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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8/11 두물머리 텐트촌 주민일지

| 조회수 : 2,382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8-12 10:10:45
두물머리를 행정대집행으로부터 지키기위해 두물머리 텐트촌에 입주한 주민들이 돌아가며 일기를 쓰기로 했어요.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이제까지의 일지, 앞으로의 일지를 카페에서 감상하실 수 있어요.

 
 
 
텐트촌 주민, 봄날님의 일기예요.
원본;  http://cafe.daum.net/6-2nong/RZVH/39  
 

2012.8.11

오전 9시

<강변에서 블랙퍼스트>

오예~ 부럽죠 부럽죠 부럽죠?  

오전 10시

<두물머리 흥신소 워크샵>

배경 음악: 예초기 돌리는 소리

배경 냄새: 점심식사에 쓰기 위해 바질 다듬으면서 나는 강렬한 냄새.

이곳에 방문한 중 궁금한 사람들의 뒷조사라는 흥미롭기 짝이 없는 미션에 다들 눈이 똘망똘망. 의뢰인이 누구인지는 희망에 따라 공개 여부 결정. 뒷조사 결과는 무조건 공개하기로. 어떤 의뢰를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이것은 윤리강령에 어긋나는 뒷조사는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보임.

흥신소 일원의 자질에 관해서도 장시간 논함. 집요함, 잠복 능력, 강렬한 눈빛 등등. 일원들이 여러모로 자질 미달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샘플을 한 명 선정하여 파일럿 뒷조사를 하기로 함.

보안유지를 위해 이번 조사의 첫 대상과 흥신소 작당들의 사진은 비공개하는 걸로.

오전 11시

<타로 카드>

연애운 전문. 봄날의 연애 스토리는 뭘까나.

오후 1시

<토마토위드스파게티>

런치는 이탈리아인 돈치오의 토마토위드스파게티. 모두들 먹으면서 딜리셔스, 액설런트, 판따스틱을 연발.

오후 3시

<세상에서 제일 멋진 소사들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지금 두물머리 캠프촌의 일상을 지탱하는 일등공신은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운영팀들. 이 땡볕에서 설거지대, 샤워장, 그늘천막 만들고 무성한 풀들 정리하여 길을 내며 동서남북 분주하더니 급기야 오늘은 빗물 막는다고 저온고 높은 곳에 올랐고, 내일은 우물을 판다며 낮은 곳으로 임할 작정.

이들은 며칠 동안 차양막으로 오늘은 예초기로 불리움.

오후 아무 때나

<두물머리 미장원&이발소 성황중>

오후 3시

<인터뷰>

혼자 몰래 그늘에 앉아 쭈쭈바 먹고 있는 내게 서동일 감독님이 다가와 인터뷰 시도. 이분은 팔당 두물머리에 관해 3년 동안 다큐멘터리를 찍고 계심. 꾀죄죄한 몰골로 카메라와 마주함. “두물머리는 봄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오후 4시

<흙. 나무. 실>

팔찌만들기 워크샵과 토우만들기 워크샵과 나무목걸이 만들기 워크샵. 가장 인기 있었던 건 단연 팔찌 만들기. 집중하는 여인들. 토 우만들기에서는 꼬맹이 몇이 두물머리 흙 조물거리다가 감. 오늘의 작품은 사과 배 생쥐 고슴도치 부들씨앗을 묻힌 인절미.

오후 5시

<재생가능 에너지 워크샵>

녹색당에서 준비한 자전거발전기 + 태양열 조리기 워크샵. 단전단수에 대비한 생존형 워크샵. 자전거발전기로 세탁기 돌리고, 팥빙수 얼음도 갈고. 오예~ 부럽죠 부럽죠 부럽죠

오후 6시

안내소에 새로운 그늘막. 그리고 우천시 대비를 준비하는 운영팀 회의.

오후 9시

유기농 워크샵 <자전거>

자전거 타는 패널들. 녹색당의 이유진님의 사회.

레저가 아닌 삶 속의 자전거가 필요하다는 상식적이나 이 정부는 절대 모른척하고 있는 진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눔. 당연하게 자동차에게 내어준 도로를 다시 사람과 자전거와 나누어 써야 해. 자전거+발전기, 자전거+세탁기, 자전거+양수기.... 자전거 + 0라는 무한 조합에 관한 상상력이 필요해.

오후 10시

또 몇몇이 앉아서 타로카드.

오후 11시

내일 행사 준비를 위한 모임. 운영진에게만 누설된 망루쇼의 깜짝 섭외 때문에 모두들 경악. “뭔 노래만 하려면 비가 와” 운영반장 임농부의 들릴 듯 말듯 작은 투정 한 마디. 자, 와라, 우리 또 신나게 놀아 줄테닷.

잠들기 전

<질문들>

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질문들에 귀를 기울인다.

첫 번째 예. 타로카드 점을 보면서 던지는 질문.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두물머리가 어떻게 될까요? 일년 후에 난 어떨까요? 직장을 그만 둘까요 말까요? 여행을 떠날까요 말까요? 연애운은 어떨까요? 나의 성격은 어떤 걸까요? 남이 보는 나는 어떤 걸까요?

두 번째 예. 뒷조사를 하고 싶다는 이들과 두물머리 이곳저곳에서 계속되는 인터뷰.

저이는 어떻게 이곳에까지 이르렀을까.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저이는 지금 어떤 심경일까, 저이에게 두물머리는 어떤 의미일까....

그런 질문들이 혹 우리들을 향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지금 왜 이곳에 있게 되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우리는 미래에도 함께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이곳 두물머리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로 인해 두물머리를 어떻게 달라질질까... 서로에게 질문을 한다. 누군가가 분석해주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우리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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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텐트촌은 더 많은 주민들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답니다.

1박도 괜찮고 무박도 괜찮아요. 주말 주민도 환영입니다.

두물머리와 만나러 와주세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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