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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화끈한 그녀, 닭도리탕

| 조회수 : 6,644 | 추천수 : 61
작성일 : 2003-06-02 17:30:51
오늘은..
간만에 농담따먹기가 아닌..^^
진지하게.. 밥 해먹은 얘기를 적어 봅니다.


저번 주엔  계속 바쁘고 피곤하고 그랬지만
사랑하는(??) 열혈 밥식이 남편이 좋아하는
얼큰 음식을 몇 가지 해 먹었어요.
이것도 머 몇달이나 갈런지 모르겠지만..


어제는 닭 한 마리 사다가
도리탕을 해 먹었는데요..


난생 처음 만져보는 닭이었어요..
제가 후천적 공주태생이라 ㅋㅋ
물 한빵울 안 묻히고 살아보려다가 이젠 엄마도 시엄니도 안 계시고
해줄 사람이 없으니 하게 된거죠..=_=


아무튼 남편과 저,
평소 조류들을 좀 싫어하는데요.
닭이니 칠면조니 하는 애들.. 막 머리를 갸웃갸웃하면서.. 뒤 돌아볼땐 목만 180도 회전하고..
눈도 까만 다마 박아논거 같고 발도 오글오글한 것이..
좀.. 호감 안가잖아요. (먹기는 잘도 먹으면서 ㅋㅋ)


그런데 그나마  머리도 발도 없어진 미끄덩하게 허연놈을 붙잡고 다듬으려니..
내내 입에서는 으으으으으 소리를 내면서
몸을 뒤로 쭉 빼고 고개를 반쯤 돌린 채 -_-
팔을 쭉 뻗어 칼질을 슥슥슥..

...닭 껍데기 밑에 지방을 빼고 삶으라고 되어 있길레
그걸 슥슥 떼내는데
케이블 메디TV인가요..의학방송이요..거기서 지방 흡입술하던 엽기 장면이 생각나데요. 흐흐


남편은 뒤에서 왔다 갔다 청소 하다가
저의 간헐적인 으으으으 소리에
슥 쳐다 보는데
거참 별나게 수선스럽네, 머 그런 눈빛대사가 느껴지더군요.
(태어날때 부터 어수선하게 태어난 걸 어쩌라고, 쳇..)


그래도 고통은 거기까지 였고요
키친토크에서 검색하여 찾은 요리법을 적어다가
책상에 펼쳐 놓은 요리책과 비교하면서
입시 공부하듯 심각하게 필기하고
나름대로 결론 내린 다음..

첨부터 잘 알고 있었다는 듯한 태도로
책은 얼른 치우고 나와
양념 주물주물, 도리탕 완성.


음..어느 분이 쓰셨더라...? 아무튼 매콤하게 먹고 싶어서
청양고추도 푹푹 넣고
닭, 그녀만의 향기(누린내)도 나지 않도록 다진 마늘 쑹덩 넣고 삶았더니만
화끈한 정열의 도리탕이 되었어요.


둘 다 조류가 싫네 어쩌네 하더니만..먹을 땐 모든 걸 기억상실한 듯..(은표아빠와 현자?)
잘 먹었죠 뭐.


...이번 주의 목표는요
저희 밥식씨를 빵으로 좀 유도해 보려고
맛난 스프를 맹글어 보려고 하고요,

주말엔 저희 집에서 친목모임도 있고.. 아 벌써 맘이 바쁘네요.
(mush님의 싱싱버섯으로 눈부터 행복하게 해볼 심산이어요 흐흐)

모두 맛있는 한 주 보내세요~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백종임
    '03.6.2 5:47 PM

    어 저희 신랑은 밥철씬데 냠냠님 부군은 밥식님 이시군요. 헤헤

    항상 글이 너무 재밌으셔서 어떤분이신지 막 혼자 상상을 하곤하죠.
    오이처럼 길다란 얼굴이실까? 혹시 허연무우처럼 뽀얀피부를???
    일하다가 별생각을 다해봤습니다.

