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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작렬 며느리 이야기

푸른바다 조회수 : 3,155
작성일 : 2011-01-08 18:26:54
저 요며칠 왜 이렇게 여기서 죽치는지 모르겠어요.
아들 말이 " 엄마 직업 댓글 달기야?"
"에휴. 미안하다. 아들아. 엄마가 니들 학원 챙겨 보내고 밥 먹이고 하느라
방학인데도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너무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해서 그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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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보기도 그렇고,
너무 죽쳐서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무엔지 모를 아쉬움에 글 하나 더 질러보려고 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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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근에 제가 직장에서 점심 먹으면서 있었던 대화 내용입니다.
우리의 대화를 살짝 엿들어보세요.
이렇다 저렇다 심판을 내리기 보다는 각자 느껴지는 바가 있을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뭐 듣고 보면 별 일이 아닐 수 있는데, 저한테는 오래 오래 여운이 남는 대화였답니다.
여기 경상도라서 경상도 버전 그대로 씁니다.

때는 점심시간 학교 급식소.
여느날과 다름 없이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밥을 먹기 시작하려는데
저 만치서 식판을 받아든 우리의 교감선생님께서 우리 틈에 와서 앉으십니다.
(참고로 대화 분위기를 유쾌하게 잘 이끄시고, 50대 젠틀남이십니다.)
이날도 언제나처럼 날씨부터 시작해서, 맛있는 메뉴 이야기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 식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감선생님(젠틀맨)께서 아줌마샘들(새댁1, 헌댁1, 헌댁2, 할매1)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십니다.

젠틀맨 : "결혼하고 제일 힘든게 뭐에요?"
헌댁1 : "뭐 시댁이죠. 육체적인거 보다 정신적인거죠."
새댁1 : "저는 명절이요."
헌댁2(접니다.) : "명절 그까이꺼 고것갖고 그래요. 전 제사만 없는 집이면 명절은 절대 불평 안할듯......어쩌구...저쩌구.....(니들이 평일 제사 지내고 다음 날 출근해봤어? 안해봤으면 말을 말어......)"
주저리 주저리 어쩌구...저쩌구....중간생략.......
젠틀맨 :
"시댁 때문에 힘들다. 이 말이죠."
"내가 어제 계추를 갔는데 (경상도는 계모임을 계추라고 합니다.). 우리 친구들 여럿이 모였는데, 그 중에 친구 하나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며느리가 직장을 다녀서 손주를 키워줬는데 집 사람이 몸이 안좋아서 좀 데려가라 했더니 며느리가 애를 친정에 맡긴기라. 그런데 아~~~ 이 며느리가 그 뒤로 시부모한테 애를 절대 안 보여준다 이거야. 시댁에 올 일이 있으면 친정이 가까운 것도 아닌데 일부러 친정까지 가서  애를 친정에 데려다 놓고, 시댁에 온다 이거야. 키워주지도 않는데 얼굴 보여줄 필요 없다 이거지. 시부모는 손주가 보고 싶어서 눈물을 흘리고 하는데도 절대로 안보여준다 이거야. 며느리들만 힘든거 아니야. 우리 요새 모이마, 맨날 이런 이야기 한다 카이. 시부모도 불쌍해요."
할매1 : "세상에~~~ 세상에~~~~~"
헌댁2 : "어머나..............우째 그런....................."
주저리....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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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뒤끝 작렬 며느리 이야기였습니다.
근데 저는 이 이야기가 왜 일케 슬픈거죠?
오래 오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에피로 남아 있네요.
저도 직장 생활 하면서 애 키운다고 이래 저래 애환이 많아서 더 그럴까요?
아들만 둘이라 저도 멀지 않은 장래에 시어머니가 될 거라 그럴까요?
암튼 이래 저래
며느리도 힘들지만,
요즘시어머니 시아버지 자리도 쉬운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나쁜 며느리일까요?
아니면 저런 며느리도 가끔은 있어줘야 에너지보존법칙에 맞는 걸까요?


IP : 119.202.xxx.12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서운 며느리
    '11.1.8 6:32 PM (121.190.xxx.143)

    근데 그 아들은 뭐한데요. 손주 데리고 가자는 말도 못하고
    멍청한 아들 같으니라고

  • 2. 푸른바다
    '11.1.8 6:36 PM (119.202.xxx.124)

    저도 처음엔 그 생각을 했었어요. 저 아들은 뭥미???? 그런데 어찌 생각하면 요즘 남자들이 시부모와 와이프 중간에 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경우 많쟎아요. 저 정도 강단이면 남편 말이라고 고분고분 들을 것 같지도 않고요. 시부모 이야기 들어보면 불쌍하지만 아내가 울고불고 난리피면 또 아내 입장도 들을 수 밖에 없는게 아들이겠지요.

