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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 문의마을에 가서
고은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다다른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이 세상의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달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소백산맥(小白山脈)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빈부에 젖은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 끼고 서서 참으면
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꽉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무덤으로 받는 것을.
끝까지 참다 참다
죽음은 이 세상의 인기척을 듣고
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본다.
지난 여름의 부용꽃인 듯
준엄한 정의(正義)인 듯
모든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문의여, 눈이 죽음을 덮고 나면 우리 모두 다 덮이겠느냐.
-밑에 어느분 고은 시인 대표작 모르겠다는 글 보고 충격 받아 올립니다. 만인보, 머슴대길이 등 유명한데 전 이시가 참 좋더라구요.
1. //
'10.10.7 4:40 PM (199.201.xxx.204)제가 대학1학년때 읽은 고은 시인의 시인데
제목도 기억이 안나요
다만 추운 날, 눈, 어두운 밤, 고즈넉한 분위기 이런 시인데
지금 올려주신 시보다 좀 짧구요
혹시 아세요? ㅠㅠㅠ2. .
'10.10.7 5:19 PM (112.216.xxx.182)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이 구절에서 시는 천재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우리나라말로 읽어도 어렴풋한 이 시가 영어로 어떻게 번역될지
궁금해지네요. 근데 고은시인 존함에 대해선 들어왔을 지언정 대표작이 떠오르지
않을 수 있어요. 고은시인 이름 자체가 생소할 수도 있고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것을 통해 한 작품이라도 더 알게 되고, 그 시를 통해 자신들의 희미해져 가는 삶에
단 몇 초라도 울림을 느꼈다면 대표작을 몰랐던 들 그것이 왜 충격까지 받으실 일인지..3. 문학적상상력
'10.10.7 5:28 PM (180.231.xxx.14)//님 혹시 '눈길' 아닌가요?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기울여 들리나니 대지의 고백.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 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4. ...
'10.10.7 8:10 PM (61.254.xxx.236)<세노야> 고은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바다에 주고
슬픈 일이면 내가 받네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5. 질문드려요~
'10.10.7 11:55 PM (219.251.xxx.60)문의 마을이 혹시 충북 청원군 문의면의 그 문의 마을인가요?
6. 네
'10.10.8 10:23 AM (211.117.xxx.105)청원의 문의 마을 입니다
그러나 시인이 이시를 쓸때는 그곳이 수몰되기전 초가집 마을 였어요
지금은 그 흔적없이 관광지로 변했지요
이시를 읽으면 그시절 수몰되기전의
그곳 풍경이 떠오르곤 합니다
엉금엉금 느리게 또는 풀빵처럼 달라붙어있던 초가들이
두엄냄새에 섞여있던 풍경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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