    저또한 조류를 싫어하는지라 주방접수한지 만땅 8년이 넘도록
    닭요리를 직접한적이 없다는... 푸하하 전설이...
    다행히 얼마전에 책보구는 슈퍼로 달려가 닭다리만 포장되어
    있는걸 먹어보고는 가끔 애용을 하지요.

  • 2. 냐오이
    '03.6.2 6:02 PM

    재밌어요 효효
    근데 도리탕용으로 따로 포장되어있지 않나요?
    괜한 수고를...
    제가 알려드린 프렌치 토스트 꼭 해보세염!

  • 3. 김혜경
    '03.6.2 8:58 PM

    하하, 발도 오글오글하고, 머리 갸웃갸웃하고, 냠냠님 진짜 짱이에요.

  • 4. 냠냠주부
    '03.6.2 9:34 PM

    핫, 백종임님..마치 절 아시는 분 같아요.. 저 얼굴 길고 허얘요. 하하하

    냐오이님.. 저 도리탕용 닭 산건데 크게 4동강정도 나 있었고요
    기름도 그득그득..ㅜ ㅜ

  • 5. jade1830
    '03.6.2 10:34 PM

    내게 힘을 주는 나의 냠냠 주부야야아~(엘지카드 버전)
    냠냠님 오시기를 퍽 이나 기다렸습니다
    너구리 괴담 등등 우리 신랑 보여줬더니
    무척이나 흐뭇해 하더군요
    다음은 뽀오너스!
    냠냠님 혹 안경은끼지 않으시는지 ㄲㄲㄲ

  • 6. 푸우
    '03.6.2 10:38 PM

    냠냠주부님 드디어 로긴 하셨네요...안재모는 만나셨어요?? ㅋㅋ
    저도 냠냠주부님 어떤 분일까 몹시 궁금하네요..

  • 7. jasmine
    '03.6.2 10:59 PM

    저두 오늘 일밥에 나온 버터구이 하려고 닭 만지다가 발이 잡혀서 우왁!!!소리지르고 .....다시
    마음 다잡아 가위들고 발 자른다음 껍질 벗겼습니다....정말 힘들어욧....

  • 8. orange
    '03.6.3 12:45 AM

    저희 남편은 밥돌이랍니다... ㅎㅎㅎ
    냠냠님...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구... 넘 재밌어요...
    저희 남편은 물에 들어간 닭 안먹구....
    저두 가끔은 화끈한 닭도리탕 먹구 싶은데....
    먹을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거의 못해먹는군요.... 냠냠.. 맛있겠당~~~

  • 9. 초록잎
    '03.6.3 7:52 AM

    우리 닭도리탕 하지 말구 "닭찜"해요...
    요즘 아소 다론가 뭔가 허는 놈 망언에 심기도 불편한데..^^

  • 10. 냠냠주부
    '03.6.3 1:07 PM

    맞아욧! 닭찜이나 닭탕이라고 해야 하는데 그러면 아무도 몬알아 들으니 원...-_-

    jade님 저 안경 안썼어요..^^*

  • 11. 고참 하얀이
    '03.6.3 2:22 PM

    저도 새를 싫어하다 보니 지금 새 묘사한 거 읽다가 180도 대목에서 닭살 돋았어요.

    책임지세요. ^^

  • 12. 체리
    '03.6.3 3:33 PM

    닭 껍질 벗겨, 잘라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 주던데요.

    밥식씨,밥철씨,밥돌이님...
    하하, 밥장군도 있어요.(한 덩치 하기에)

  • 13. 사과국수
    '03.6.4 3:32 PM

    전여,, 영계집에서끓여놓으면 못먹겠어요.. 닭형체가그대로니..넘 징글거려요.. 밖에선잘먹눈데--;;
    닭요리는 조각해놓은걸루사구..집에선 당췌,, 닭만지는것이 어찌나 무셔운지... ㅠㅠ
    전,, 선천도..후천적공주태생도 아닌,, 가끔 엽기녀로 불리우던 제가 그럽니다..

  • 14. 주현
    '03.6.4 9:37 PM

    으아 정말 발 오골오골 표현이 넘 실감나욧.

  • 15. 1025noel
    '12.6.22 12:37 PM

    좋은정보 감사드려요. 저도 당장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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