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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눈에 뭐가 씌여도 단단히 씌였지~ 내가 미쳤어~ ㅋㅋㅋㅋㅋㅋㅋ

대형사고 조회수 : 2,421
작성일 : 2010-10-18 05:00:39
제목 그대로 제가 미쳤나 봅니다.

제가 호프집에서 일하는데 오늘(17일 일요일) 일하면서 대형사고 쳤네요.
'홍콩식 해물 치킨 볶음'이 나가야 할 테이블에 '칠리새우'를 갖다줬어요.
근데, 잠시후에 '홍콩식 해물 치킨 볶음' 나가라고 주방장이 내주는데
순간 아차~! 싶더라고요.

얼른 들고가서 죄송하다고 안주 잘못 나왔다고 사과드리니까
손님들은 웃으시면서 괜찮다고 덕분에 다른것도 맛 봤다면서 농담을 하시는데....

이 노릇을 어찌하오리까....
'칠리새우' 시킨 손님들은 기다리고 계신데...

그래도 이왕 엎질러진 물 어쩌겠습니까?
구구절절 변명 늘어놓지 않는 평소 성격대로 깔끔(?)하게  주방에 들어가서
"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사고쳤습니다. 칠리새우 하나만 더 해주세요."
"바쁘신데 정말로 죄송해요. 다음에 사고칠 때는 바쁠때 말고 한가할때 칠께요."
나름 너스레를 떠니까 사람좋으신 주방장님 너털웃음을 지으시네요. ^^;;;

But... 그러나... 중요한건 사고친 다음의 후유증이었어요.

저 이쪽 계통에선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자타공인 나름 베테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자부심을 가지며 씩씩하게 일을 했는데 사고 한번 치니 훅~ 가네요.

순간 머리털이 쭈삣 서고 눈앞이 아득해지면서 식은땀이 쫙~ 나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초짜 알바생들이 저지즐 수 있는 사고였거늘...
게다가 100평 되는 가게를 2006, 2010년 월드컵을 속된말로 복날 개 뛰듯 뛰면서도 착오가 없었거늘...

저 좌절했습니다... OTL...
20년이란 나름 화려한 경력이 무색하게 급소심해지는데...

알바애들은 저한테 말은 못하고 웃으면서 사고 친 칠리새우 드시라 하는데,
저는 웃으면서 "얘~ 니가 더 나빠~ 너라면 그게 넘어가겠니? 나 지금 안 들어간다. 느그들 많이 먹어라" ㅋㅋㅋ


스스로도 너무 어이없어 실실대며 웃고다니고
"내가 뭐가 씌여도 단단히 씌였지~ 애들아~! 어디 쥐구멍 없니?" ㅎㅎㅎ

오늘 마감하면서도 나름 자숙(?)한다고 100평 되는 가게를 혼자서 쓸고 대걸레질 다 했어요.
내일되면 다시 명랑모드로 돌아가야쥐~ ㅎㅎㅎ

82님들~ 저 너무 웃기죠?
제가 생각해도 저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

오늘 가게에서 선곡했는데 나름 호응있었던 곡 하나 올립니다.
Aphrodite's Child의 "Spring, Summer, Winter & Fall" 입니다.
아무래도 가을이라 더 반가우셨나봐요~ ㅎㅎㅎ




http://www.youtube.com/watch?v=WiDAJCjzH38&feature=related



IP : 58.143.xxx.14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형사고
    '10.10.18 5:00 AM (58.143.xxx.145)

    http://www.youtube.com/watch?v=WiDAJCjzH38&feature=related

  • 2. 인간이란게
    '10.10.18 5:32 AM (220.75.xxx.180)

    실수도 좀 하고 해야지 인간답게 보이고 이뻐 보이는 법입니다
    실수없이 꼬장꼬장 하신분들은 웬지 정이 안가요 편안하지가 않아요
    원글님은 대형사고지만 저에게는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군요 - 난 죽어야 되나

  • 3. ..
    '10.10.18 5:36 AM (175.118.xxx.133)

    식겁하셨겠네요..
    힘내세요!! 음악 잘들었어요...

  • 4. -
    '10.10.18 6:54 AM (211.207.xxx.10)

    난또 덤프트럭 뒤집혔나 했네요. 그정도는 매일 치는 사고인데요.^^
    걱정마시고 일상으로 돌아가셔요.
    귀여운 글 감사해요.

  • 5. 명랑
    '10.10.18 7:24 AM (175.209.xxx.18)

    실수가 있어도 평소에 안하던 분이라면 진짜 '실수' 이셨던 거지요 ^^
    글도 밝으시고 유머있으신 분 같아서 저도 아침에 덩달아 기분 좋아집니다.

  • 6. 그럴수도
    '10.10.18 9:08 AM (120.50.xxx.205)

    있죠 뭐

  • 7. 저도
    '10.10.18 9:09 AM (112.167.xxx.138)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30살 가까이 물건을 잃어버린적 없어요..
    식구들이 버스에 지하철에 우산이며 보조가방, 어릴적 도시락가방 두고 내리고 잃어버리고 한적 많지만
    전 한번도 제 물건을 잃어버린 적이 없었는데...
    시장 갔다가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제 기억이 아마 겨드랑이에 끼웠다가 놓친거 같아요..
    돈 보다도...
    제가 정신을 놓았다는 그 사실때문에 한동안 멍~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은 마~~~이~~~~~~` 잃어버려요....!!!!
    늙었거든요... 그려러니 해요....캬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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