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서른한살의 쓸쓸한 가을이 아파요... 이 시기가 얼릉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후회하는 마음 조회수 : 949
작성일 : 2010-10-11 12:58:57
미혼의 서른한살의 여자입니다. 3개월이 채 안남은 올해가 가면 32살이 되겠지요.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유독 올해 가을은 너무 쓸쓸하고 아픈것 같아요.

지금 제가 겪는 이 시기가 원래 이런건가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지난 주말 소개팅에 나갔어요.

조급한 마음도 있었고, 빨리 누군가를 만나야 전남자친구에 대한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해서..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지만.. 소개해주는 분이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외모 너무 따지지 말고 만나보라 하더군요. 저 외모 그렇게 따지는 사람 아닌데.. 왜 그러지? 하고 나갔어요.

처음 뵌 그분... 만나자마자.. 그 분의 휑한 머리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키가 작은 건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머리가 없는 게 눈에 들어온 이후 신경이 쓰여 대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S 대 박사에, 전문 연구원에, 강남에 T 주상복합에 사신다는 그 분.. 소개해준 분에 의하면 성격도 진국이라고 하셨는데... 그런 분이 왜 여태 결혼을 안하셨을까 궁금했는데.... 만나보니 알겠더라구요.ㅠㅠ

그깟 머리가 뭐가 중요하냐고 저더러 철없다고 하셔도 할말은 없는데.... 정말 여태까지 소개팅을 해서 그렇게 머리가 없는 분은 처음 본거라.. 충격이 크네요.

전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 정리가 어느정도 되었겠다 싶었고, 전 남자친국에 비해 월등히 괜찮은 소개팅남에 기대를 한것도 사실이예요..

근데 저 소개팅 자리에서 내내.. 전남자친구를 생각했어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마음 정리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후회 많이 했어요.

남자친구를 만날땐 몰랐어요... 그래서 잘해주지도 최선을 다하지도... 제 위주로 행동하고 그랬던 것들이 후회가 되더라구요.. 헤어지고 나니....

소개팅 남을 보면서 아... 전 남자친구만한 사람 만나기가 쉽지가 않겠구나... 있을땐 솔직히 어딘가 더 괜찮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도 있었던게 사실인데... 내가 정말 이기적이었구나...

잘 해줄걸... 그리고 그 사랑 꼭 잡을걸..하는 후회가 많이 남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슬펐어요.

그리고 소개팅 남이 저보다 6살이 많았는데.... 저는 회사에 30대 중반 노총각들 봐도 그렇게 나이차를 못느끼고 지냈는데... 이 분은 정말 나이차이를 느끼겠더라구요.... 머리때문인진 몰라도...

그러니 더더욱 저랑 1살 차이였던 전남친이 더욱 생각나고......

그러면서도 모든 걸 다 갖춘 소개팅남이.. 단지 남보다 머리가 조금 없을뿐인데... 그 소개팅 남이 안됬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선이나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머리가 별로 없다면 극복 하기 쉽지 않지 않나요...

그리고 여자가 별로 없는 집단에서 생활을 하시기 때문인지.... 나이에 비해 그닥 여자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시는것 같고.... 대화의 절반 가까이가 제가 살고 있는 곳(뉴스에 떠들썩하게 나오는 최근 생긴 신도시거든요)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이더라구요. 청약을 넣었다가 떨어졌다면서 집 시세나 도시가 어느정도 기반이 잡혔는지 등등..

저보다 제가 사는 곳에 더 관심을 보이시더군요.

차가 막힐것 같아서 차를 가져가지 않았고, 헤어지면서 버스를 타고 가려는데 자기 사는 곳보다 지나쳐야하는데도 굳이 바래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2-3번 괜찮다고 거절하다가... 그 분의 차를 타고 집까지 왔어요...

전 남친 생각에 전화하고 싶은 마음 억누르느라 참았습니다.

연락이 오더라도 다시 만날 생각이 없었지만... 즐거웠다고 인사를 하고 헤어진 그 사람 잘 들어갔냐는 연락도 없네요... 절대 아쉽거나 그런건 1%도 없지만..... 예전같으면 전혀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사람에게 애프터도 들어오지 않는구나..싶어서 서글프고 제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러면서도 머리 하나때문에 사람 자체를 알려고 하지 않은 저 스스로 반성했던 제 자신이 어이가 없더라구요... 정말 제가 만나왔던 기준에서 한참 못미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한테도 애프터가 안들어오는구나 싶어서 서글펐어요

처음 만나기 전에도 일주일전인가 전화통화로 약속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만나는 당일까지도 아무 연락 없다가 약속시간 되서 만났거든요... 평소같으면 매너없다고 화가 났을텐데....이젠 화도 안나고 남자들도 나이가 들수록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질 않고 귀찮아하겠지.. 하고 체념했었거든요.

전 집에 데려다주신다길래 그래도 마음이 아예 없지 않구나 했는데... 절 데려다주시려고가 아니라... 제가 사는 동네를 보러 오신것 같아요 ㅋㅋㅋ

저희 동네를 오시면서 두리번 대면서 둘러보더군요. 아주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집을 살 계획이라고 하시더니... 저를 데려다주려는 것보단.... 집 사기 위해 제가 사는 동네를 보러 오셨나봐요..

정말 이젠 소개팅도.. 다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것도 힘드네요..

인연 만나서 결혼하여 아이 낳고 안정된 삶을 사는 사람들 보면 너무 부럽습니다.

매번 이 사람이 인연일까... 이번엔 진짜일까.. 하면서 사람을 만나지만... 점점 달라지는 모습에 실망하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맞지 않는다는걸 깨닫고.... 그리고 나는 놓고 싶지 않는데 상대방이 내 손을 놓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힘드네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사랑을 지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것 같아요..

