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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울 엄마가 좋아했는데.....

| 조회수 : 9,033 | 추천수 : 6
작성일 : 2012-05-08 18:27:01


 

백 만년 만에 해먹은 흰 쌀밥과 김칫국? 상추쌈, 토마토 스튜? 머위무침.



 

돼지 뼈다귀 넣고 끓인 감자탕도 아닌데

통감자가 들어간 김칫국과 버섯볶음에 흰쌀밥.




 

텃밭서 한나절 일하고 들어온 어느 토요일,

‘바람 맞아서 그런지 머리도 아프고 감기기운 있다며 쉬겠다.’는

H씨 두고 혼자 마트에 장보러 갔다.

마트서 야채 김밥이라고 작고 길게 말아 진열해 놓은 걸 본 순간,

‘H씨 좋아하는데 김밥 사갈까?’ 망설이다 집에 돌아와 말기 시작한 김밥.

텃밭서 뜯어온 돌나물과 더덕 순에 김치만 넣고 불후의 명곡 보며 먹은 야채김밥.

김밥 덕분인지 크게 앓지는 않았다.


 

보기엔 무채 같지만 감자나물이다.

채 썬 감자를 끓는 물에 대쳤다.

찬물에 헹궈 참기름, 소금, 깨, 실고추 넣고 무쳤다.

식초, 설탕을 넣고 냉채처럼 해도 된다.

감자볶음 식감이지만 기름기가 없어서 좋다.


 

초여름 날씨를 보이던 어느 날,

돌나물과 더덕 순을 얹어 비빔국수


 
 

“울 엄마가 정말 좋아했는데…….”

담글 때마다 먹을 때마다 H씨 말하는 돌나물 물김치.

버섯과 콩나물 볶음, 신열무김치볶음.


 

토마토, 더덕 순, 돌미나리, 부추를 요구르트와 발사믹 식초와 함께.

-------------------------------------------------------------------

K에게

어버이날이구나. 네 문자 받고 알았다.

구내식당서 점심 먹는데,

“울 엄마가 보고 싶을 때~~”하는 가사 말이 있는 트로트 풍의 노래가 흘러나오더구나.

그래서 또 ‘아~ 어버이날이구나.’ 하며 나도 울 엄마(돌아가신 할머니)를 잠시 생각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니까 부모로서 왠지 폼 잡고 얘기할게 이해하렴.

“책에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실행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항상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 서 있어라. 그곳에서 집중해라.

책으로, 남에게 들은 말을 네 말인 양, 네 생각인 양, 네 삶인 양 착각하지 마라.

네가 걸은 걸음만이 네 삶이란다. 시간은 실은 공간의 이동이다.

공간의 이동이란 물리적 이동 이외에 변화를 뜻하기도 한다.

그러면 삶이라는 시, 공간을 이해하고 네가 집중해야 할 것은 뭘까?

아마도 변화를 맞이하는 태도가 아닐까 한다. 그게 현재에 집중하는 것일 테고.

딸! 내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는 알겠니?

지나간 것에 연연하지 말고 오지 않은 것을 걱정하지 말며 오늘 행복하렴.

그러기 위해 비교하지 말고 행여 잘못이 있거들랑 오늘 반성하렴.

반성이란, 타인의 행복(슬픔)에 관심을 갖는 거다.

내 행복, 내 슬픔만 보지 말고.

나로 기인했든 안했든 따지지 전에 관심을 갖는 거란다.

왜냐하면 잘잘못 자체가 관계 문제에서 발생하니까.

마찬가지로 잘 한일이 있거들랑 바로 잊어버리렴.

마음에 채권처럼 쌓아두지 말고 설거지하듯 씻어버려라.

마음에 아무런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 것, 그게 행복이다.

오늘도 행복하렴.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게으른농부
    '12.5.8 6:56 PM

    돌나물물김치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아내더러 꼭 해달라고 해야 겠습니다.
    비빔국수며 너무 맛있게 생겼어요.

    엄마가 좋아하시는 음식......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올초에 돌아가신 어머니산소에도 못가보고......
    이게 부모와 자식의 차이인가봐요. ㅠㅠ

  • 오후에
    '12.5.9 10:20 AM

    비빔국수 맛있었습니다. 저 많은 양을 먹고도 아쉬워했다는....

  • 게으른농부
    '12.5.9 7:03 PM

    오늘저녁도 여전히 입맛이 땡깁니다. ^ ^

  • 2. 제비
    '12.5.8 9:50 PM

    음식이 모두 몸에 좋은 건강식으로 보여요..^^
    대부분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고..간을 최소한으로한..참 정갈해보이고 먹으면 보약일듯한 밥상이네요..
    더덕순을 먹을 수 있는건지 몰랐어요..한번 따서 먹어봐야겠어요..

  • 오후에
    '12.5.9 10:22 AM

    새순을 따셔야 합니다. 잎도 줄기도 억새지면 먹기 힘들어요.
    물에 씻어 그냥 먹으면 향이 참 좋습니다.

  • 3. 오늘맑음
    '12.5.8 10:16 PM

    돌나물물김치를 보니 친정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이맘때 꼭 해주시곤 했었거든요.
    돌나물,배추 등등 건져서 고추장과 함께 비벼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국물도 떠먹으면서 말이죠.
    아~ 침이 고여요~ ^^

  • 오후에
    '12.5.9 10:23 AM

    돌나물, 배추 건져서 고추장에 쓱쓱.... 된장찌개도 있음 딱이죠.
    저도 침이 고입니다. ㅎㅎ

  • 4. 사월엄마
    '12.5.8 11:02 PM

    11살짜리 딸에게 오늘 해주고 싶은 말 이었어요. "오늘 행복하렴"
    감사합니다.
    마음의 찌거기를 남기지 않게... 아이가 정말 행복하게..응원할 수 있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오후에
    '12.5.9 10:24 AM

    우리 모두 오늘 행복했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아무런 찌거기도 마음에 남기지 말고요.

    11세 따님께 저도 "오늘도 행복하렴"

  • 5. 고독은 나의 힘
    '12.5.9 9:05 AM

    오늘도 따님말고 제가 잘 새겨듣고 갑니다..^^

  • 오후에
    '12.5.9 10:26 AM

    K에게 쓰는 편지지만 저한테 하는 말이기도 하답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길....

  • 6. skyy
    '12.5.9 9:09 AM

    돈나물로 여러가지 음식을 만드는 군요. 물김치가 참 맛있겠어요.^^*

    마음에 아무런 찌꺼기를 남기지 않은 것, 그게 행복이다.
    ; 정말 그래야 하는데.... 참 으 로 어렵네요.^^;;

  • 오후에
    '12.5.9 10:34 AM

    저도 어렵습니다. 저도 못하면서 아이에게 얘기하는 걸요.
    얘기하며 한번이라도 더 새겨보고 그리 살려 노력하자는 제 마음이고 바람이기도 하죠.

    마음에 찌꺼기를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덜어지지 않겠습니까.

  • 7. 무명씨는밴여사
    '12.5.10 12:35 AM

    나도 돌나물 뜯으러 마당에 나감. 쓩~

  • 오후에
    '12.5.15 3:55 PM

    부럽습니다. 마당으로 쓩~ 돌나물 뜯으러 나가시고....

  • 8. 오키프
    '12.5.10 9:16 AM

    음식이 다 웰빙이네요.

    돈나물 물김치 맛있던데 국물을 잘 만들자신이 없어서...

  • 오후에
    '12.5.15 3:57 PM

    돌나물 김치는 간만 맞으면 상큼 시원하던데요.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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