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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느질로 만든 가죽 빅숄더백

| 조회수 : 8,512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5-09 00:33:13

버스커버스커 1집을 듣고 있습니다.

슈퍼스타 K를 보지 않았었기에 버스커버스커를 알지 못했습니다.

운전하면서 간간이 듣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가 그때 그때 다른 노래임에도

참 듣기 좋았습니다.

해서 CD, 샀습니다.

아직도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CD를 사서 오디오 스피커로 듣는 촌스런 감성.

한번 들었을 뿐인데도 뇌리에 계속 맴돌며 결국 CD를 사게 하고야 만 노래 여수밤바다가 흘러나오는군요.


  

지난 4월 12일은 제 결혼 9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남편에게 선물로 비싼 가죽을 하나 사달라 하여 직접 만든 결혼 9주년 기념 선물.

이렇게 큰 숄더백을 손바느질로 만들고 나니 손가락마다 습진이 올라오네요.

워낙 비싼 가죽이다 보니 직접 만들었다고 비용이 적게 든 것도 아니고

거의 열흘간 쌩 노가다로 바느질을 하면서

이거이거 뭐하는 짓인가 싶긴 하더군요. ^^



가죽을 사 놓은지 거의 한달이나 지나서 작업을 한 것 같네요.

그간 좀 무기력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지라 겨울을 나면 베란다 벽들에 곰팡이가 올라옵니다.

바람에 봄내음이 섞이자마자 먼저 하는 일이 락스 칙칙 뿌려 베란다에 거뭏하게 올라온 곰팡이를 걷어내는 일이었는데

아직 것도 안하고 있네요.

지금 저는 애도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내 모든 실패들에 대한 애도의 시간.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내가, 내가 원하는 내가 아닌 것에 대해서

그 간극을 무기력하게 바라보기만 하는 것에 대해서 일단은 '실패'라는 이름을 붙이고 애도합니다.

충문히 애도하고 그 슬픔이 지나면

어쩌면 실패를 도전 따위의 이름으로 바꿔 부를 때가 올 수도 있겠고

아님, 그냥 실패였더라도 그 자체를 좀 더 가볍게 발음 할 수 있을 때가 오겠죠.

그런 때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지금은 깊이 침잠하고 있습니다.





















간만에,

것도 밝고 명랑한 핑크 가방 만들어 올림서 내용, 넘 칙칙하네요 ^^

내 갤2 카메라로는 좋은 사진을 찍을수 없다 주장하며 굳이 본인의 아이폰으로 찍어 톡으로 보내준

동네 언니의 성의를 담아 착샷 하나 올리며 갈무리 합니다.

그러나 하나 묻고는 싶습니다.

그 위대하다는 아이폰으로 꼭 저리 목주름 깊게, 얼굴 댕강 잘라 사진을 찍어야 했던 걸까요?

진정 그리해야 했어, 언니?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기별
    '12.5.9 7:29 AM

    ^^저도 손바느질로 가방을 만들어서
    가방 하나 완성하는데 얼마나 많은
    수고가 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멋진 칼라로 만드셨네요.
    반가운 마음으로 잘 봤습니다.

  • 안나니
    '12.5.9 5:59 PM

    칼라는 맘에 드는데 가방이 워낙 크다보니 무게가 장난아닙니다.
    한번 들고 나면 어깨가 욱식욱신하죠. ^^
    뭔갈 만들때마다 감안해야 하는 것들중 하나씩은 꼭 빼먹게 되는것 같아요.
    이번 가방은, 무게가 아쉽습니다.

  • 아기별
    '12.5.9 6:15 PM

    저는 이제 무거운 가방 못들어요.
    가능하면 가방도 가볍게
    소지품도 가볍게 입니다.
    대학다니는 제딸도 빅백 무겁다고 하는 마당 이니까요. ㅎㅎ
    가죽 무게도 장난아니지요.

  • 2. 제이미맘
    '12.5.9 8:11 AM

    너무 멋져요~~ 어디서 배우신거예요? 아님 책보고, 저도 시도해보고 싶어요.