인연이라고 생각한 사람을 만났지만... 저의 노력부족으로 더 나은 사람이 있을까 하는 그런 마음때문에...사랑을 지키지 못했던 제가 미워요...

님들... 누군가를 만나기까지 다들 저처럼 힘든 시기를 겪나요??

정말 머리에 '인연'이라는 표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인연이 아니라 헤어지게 될 사람을 인연이라 생각해서 사랑하다가 헤어지는건 너무 아프잖아요...

언제쯤 제게도 진짜 사랑이 찾아올까요... 시간이 흘러..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다시 손을 내미는건 바보같은 일이지요?(특별한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헤어진건 아니고.. 저의 태도... 그리고 서로간의 오해 등이 있었고, 둘다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니라 대화로 풀지 못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어색해지고, 마음이 식었다고 생각해서 헤어졌어요..)

너무 아프고 슬픈 가을날이네요...

IP : 220.79.xxx.3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0.11 1:01 PM (115.41.xxx.10)

    좋은 분과 만나길 기원하겠습니다

  • 2. 인연...
    '10.10.11 1:02 PM (115.143.xxx.184)

    가을이 참 잔인하지요... 지나간 사랑도 다시 생각나게 하고..
    이미 아실테지요... 인연이란거 무시못하더라구요...
    그분역시나 인연이 아니였지요...
    분명 멋진 분이 오실꺼고... 기다리는 시간 행복하게 보내세요...
    가을너무 많이 타지 마시구요....

  • 3. .....
    '10.10.11 1:09 PM (115.137.xxx.253)

    가을은... 참 ..그렇죠.

    잠시 쓸쓸하다 하여 깨어진 그릇을 붙여 쓰려하지는 마시길....

    인연이라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되겠죠.

  • 4. 90
    '10.10.11 1:12 PM (218.238.xxx.200)

    서른한살이시면 ...아직 충분히 젊으세요. 노처녀라고 하기에도 이른나이에요.
    소개팅 얘기를 들으니 어찌나 제경험과 비슷한지... 정말 다그렇구나 싶어요.
    남자들도 불쌍한게 왜 그렇게 나이들면 머리털부터 빠지는지...
    여자들은 보통으로 생겨도 못생겼다고 생각하고, 남자들은 매일 거울보면서 이정도면 괜찮아 ;;
    ㅎㅎ 이런다잖아요. 사실 남자가 그정도 자존감이나 자존심은 있어야 밥벌어 먹고 살겠죠.
    저도 우울한 생각을 많이해서 걱정인데, 님도 정말 밝게 생활하세요.
    서른 넘어가서 우울한 생각하고 힘들어하면 바로 얼굴에 나타나더라구요.
    얼굴이 칙칙해지고 생기없고, 눈밑이 피곤해보여요. 그러면 나만 손해니까 그냥
    맛잇는거 드시고, 툭툭 털어버리세요. 남자가 여자를잡는 경우는 있어도
    여자가 남자를 다시 잡는 경우는 별로 없잖아요. 끝이 좋지도 않고...
    힘내세요!

  • 5. 외모
    '10.10.11 1:41 PM (121.173.xxx.128)

    보는것은 본능적인 거예요. 2세를 위한 뛰어난 유전자에 대한 끌림같은거죠.
    나이많은 남자들이 젊은 여자에게 끌리는것, 키작은 사람이 키큰 사람한데 끌리는 것도요.
    더 건강하고 젊고,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2세를 가지고 싶은 본능인것 같아요.
    너무 자책하시 마시구요. 인연은 있는것 같더라구요.
    만나서 마음이 불편하거나, 끌리지 않고 어떤끈으로도 연결되지 않으면 인연이 아닌거죠.
    그렇다고 너무 인연만 기다리지 마시구 하고 싶은 취미생활이나, 여행, 사소한모임 이런곳에서
    예기치않게 만날수 있으니까, 긍정적인 마음으로 많은 만남의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하세요.
    예쁜옷을 사러가거나, 헤어스타일을 바꿔서 기분전환하는것도 좋겠죠.

  • 6. 라일락
    '10.10.11 2:15 PM (59.16.xxx.167)

    ㅎ ㅎ ㅎ 차라리 점을 보시든가 사주를 보세요 너무 보는 것도 너무 안 보는 것도...
    한 번 쯤은 어떤 사람의 충고 보다 나을 수 있어요 .무작정 기다리는 것 보단 그게 나을 수도 ...연예인 점 많이 본 답니다....너무 조급해 하지 마세요 31살이면 생판 처녀죠 요즘은 노 처녀라고도 안해요 힘내세요.....패배한 기혼자보단 낫잖아요 인연이면 다가 온답니다.

  • 7. 장미향기
    '10.10.11 2:18 PM (59.16.xxx.167)

    지금 아쉽다고 옛남자 친구 절대 상대하지 마세요 사귈때 문제가 많은 커플은 결혼하면 더 많고 애 낳으면 더더 많고 그래요 썩은 감자 먹는니 차라리 참으세요 ..허벅지 찌를 지라도,사랑한다면 내 모든 다 주어도 안 아까워야 합니다. 둘다 그래야 후회가 없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285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5,638
682284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950
682283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3,254
682282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20,761
682281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2,566
682280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2,490
682279 꼬꼬면 1 /// 2011/08/21 28,261
682278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5,607
682277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5,960
682276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5,610
682275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827
682274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4,114
682273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7,297
682272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8,364
682271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9,112
682270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7,602
682269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5,604
682268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5,270
682267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2,286
682266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5,125
682265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4,140
682264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4,353
682263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928
682262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4,362
682261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20,519
682260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2,602
682259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4,507
682258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2,603
682257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9,178
682256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2,61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