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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토요일 아침.

| 조회수 : 1,579 | 추천수 : 46
작성일 : 2007-09-08 11:31:52
휴일을 맞이하여 어딘가 무조건 가고싶어하는 아들을 데리고
남편더러 시댁에 가라고 했습니다.
(저는 일때문에 움직일수 없는 상황)
시댁도 시골이라 어른들 자주 뵙지 못하고
항상 농사일로 바쁘고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만 하시던 분들이라
가뭄에 콩나듯 삼겹살 사서 가면 좋아하십니다.
별로 못느끼다가 내 새끼가 커가면서 드는 생각이
우리가 나중에 늙었을때가 자꾸 생각됩니다.
아들 얼굴 보고싶지 않을까...내가 늙어 아이가 곁에 없으면 얼굴이 자꾸 보고싶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며늘보다 아들을 보내주려고 남편한테
당신이 가서 얼굴이라도 뵈드려라..그게 효도다...하니 기분좋아하며
갈려고 폼 다잡았더니
어머니께서 지금 농사일로 너무 바쁘셔서 좀있다 오라 하시네요.
우리 어머님,아버님 제가 참 좋아합니다.
두분도 저를 참 좋아하십니다.
그런데요,전 좋아하기만 했지 정말 잘해드려야겠단 생각은 별로 못했어요.
아니 안하고 그냥 좋아하면서 살기만 했어요.
그런데 얼마전 여기 시어른들에 대한 글들을 읽으면서(경빈마마를 비롯한)
정말 우리 아버님,어머님이 가슴 깊숙이...나를 낳아준 부모님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고생으로 인생 절반이상을 살아오신 분들...
그러면서도 자식들한테 뭐하나 더해주지 못해 애쓰시는 분들...
과연 내가 지금 내위치에서 정말 저 어른들한테 해줄수 있는게 뭔가..를 생각했어요.
계속 생각중이예요.

시댁에 갈 상황이 안되자 남편이 처가를 가겠다네요.
(지난번 도배,장판 해드렸던)
저희 엄마..우리남편 참 좋아합니다.
연한배 같다고 합니다.
아직 벽공사가 마무리 안돼서 남편과 아이가 가면 어수선하지 않겠냐고,
노인네가 누구 밥하는것도 힘들것같아 어제 전화로 물었더니
엄마는 바로 흥분부터 하십니다.좋아서..
안그래도 남편과 아들이 보고싶었다 하십니다.
그러시면서 이서방이 뭘 잘먹제?하고 물어보십니다.
제가 그냥 고기 잘먹지뭐..(삼겹살,불고기같은 육류를 생각하여)
그랬더니 그라면 가잠 찌져 놔야겠다??하십니다.
건조된 가자미...엄마는 고기를 생선으로도 이해하십니다.
오늘 아침 벌써 앞마당에 채소를 솎아 놓았다고 합니다.
이서방이 비빔밥 좋아해서 해주려고...
참 엄마다...싶습니다.
딸도 안가고 사위만 간다는데도 저렇게 좋아하시는 엄마가 참 기쁩니다.
마눌 안가는데도 처가가서 쉬겠다고 포도 한박스 사가지고 간다며
룰루랄라 가는 남편도 참 사랑스럽습니다.
저희는 차가 없어서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데도 아들과 여행삼아 방금 떠났습니다.

오늘은 저혼자 독수공방 하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크리스티나
    '07.9.8 9:02 PM

    개울물님!시어른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참 예쁘시네요. 남편분도 친정 부모님께 잘 하시는거 같구요. 아내없이 남자들이 선뜻 처가집 가기가 쉽지 않을건데요. 두분다 넉넉한 마음씨를 가지신거 같아요. 앞으로도 행복한 가정 되세요.

  • 2. 시냇물
    '07.9.9 11:59 PM

    원글님!! 참 좋은 며느리시군요. 저도 시부모님 참 좋아하고 생각하면 눈물이 많이 난답니다.
    울 신랑이 사업한단고 저를 비롯해 시부모님들 가슴 참 많이 아프게 했어도( 지금도 여전히..)
    용돈까지 주시면서 싫은 내색 한번 안하시는 분들이지요. 제가라도 은혜 갚으려 열심히 살고
    있답니다. 연세 많으셔서 이땅을 이별하실 때 전 무지 많이 울 것 같네요.
    계실 때 잘해드려야하는데 살기 급급해서(가장 노릇합니다) 맘 뿐이지만
    두 분 생각하면 참 좋은 분 만난 전 부모 복을 타고났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계실 때 정말 정말 효도 비슷한 거라도 해 드려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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