  • 안나니
    '12.5.9 6:00 PM

    공방에 다니면서 좀 배웠고 그 이후로는 혼자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 3. 최강창민좋아
    '12.5.9 8:46 AM

    천으로 만들기도 얼마나 어려운데...
    가죽을 손바느질 하시다니.....
    정말 예쁘고 럭셔리 ㅋㅋ 해보여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 안나니
    '12.5.13 7:26 PM

    예쁘다 칭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4. 알랍소마치
    '12.5.9 9:28 AM

    아아아아아악~~~~!!!!!
    이거슨 정말 그 어느 명품백과 비교 할 수 없는 명작입니다.
    대단하세요.

  • 안나니
    '12.5.9 6:01 PM

    다른 사람한테는 모르지만 저한테는 의미가 큰 가방이죠.
    그냥 그 맛에...
    감사합니다.

  • 5. 밥퍼
    '12.5.9 9:42 AM

    아니.... 이 것이 진정 미싱으로 드르륵 한게 아니고 손바느질 이란 말인가요?

    신의 손이십니다.. 대단한 솜씨 입니다... 이거야 말로 명품 백!! 부러워요 솜씨가

  • 안나니
    '12.5.9 6:02 PM

    가방이 크다 보니 바느질량이 많아서 좀 힘들긴 하더군요.
    예쁘게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6. 요술지니
    '12.5.9 9:57 AM

    완전 멋져요.
    착용샷보니 더 이뻐보이네요.
    손바느질 전 상상도 안가는데 솜씨 안목 정말 좋으세요...

  • 안나니
    '12.5.9 6:03 PM

    색상, 괜찮죠? ^^
    처음 가죽 업어왔을때 울 남편의 뜨악하던 얼굴이 잊혀지질 않아요.
    그냥 가죽으로 봤을때보다 가방을 만들어 놓으니 더 이쁜것 같긴 해요. 이론... 자랑질을... ^^

  • 7. miyuuu
    '12.5.9 1:57 PM

    와...진짜 이뻐요... 판다면 사고 싶을 정도...

  • 안나니
    '12.5.9 6:04 PM

    어마어마 커서 어마어마 무겁답니다.
    다행히 제가 힘이 세서 들고 다니지 아님 어림없답니다. ^^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 8. 푸른나무
    '12.5.9 4:27 PM

    정말 근사합니다. 감탄의 감탄을~!

  • 안나니
    '12.5.9 6:04 PM

    근사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9. 정경숙
    '12.5.9 11:37 PM

    내가 꼭 갖고 싶은 크기와 색깔이네요..
    애가 아직 어려 큰가방은 좋은데..
    무거우면 안되요..
    애안고 다니는 것도 힘든데..
    하지만 감탄의 감탄만 하고 갑니다..
    미싱으로 만드는 가방도 힘든걸 알기에..

  • 안나니
    '12.5.11 8:28 PM

    애 어릴때 가죽 가방은 그림의 떡이지요.
    저도 아이 어릴때는 천가방에 바리바리 싸가지고 다녔네요.
    그나마 아이가 커서 누릴수 있는 호사네요, 이것도. ^^
    감사합니다.

  • 10. 굴러간다
    '12.5.10 9:16 AM

    헉,,,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바느질한 가방보다도 더 멋지구리~요.

    와, 진짜 입이 안 다물어지고,,,더불어 나도 공방에 다니면 손재주가 좀 늘까..하는 망상만 늘어갑니다..ㅠ.ㅠ

  • 안나니
    '12.5.11 8:30 PM

    멋지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손재주 없는데 그냥 하는겁니다.
    공방 다니면서 배우다 보면 손재주 없어도 다 할 수는 있는듯 합니다.
    단지 엉덩이 깔고 앉아 있는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죠 ^^

  • 11. janoks
    '12.5.10 8:43 PM

    가죽가방을 손으로 꿰맨다는 것이 쉬운 일일 아닌데요. 손가락 많이 아프셨을꺼예요.
    색깔도 예쁘고 모델이 아주 맘에 드네요.
    감탄 또 감탄하며, 손재주 많으신 님이 부러워요.

