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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여름엔 이게 왓따야

| 조회수 : 10,928 | 추천수 : 5
작성일 : 2018-06-12 05:57:55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고독이 인사드립니다. 

저는 그럭저럭 무탈하게 살고 있습니다.
실미도 생활도 이제 거의 끝이 보여갑니다.
둘째가 곧 만 두살이 되거든요. 

키톡에 올라오는 글은 항상 빼먹지 않고 읽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명왕성으로부터 키톡에 글을 올려보자는 회유? 격려? 혹은 협박^^ 성 이메일을 받기도 했는데 그 숙제를 이제야 합니다.

얼마전에 제가 자주 가는 중고물품 가게에서 빙수기(ice shaver)를 발견하고 단돈 5불에 득템했지뭐에요.
마침 집에 한봉지 남아있던 팥을 삶아 조리고
콩가루 대신 미숫가루
연유대신 우유만 부어 완성한 초초초 간단 팥빙수 되시겠습니다!

이것 저것 고물이 많이 들어간 화려한 팥빙수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간단한 팥빙수도
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먹으니 그 맛에 감동하여 눈물이 찔끔나더라고요.
제가 사는 곳은  소년공원님이 사시는 명왕성에 비교하면 지하철 역세권 정도는 되는데 
그래도 팥빙수는 정말 귀한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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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사진 말고는 키톡에 올릴만한 사진이 영 없네요.
그래서 오늘은 소중한 제 물건 한 가지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요 아래 이 촌스런 박스가 바로 저의 보물, 레시피 박스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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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레시피’라는 말도 아는 사람들만 아는 ‘용어’였던 시절
독거처자였던 저는  82에 올라오는 밥상들을 보며
언젠가 나도 내 살림이 생기면 저렇게 우아하게 밥상을 차려먹어야지 하는 결심으로
레시피들을 적어 모아 두었지요.
지금이야 폰으로 10초 이내에 원하는 레시피를 찾을수 있는 때가 되었지만
불과 10년 전만해도 82쿡에 접속하려면 굳이 컴퓨터를 켜야 했으니까요

저도 지금은 저 박스에 들어있는 레시피 카드보다 폰으로 검색을 해서 볼때가 더 많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차곡차곡  청운의 꿈을 품고 하나하나 모은 카드라서
이 박스를 볼때면 
볼때마다 뿌듯하고 그 시절의 제가 생각나 애잔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몇개만 뽑아봤는데
하나하나 훑어보면 82의 명불허전 레시피들이 가득하고
추억의 닉네임들이 소환되며
그 분들이 올렸던 그때 그 글과 사진들이 머릿속에 자동으로 떠오른답니다. 

82에는 큰 빚을 지고 있는것 같아요
키톡과 살돋에서 살림을 배웠고
자게에서 인생을 배웁니다.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82쿡 이라지요.

곧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네요.
이 시간 
애써 긴장을 누르고 있을 한 젊은이를 멀리 미국에서 응원합니다.

어렸을때 읽었던 책 중에
일제시대때 활동하신 어느 신부님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때 그 신부님께서 신학생때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공부하러 가신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때 그 어린 마음에도 어떻게 기타를 타고 유럽까지 갔을까? 하고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나요.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이야기 같이 비현실적으로 들렸던 기억

비현실이 현실이 되려하는 순간을 우리가 살아가고 있네요.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주
    '18.6.12 7:41 AM

    고독이님 팥빙수 계절입니다
    팥도 잘 쑤고 글씨도 예쁘시고~
    즐거운 혼커되세요

  • 고독은 나의 힘
    '18.6.18 11:51 AM

    진주님.
    글씨 잘쓴다는 말씀에 (비록 동의는 못하지만) 그래도 방긋 웃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2. 테디베어
    '18.6.12 12:34 PM