  • 3. .
    '11.1.8 6:43 PM (116.37.xxx.204)

    원글님 좋은 분이실 듯.^^

    에너지 보존 법칙에서 빵 터졌어요.
    정말 에너지 보존 법칙 지키느라 이상한 시모와 이상한 며늘이 공존하나 봐요.

  • 4. 설마
    '11.1.8 7:34 PM (220.86.xxx.164)

    그일하나가지고 며느리가 아이 시댁에 안보여주는거겠어요. 쌓이고 쌓여서 그런거겠지요. 제발 며느리에게 대접 잘 받고 싶으시면 며느리에게 막말이나 듣기 싫은 소리 예의없는 행동은 삼가해주세요. 그럼 대접 받을 겁니다.

  • 5. 푸른바다
    '11.1.8 7:43 PM (119.202.xxx.124)

    그럴 수도 있겠죠.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일들이 많았을 수도.......^^* 그렇지만 며느리가 시댁에 발길 끊은게 아닙니다. 자기는 시댁에 가고 있죠. 그러면서 애만 안 보여준다. 이게 보통 우리 같은 새가슴이면 가능한 일일까요? 차라리 연 끊고 살거나 하는 일은 주위에 더러 있지만, 자기는 시댁에 왕래하면서 아이만 안보여준다 하는건 매우 매우 드문일 아닌가요? 며느리의 복수라고 생각되는데요.

  • 6. .
    '11.1.8 8:50 PM (121.135.xxx.69)

    설마 그일하나가지고 며느리가 아이 시댁에 안보여주는거겠어요. 쌓이고 쌓여서 그런거겠지요. 2222222

  • 7. 참나
    '11.1.8 9:04 PM (92.227.xxx.106)

    쌓이고 쌓였다고 해도 그건 좀 아닌 것 같네요.
    손주고 할머니 관계인데..

    아무리 쌓인게 많다고 해도 무개념 며느리입니다. 듣기만 해도 짜증..

  • 8. 이럴때
    '11.1.8 9:06 PM (180.64.xxx.147)

    정말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맞다는 이야기 할 만하죠.
    며느리 입장에서 이야기 들어보면 과연 그렇기만 할까 싶어져요.
    사람이 다 자기 입장이 있으니까요.

  • 9. ...
    '11.1.8 9:40 PM (115.138.xxx.48)

    글쎄 정말 맘 상했음 자기도 같이 안오지 애만 안보여준다는건 좀 이해가안가네요
    역시 며느리 -시부모 사이엔 남자인 아들이있어서 의사소통이 원할하게 잘 되지않나봐요.

  • 10. 보라매공원에 갔
    '11.1.8 10:50 PM (222.233.xxx.160)

    다 할머니들이울 애들 이쁘다고 안으시더라고요 당신 손자는 며느리가 안는것 싫어해서 잘 못안아본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설마요,, 하며 웃었는데 며느리가 손자 못안게 한데요 병균 옮는다고.. 진짜로 그런 며느리도 있나보던데요

  • 11. 단아
    '11.1.9 9:53 AM (203.111.xxx.18)

    에너지보존의 법칙 쵝오..

    저렇게 얘기만 들어서는 며느리가 못된것같지만..
    둘다 얘기를 들어봐야 알것같네요.
    며느리도 사정이 있겠죠.

  • 12. 손자
    '11.1.9 11:32 AM (114.202.xxx.23)

    그게 뭐가 슬픈지 이해가 안되요.
    하다가 그만두면 안하느니 못한 법이구요.

  • 13. 원글이
    '11.1.9 3:30 PM (119.202.xxx.124)

    그러게요. 뭐가 그렇게 슬펐는지 제 자신도 이해가 안되네요. 웬지 느낌이 그랬어요. 그 시부모들 안됐다 이런거 보다는 젠틀맨께서 마지막 하신 말씀이 슬펐는지도 모르겠어요. "우리 모이마, 이런 이야기 한다카이~~~" 할머니들이면 몰라도 할아버지들이 모이셔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은 생각에, 모이면 시댁 이야기로 속 풀이 하는 며느리들이랑 비슷하구나 싶어서 안쓰러웠는지도........ㅠㅠ.......그런데 저는 그 며느리도 안쓰러워요. 님들 말처럼 이래저래 다른 사건들이 많았을 수도 있을거고, 아니라 하더라도 손자 안보여주는 뒤끝 유지하는데 에너지가 얼마나 필요하겠어요. 사는건 진짜 쉬운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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