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44년생이시니까 별로 나이가 많으신 것도 아니었었죠.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저는 장례식에서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
정신차리고 모든 일을 잘 처리하려고 노력했어요.
다행히 언니와 오빠가 있고, 형부도 있고 남편도 있어서
저희는 친척도 거의 없는 집이었지만 잘 했던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다들 그렇겠지만,
또 돌아가신 후에는 더더욱 마음이 짠해지는 게 더한 것이겠지만요
저희 아버지는 정말로 모범 아버지였거든요.
바람이니 폭력이니 술, 담배 모두 아버지하고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어요.
술이라고는 여름에 가끔 캔맥주 한잔 하시는 것이 겨우였지만
아직도 아버지가 맥주가 참 차다 하시면서 즐겁게 드시던 걸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것조차 두 캔 이상 하시는 적이 없었고..
저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버지의 삶을 그저 인간 대 인간으로 바라보면
너무 성실해서, 본인의 꿈은 완전히 접고
오로지 아내와 세 아이들을 위해서 새벽부터 밤까지 얼마나 힘들게 일하셨는지..
저라면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
아이가 셋에 전업주부인 어머니, 아빠는 정말 바빴고 성실하지 않으면 살림이 불가능했을 거예요.
암이셨는데, 나중에는 암이 퍼져서 약간의 퇴행성 증상도 보이셨고,
그러다보니 어떤 부분에서는 어린아이처럼 되어서(치매 같은 증상은 아니었고요)
어느 날 집이 어두운 것이 싫다고 하시면서 조그만 꼬마 전구를 사 오셔서
집에 달아드리니까 아주 좋아하시면서 하하 웃으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감사드리는 것은 돌아가실 때까지 통증은 많지 않았던 것이...
지난주에 저희집에서 차를 샀는데요
그러다보니 저희 언니, 오빠 , 저 모두 차가 있더라고요.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보셨으면 참 좋아했을 것 같아요.
모시고 여기저기도 가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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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아빠
.... 조회수 : 479
작성일 : 2010-10-11 10:20:44
IP : 147.46.xxx.2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도
'10.10.11 10:22 AM (203.170.xxx.94)차바꾸면서
진작 바꿔서 아버지 편히 모시고 다닐것을..
했는데
비슷하세요2. 아부지`~`
'10.10.11 10:24 AM (123.199.xxx.180)고생만 하고계시는 울아부지~~ㅠㅠㅠ
더 잘해드려야하는데 왜이리 맘뿐인지요...ㅠㅠ3. 정말
'10.10.11 10:42 AM (121.140.xxx.94)모범적인 아버지셨네요.
저희 아빠랑 한살차이신데.....
원글님 아버지 너무 빨리 가셨네요.......
그러게요....잘 해드려야지 하고 마음은 먹는데
실천하기가 왜 이다지 힘든지요....4. 저도
'10.10.11 10:51 AM (59.9.xxx.97)3년전에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께 잘 해 드리지 못 한게 너무 죄스러워요 .
그걸 왜 몰랐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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