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분 날 아침 호박전
오후에 |
조회수 : 7,475 |
추천수 :
193
작성일 : 2010-05-06 11:23:46
190382
오늘처럼 바람 불고 비오는 날은 호박전이 딱이다.
느닷없이 찾아온 여름마냥 끈적끈적 덥더니 ‘비가 온다.’는 예보가 맞았다.
바람소리, 빗소리에 자다 깨다를 반복한 아침 호박전이 어울리듯 하다.
주말부터 김치냉장고 한편에 굴러다니던 애호박 반 토막을 커냈다.
적당한 두께로 썰며 ‘그냥 찜을 할까?’ 잠시 흔들렸지만 비바람은 ‘호박전이 어울린다.’ 한다.
약한 불에 프라이팬 올려놓고 호박에 밀가루 묻혀 계란 옷을 입혔다.
올리브유 살짝 두르고 프라이팬에 계란 옷 입힌 호박 올렸다.
‘지지직~ ♪♬♩’ 소리가 경쾌하다.
한 여름이나 먹을 수 있던 애호박을 지금은 일 년 내 먹는다. 물론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질 때면 집안의 광주리, 소쿠리 가득, 때론 마루서 꾸들꾸들 말려지던 호박의 추억은 더 이상 없다. 그 말린 호박 다시 불려 전으로 살아오던 설날의 기억도 이젠 없다. 하지만 오늘처럼 호박전이 어울릴 듯한 날, 뚝딱하고 밥상에 오르기도 하니 분명 ‘옛 기억에 없는 5월, 현실의 맛’이다.
물론 ‘옛 기억에 없는 현실의 맛’ 중엔 꼭 모양 좋고 입에 살살 녹는 호박전만 있는 건 아니다. 어처구니없는 맛과 모양도 있다.
호박전 같은 경우, 밀가루 묻혀 계란 옷 입혀야 하는데 거꾸로 ‘계란 옷 입히고 → 밀가루 묻히는’ 그리고 천연덕스럽게 “오늘은 왜 호박이 잘 익지도 않고 모양도 안나고 지저분한거야!”라고 궁시렁거리는 일도 가끔 벌어진다. 이렇게 정신줄 놓고 만든 호박전은 ‘나 왜 이러는 거야!’라는 참담한 목소리를 듣게 한다.
아무튼 때마침 내린 비와 바람 불어 좋은 날, 이 호박전과 막걸리 한잔할 동무 있음 더 좋겠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0.5.6 1:08 PM
하하... 정신줄 제대로 놓으셨네ㅇㅛㅋㅋㅋㅋ 지금은 찾으셧죠?
호박전 하나 집어서 초간장에 찍어서 아웅.. 한입 먹고 싶네요..
막걸리는 제가 사갈수 있는데요.. 유명한 전주막걸리루다가..
-
'10.5.7 9:12 AM
-->고독님 : ㅎㅎ 정신줄 찾았으니 조모양의 호박전을 만들었겠죠...
그놈의 정신줄이란게 찾았다고 찾은게 아니고 잃었다고 아주 잃은 것도 아니더군요.
-
'11.11.18 5:36 AM
진짜 맛있어보이네요 ㅎㅎ 너무 먹어보고싶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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