    먼~ 명왕성에서 실미도 얼릉 벗어나시고 자주 예쁜 요리 보여주세요^^

    고독님 글 보니 팥빙수가 먹고 싶네요~

  • 고독은 나의 힘
    '18.6.14 1:39 PM

    테디베어님
    글 자주 올려주셔서 읽을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 3. 주니엄마
    '18.6.12 12:45 PM

    레시피박스 ......준비를 많이 잘 하셨군요 너무 멋져요
    실미도의 풍요로운 식생활 기대할게요

  • 고독은 나의 힘
    '18.6.14 1:38 PM

    주니엄마님
    저도 주니엄마님 못지 않게 오랫동안 좋은 사람을 준비하며 기다렸다가
    나타났을때 한눈에 알아보고 꽉! 물었답니다.

  • 4. 쩜쩜쩜쩜
    '18.6.12 5:10 PM

    고독은 나의 힘님~
    정말 오랜만이시네요~@@^^
    육아에 정말 고생 많으세요ㅡㅠ
    손글씨 레시피 너무 정감 가네요~~
    두 개가 저도 아직 애용하는 메뉴네요~^^

  • 고독은 나의 힘
    '18.6.14 1:37 PM

    쩜쩜쩜쩜님
    82 추억의 메뉴들 언젠가 한번씩 다 소환해서 글 올려보는건 어떨까요?
    반가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5. 소년공원
    '18.6.12 10:20 PM

    역세권 거주자 고독은 나의 힘 님!
    오랜만에 오시니 더욱 반가워요 :-)

    빙수기는 야드세일에서 사야 제맛이죠 ㅎㅎㅎ
    저희 집에도 두 개나 있어요.
    여름엔 커피에 얼음을 갈아 넣어도 좋고 냉면이나 콩국수 위에도 얼음을 갈아서 얹어주면 쵝오!

  • 고독은 나의 힘
    '18.6.14 1:36 PM

    소년공원님
    제가 소년공원님의 회유성 이메일을 받고선 실행에 옮기지 못해 계속 머리 안감은 것처럼 찜찜했자나용..
    드디어 개운~해졌습니다.

  • 6. 유지니맘
    '18.6.13 5:17 PM

    잘 지내시지요 ...
    오늘은 이곳 지방선거날입니다 ..
    한시간도 남지 않았군요
    어제 북미회담 그 감동을 마음껏 느끼지도 못하고
    묵직한 마음이였는데
    시원한 팥빙수 원샷 때리고 흔적 남기고 갑니다 ..
    모쪼록 건강히 잘 지내시구려 ..

  • 고독은 나의 힘
    '18.6.14 1:34 PM

    든든한 유지니맘님
    반갑습니다.
    몸은 미국에 있어도 항상 한국 뉴스를 보고 한국에 마음을 두고 있으니
    저는 이도 저도 아닌 경계인인것 같아요.
    그래도 지방선거 소식에 마음을 좀 놓아봅니다.
    유지니맘님 존재만으로 그냥 든든합니다.

  • 7. Harmony
    '18.6.13 7:26 PM

    반가와~요, 고독이님! 꼬맹이가 벌써 두돌이나 되고@@~세월이 잘도 가네요.^^
    애기들 둘 데리고 하루가 정신 없을텐데
    그와중에 이렇게 자가제조 팥빙수도 만드시고
    팥이 듬뿍 들은게 정말 담백하니 맛나겠어요.
    요거 그대로 잘 섞어서 긴얼음틀에 소독저 꽂아 냉동고에 재우면~
    시판 BXX 보다 맛난 큰형님 아이스케키 되겠습니다.ㅎㅎㅎ
    팥 있는데 저도 큰형님아이스케키 자가제조 해야겠어요.
    그리고 꼬맹이가 어떻게 컷을까 궁금 궁금~곧 보여주시와요^^ 

  • 고독은 나의 힘
    '18.6.14 1:30 PM

    하모니님.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볼 생각은 못했는데.. 좋은거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그 팥 아이스크림 엄청 좋아했거든요.. 여름이면 상어모양이랑 수박모양 아이스크림.. 그리고 그 팥 들어간 아이스크림 이거 세개로 살았는데.. 여기선 넘나 귀한 것이 되었네요.

