생략하고
이번 유자 시즌에 이 채칼로 만든 유자차 보여 드릴게요.
매년 유자차를 담는데요.
올해는 무려 20키로, 150개의 유자를 손질했어요.
제가 산 건 아니고 고흥 나라도가 고향인 거래처분이 선물로 유자를 보내셨더군요.
처음 받은 한 박스는 노란 것이 흠 없이 고왔는데....두번째 받은 이번 유자는 흠이 많아요.
비료나 농약 없이 앞마당에서 막 자란 유자라 그렇답니다.

유자를 채칼위에 올립니다.

한 번 두 번 갈아주고 방향을 슬슬 돌려가며 갈아 줍니다.
그럼 이렇게 유자의 노란 겉 껍질만 슥슥 갈아내게 되죠.
이때 초보자는 손 베지 않도록 조심 하셔야 해요.
저는 150개의 유자를 갈았어도 전혀 다치지 않았지만...칼날이 날카로우니
그래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모과 썰기 힘들잖아요.
모과도 이렇게 안쪽의 단단한 씨부분이 나오기 전까지
돌려가며 채 썰기 해주시면 너무너무 간단히 모과차 담을 수 있어요.
채 썬 모양이 가늘고 일정해서 차를 낼 때 모양도 더 예쁘고 우러나기도 더 잘하죠.

이제는 하얀 속껍질과 과육을 분리해 주세요.
이 하얀 속껍질이 들어가면 쓴맛이 나는 유자차가 된다죠.
그래서 노란 겉껍질만 돌려깎기 해서 채 써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사실 무척 번거럽거든요. 돌려 깎고 다시 모아 채 썰고....
저처럼 채칼로 하시면 10키로 1박스도 쉽게 만들고 색감이나 맛이 훨씬 뛰어난
질 좋은 유자차가 된답니다.
씨를 빼낸 과육은 안 쓰는 것이 좋다지만 너무 아까우니 저도 그냥 씁니다.
씨 빼고 쫑쫑 다져 넣었어요.


설탕 뿌려 하룻밤 재웠습니다.

결과물 유자차와 청주 넣은 유자씨 스킨입니다.

과육을 섞기 전 겉껍질 색감이 너무 예뻐서 따로 한 병 담아 두었어요.
오렌지나 레몬제스트 대용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싶어서죠.

바로 사용해볼 아이템이 생기더군요.
시어머님 옛 직장 동료분들이 오신다고 해서 디저트 만들어 두고 출근 했어요.
생명수님의 오렌지 요구르트 케익을 유자로 대체, 설탕량 줄여서 만들었는데...
상큼한 유자 향이 참 좋아요.

베르너 채칼의 구성입니다.
1.6, 3.5, 7mm 사이즈의 채 썰기 판 3개와 두꺼운 것과 얇은 두 가지의 원형 썰기가
한판에 양면으로 들어 있어요.

당근과 무로 각각 채 썰어 봅니다.
.


쌈용 무를 궁금해 하시기에 실습 해봤어요.
원형썰기 양면중에 thin으로 합니다.
비교적 둥글게 잘 썰리는데...시판용 쌈무보다는 조금 두껍게 나옵니다.
사이사이 반쪽자리가 나오기도 하네요.


너무 굵은 무를 사용하니 거의 이렇게 반쪽자리로 나옵니다.
채칼의 범위 내에서 오고 가기 편한 굵기의 무가 깨끗한 원형으로 나오는군요.
그래서 쌈무 만드실 땐 가급적 무 길이는 길되 지름은 작은 것을 고르세요.
무가 큰 것 밖에 없다면 무의 지름이 작아지도록 주변정리를 해줘야 할 것 같아요.

뒷면 thick으로 하니 너무 두껍게 나오네요.
이건 어떤 용도로 써야 할지.....

채칼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아요.
보다 더 안전하고 , 슬림하고, 저렴하며, 깔끔한 단면을 자랑하는 채칼이
언제가 우리 주부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 졌으면 좋겠어요.
사족 : 이 글은 새로 구입하시기보다는 가지고 있는데 사용빈도가 낮은 분들을 위해
활용법의 예시로 올리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