  • 안나니
    '12.5.11 8:32 PM

    아직 재주가 부족해서겠지만 손으로 만드는 작품들이 실상 판매되는 제품들보다 좀 투박하기는 해요.
    소품에서는 그게 흠이 되었는데 가방은 워낙 덩치가 큰 아이템이다 보니 투박함이 좀 감해지는듯해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12. 물고기
    '12.5.11 12:28 PM

    가방의 자태가 너무 놀랍지만
    글을 읽는 동안 저의 마음상태에 쓰신 것 같아 놀랐습니다.
    저에게도 애도의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방을 만들기 못하는데 무엇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안나니
    '12.5.11 8:35 PM

    주말에 가까운 동네 공원에라도 한번 나가 보세요
    커피 한잔 들고 가만히 보내는 시간, 괜찮을것 같아요.
    그냥 앉아서 공기의 흐름도 좀 느껴보고, 바람결에 스며있는 냄새들, 소음들 가만 느껴보는 시간
    전 괜찮더라구요.
    TV나 스마트폰이나 음악이나 책이나 다 내려놓고 그냥 앉아 있는 시간이 참 없어요.
    그냥 멍때리는 주말, 추천드립니다.

  • 13. 베티야
    '12.5.12 4:25 PM

    어머머...
    기리매까지 하셨네요.
    와우~ 매끈한 마무리 ... 프로시네요.

  • 14. 가근둥 맘
    '12.5.14 4:52 PM

    이~~~~~거이 상품 주준 임매다
    훌~~~~~륭합네다
    갖고싶어서리...

  • 15. histoire
    '12.5.14 7:52 PM

    진짜 예뻐요~!~
    바로 이런 것이 명품!!!

  • 16. 수늬
    '12.5.15 7:08 PM

    오....정말 82는 엄청난 고수님들이 많이들 계시네요...
    이런 명품가방 만드시는 분은 또 첨봅니다...
    진정 부럽습니다.^^

  • 17. 하하호호
    '12.5.18 8:41 PM

    에쩨르의 미넬르바복스인가요? 저도 배우고 있는데... ㅎㅎ 진도가 영.. 벌킨 만들다 계속 방치중이예요..
    애둘이랑 취미는 사치인가봐요..
    기죽공예가 참 매력적인 취미인거 같아요.... 지퍼지갑 만들때.. 검색하다 나니님 블로그 꾀 자주 봤었거든요. ^^
    올젯? 이었나요?? ㅎㅎ (님은 저를 모르는데 스토커 된거 같아서..ㅡㅡ;;;;; 그런뇨자 아니예요 .. )

    너무 반가운 맘에.. 글 오랜만에 써 봅니다.

    이런 재능이 있기에... 실패? 애도... 할수 있는거 아닐까요..
    재능이 있어서일꺼예요.. 언젠가 꼭 이루실수 있겠죠. 시간이 좀 늦어졌을 뿐.

    몸이 제 1/3쪽이시네요.. ^^ 가까우면 정말 손한번 잡아드리고 차한잔 같이 하고 싶네요.. ㅎㅎ

    케이님 공방으로 가야하나....

  • 18. 레몬샤워
    '12.6.3 11:54 PM

    정말 대단하세요. 가방 정말 멋져요. 진심이에요 ^^
    저도 손으로 만드는거 좋아해서 어릴적에는 천 사다가 손바느질로 백팩도 만들고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하고 허접했을텐데도 어린맘에 그저 뿌듯하기만 해서 자랑스레 들고다닌듯해요.
    요새 맘이 허해서 뭔가 집중할 취미를 찾고 있었는데 님 글 보니 가죽공예 배우고 싶은 맘이 막 샘솟네요.

  • 19. 저녁6시
    '12.6.14 3:53 PM

    이렇게 멋진 명품가방을 만드셨다니...
    명품은 저리 가라 하세요^^;;

    핑크빛이 넘 도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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