  • 8. 프레디맘
    '18.6.14 12:08 AM

    오랜만이에요! 디트로x8T 에 가신다던 거 같았는 데..
    저는 며칠전 중국집(싱가포르 요리) 갔다가 "아이스 카창" 이라고 말레이시아? 팥빙수 같은 걸 먹고 왔어요. 으스스 비바람에 추운 날인데 깜박하고 왜 시켰나 후회 했지만( 옆에 중국계 할머님들이 자꾸 안춥나 애들 안춥냐 물어보시더라구요 ㅎ) 아이들도 팥 맛 보라고 주면 다 건져내고 거부하고.. 이런 팥빙수 기억들을 만들고 왔어요 ㅎ. 제 막내 챨리도 21개월쯤 들어가요!

  • 고독은 나의 힘
    '18.6.14 1:32 PM

    프레디맘님.
    지금 호주는 겨울이라 한참 춥겠네요
    21개월! 한참 떼쓰고 말 안들을 때네요.. 저희 딸아이도 저희집 조폭이에요... 두돌 반만 되어도 좀 괜찮아지겠죠?

  • Harmony
    '18.6.14 8:44 PM

    고독님이 나타나시니 프레디맘님도 오시고^^ 반가와요.
    찰리 태어났다고 사진 잠깐 보여주고는 1년~
    21개월이면 넘 이쁠 때 이겠네요. 걸어다니며 말썽도 한창이겠어요. 프레디, 이자벨, 찰리. 세 아이들을 잘 건사하시고 재미나게 인생을 사시는 것 같아
    칭찬드려요. 제가 셋 키워봤거든요 ㅠㅠ 미국도 모자라 멀리 남미에도 하나 가 있어서 막내애 보러 저도 잠깐 출타 합니다.
    마당에 심은 과실나무들은 잘 크고 있나요? 강아지들도....도대체 건사하는 식구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루가 모자라겠어요. 거기다 봉사까지. 하여튼 존경스러운 프레디맘님.^^

  • 9. 도전
    '18.6.14 12:59 PM

    반갑습니다~ 첫째 애기 임신중이다는 글 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둘째가 두돌이라니....
    세월 정말 빠르네요 ㅎ

    고독님 글 보니 저도 팥 삶아야겠어요~ 빙수는 옛날 얼음빙수가 갑입니다~

  • 고독은 나의 힘
    '18.6.14 1:28 PM

    안녕하세요 도전님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에 마음이 급해서 팥이 좀 덜 퍼졌어요. 푹 퍼지지 않고 살짝 서걱거려요.
    맛있게 조려서 맛있게 해드셔요

  • 10. 초록하늘
    '18.6.14 7:58 PM

    첫째 실미도
    둘째 실미도
    이제 실미도 입성 끝난겁미꽈??

    명왕성이시니 도시락이... 쿨럭~~

    저도 집에 팥 한봉지 있는데 삶아야 겠어요.
    오늘은 오이지 했으니 좀 쉬고요. ㅡㅡ

  • 11. 바람의노래
    '18.6.16 7:00 PM

    추억의 레시피 카드~ 뭔가 아련하네요. ^^
    요즘 빙수 생각이 종종 났는데 빙수 보니 반가워요.
    제가 사는 천왕성에는 빙수 가게는 물론 빙수 재료도 없답니다.

  • 12. 솔이엄마
    '18.6.19 9:02 AM

    고독님, 오랜만이에요~~~ ^^
    아기가 벌써 두돌 되는거에요? 이쁘겠다~^^
    이쁜만큼 손도 더 갈텐데... 직접 팥을 삶아서 팥빙수도 해드시고 장해요~ ^^
    바쁘시겠지만 자주 소식 올려주세요. 저도 곧 찾아올께용. ^^
    멀리서 늘 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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