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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물만두의 죽음

슬픈기사 조회수 : 4,616
작성일 : 2010-12-17 20:27:56
한 블로거의 죽음이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장르문학을 좀 읽는다 하는 이들에겐 정평이 나 있는 필명 '물만두'. 2000년 3월20일 시작해 그가 남긴 리뷰는 총 1838편에 달한다.

네티즌들은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10년 동안 꾸준히 리뷰를 남긴 그를 추리소설의 '대가'로 불렀다. '물만두' 홍윤씨가 마흔 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그를 추모하는 열기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홍씨의 블로그 (http://blog.aladin.co.kr/mulmandu) 에 부고가 올라온 것은 지난 13일이었다. 자신을 '물만두의 동생 만순이'이라고 소개한 현수씨(38)는 "2010년12월13일 저희 언니 물만두가 하늘로 갔습니다. (중략) 그래도 언니가 세상에 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어 이 글을 남깁니다"라며 그의 죽음을 알렸다.






블로거 '물만두'가 숨지기 약 한달 전 마지막으로 남긴 리뷰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 등에는 그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그의 블로그에도 추모 댓글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홍씨를 "추리소설의 재미를 알게 한 인물" "늘 자극을 주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이들 대부분은 그와 일면식도 없다. 홍씨가 리뷰를 남기면 다른 이들이 댓글을 달고 거기에 홍씨가 하나하나 화답했던 인연의 전부다. 17일 현재 누적 방문자 수는 41만5000여명. 하루에만 2200여명의 네티즌이 그를 찾는다.

그의 리뷰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뭘까. 한 네티즌은 홍씨를 "평생 장르문학을 읽고 장르문학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독서량이 워낙 방대한 데다 장르문학의 계보까지 꿰뚫고 있어 그의 리뷰를 읽으면 각각의 작품이 갖는 위치 등을 알 수 있었다는 것. 출판사에서도 신간을 낼 때마다 리뷰를 써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그가 매긴 별점에 따라 판매율이 달라졌다. 홍씨가 '읽을 만하다'고 한 책은 믿을 수 있었다.

특히 그가 봉입체근염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도 분위기는 더 애잔해지고 있다. 봉입체근염이란 근육 염증성 질환으로 점차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희귀병이다. 홍씨는 지난 20년 동안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손가락 6개밖에 움직일 수 없었다.

동생 현수씨는 "리뷰를 남기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근육이 손가락 힘이었다"며 "언니에게 블로그는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만나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물만두'가 이웃 블로거들에게 책을 선물할 때 찍은 도장블로그 이웃들이 부음을 듣고 한달음에 빈소를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흔히 인터넷에서 맺은 인연이라면 단편적이고 말초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들이 지난 세월 이어온 인연은 꾸준하고 은근하다. 수 년 동안 인연을 맺어온 한 네티즌은 "그를 통해 삶이 변했다"고 말한다.

현재 이들은 자발적으로 그의 리뷰집을 준비 중이다. 그가 10년 동안 둥지를 틀었던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이들과 협의해 49재 때부터 리뷰대회와 장르소설 공모전 등의 추모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또 "아무쪼록 저 세상에서는 불편함 없이 계시기를 기원한다. 왠지 저 하늘 위에서도 추리소설을 옆에 쌓아두고, 천상 모니터로 접속해서 보고 계실 것 같다"며 그의 블로그도 계속 열어둘 예정이다.

동생 현수씨는 16일 블로그를 통해 "항상 집에만 있던 언니라서 좁은 곳에 놓고 오기 싫어서 용미리의 탁 트이고 경치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주었다"며 "아버지가 언니가 오래 아팠던 만큼 배웅해주는 친구도 하나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빈소에서 언니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는 것을 보고 너무 고마워하시며 많이 우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IP : 125.187.xxx.9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슬픈기사
    '10.12.17 8:28 PM (125.187.xxx.93)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8&newsid=20101217144...

  • 2. 슬픈기사
    '10.12.17 8:35 PM (125.187.xxx.93)

    너무 감동적인 기사라 퍼왔네요...전 첨 들어본 분인데도 기사를 보니 눈물이 나네요 ㅜㅜ

  • 3. .
    '10.12.17 8:46 PM (124.49.xxx.214)

    물만두님.. 지금 계신 곳에선 자유롭고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알라딘서재서 알게 된 분 입니다. 재치있고 명랑한 분이었습니다. 추리소설계 리뷰로 유명한 분이었죠. 앞으로도 물만두님 리뷰를 보며 사람들은 책을 고르고 평하게 될듯 합니다.
    종종 물만두님 생각이 났었는데 .. 이런 부음을 듣게 돼 슬프군요.

  • 4. ...
    '10.12.17 8:59 PM (211.215.xxx.147)

    좋은 곳에서 더 이상 아프지 않고, 그 곳에도 엄청난 서재 꾸려서 책읽고 리뷰쓰고 추리소설 읽으라고 사람들 유혹(?)하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윗님 말씀대로 재치있고 명랑하고, 그리고 따뜻한 분이었습니다. 알라딘 서재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있으면 먼저 말 걸어주고, 안부챙기고 댓글 달아주시던 분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추리 소설 리뷰의 거장이었습니다. 추리 소설을 출간한 출판사에서 자기들 책에 물만두님 리뷰가 뜸하면 왜 그러신가 물어보기도 하고, 책 만들기 전에 미리 물만두님께 보여드리기도 하고, 백야행 영화는 물만두님이 권해드린 책이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병을 숨기지 않았고, 병 앞에 당당했고, 오로지 십년 동안 책을 읽고 리뷰를 쓴 분입니다.
    너무 길게 주절대어 죄송해요. 마음이 아프네요...

  • 5. ㅠㅠ
    '10.12.18 2:48 PM (221.140.xxx.78)

    82말고는 유일하게 마음을주던, 제게는 또하나의82와 같은 분이었기에
    며칠째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 6. 궁댕이
    '10.12.24 11:25 AM (211.44.xxx.112)

    아.. 저도 물만두님 블로그에서 많은 글들을 보았는데.. 너무 아쉽네요... 마음 아프고... 야후!K포스트 http://kr.kpost.search.yahoo.com/messageBoard/topicsListingDisplay?forumID=2d... 보니까 저와 같이 슬퍼하는 분들의 의견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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