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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께서 5분거리 같은 동네로 이사오셨어요.

그냥.... 조회수 : 1,648
작성일 : 2010-09-07 11:26:25
어머니께서 그동안 혼자서 손자들 건사하시고 백살 넘으신 외할머니 돌보시면서 사셨는데
얼마전에 저희 동네로 이사를 하셨답니다.

제가 집 알아보고 청소하고 곰팡이난 벽지 뜯어내고 다시 약식도배하고.
샤워기 새로 갈아끼워놓고 변기 커버도 새걸로 바꿔놓고...
이사 준비하는 동안 제 아이들 방치하다시피 겨우 점심만 차려주고
여러날 신경써서 어머니 이사하시게 했네요.

제 마음속의 어머니는 혼자서도 모든 일 척척 다 하시고 앓는 소리도 안하시고
건강하고 씩씩하신 분이셨는데
이사하고 난 후부터는 모든게 제 손이 닿아야만 안심을 하시네요.

보일러 트는거, 공과금 내는거,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거, 쓰레기 분기수거하는거, 테이프 붙이는거
또 시장가는 거조차 저 불러서 같이 가려고 하세요.

백살이 넘으신 할머니 때문에 외숙모님이 매일 어머니댁으로 출근하다시피 하셔서
어머니댁에 가면 할머니 세분이서 방에 나란히 누우셔서 가끔은 웃음이 나기도 하는데
점심 먹고나면 딱히 할일도 없고 매일 할 이야기도없고 따분하고 저도 저희 집안일 해야할게
많은데 저 한번 부르시면 제가 집에 가는거 싫어하시는 것처럼 저를 잡고 안 놓아주시려고 해요.

제가 보기엔 정말 아무일도 아닌데 남편 출근도 하기전에 전화하셔서 언제 올거냐고 ...
물론 전혀 강압적이지도 않고 마음 상하는 말씀도 안하시는 분이신데
어머니 이사하신 후부터는 제 생활이 하나도 없고  매일 아침 오늘은 또 어떤 일로 전화하실까
두렵기까지 하네요.

어제도 감자탕 먹으러 오라고 부르셔서 갔더니 밥 다 먹고 나니까 줄줄이 앞으로의
스케쥴들 말씀하시네요.
이번 주말엔 어떤 손님이 오실거니까 수요일엔 고기사고 목요일엔 갈비 양념하고
토요일엔 음식 준비하자고.....  또 10월초에는 집안 결혼식이 있으니 꼭 내려와서
할머니 옆에 있어야 한다고.... 좀 숨이 막히는 느낌이랄까......

할머니 연세가 많으신데 이번 이사하실때 건강이 급 악화되셔서 집안 친척분들이
다들 마지막 인사하신다고 주말마다 휴일마다 끊이질 않습니다.
이번 주말엔 지방에 사시는 어머니 4촌들이 오신다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이니
서울쪽에 계시는 친척들도 몇 분 합류하실거 같아요.

남편 일도 잘 안되고 있어서 그냥 죽을맛인데,, 겨우 겨우 참고 살고 있는데
요즘은 사는 재미가 없네요.
어머니가 제 목에 줄을 매달아 놓으신거 같아요.

IP : 112.144.xxx.11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9.7 11:31 AM (211.207.xxx.10)

    그 시어머니 참 복도 많네
    재산이 좀 있으신 분들은 패턴이 비슷하네요.
    적당히 눈치보고 살살 피하셔요.

  • 2.
    '10.9.7 11:32 AM (222.101.xxx.225)

    5분거리에 7년살다가 살다 남편 직장때문에 한시간반거리로 이사왔는데요

    방법은 하나.......원글님 스케줄을 만드시는거에요
    매일 운동을 가시든 남편분 일을 도우시든 뭘 배우시든 아르바이트를 하시든 뭔가 일을 만드셔야해요
    어머님도 납득할만한 일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않다고해도 항상 바쁘게 움직이시면
    몇달후면 어머님도 나름대로 혼자알아서 생활하는데 익숙해지고 원글닝에대해서 포기하시기도하고 한번 만났을때 몰아서 부탁하기도하고
    일단은 뭔가 바쁜 일을 만드세요

  • 3. ㅠㅠ
    '10.9.7 11:34 AM (218.145.xxx.215)

    님 시어머님이 할머니 모시고 사니까 너무 사는 낙이 없으셔서 젊은 새댁 붙잡고 계신것 같네요.
    갑갑한 그 심정도 좀 이해해 드리세요...가끔 너무 힘들면 오늘 놀게요 하고 솔직하게 말씀 하시구요.

  • 4. ..
    '10.9.7 11:35 AM (114.207.xxx.234)

    그럴때 님 스케쥴을 같이 줄줄 늘어놓으세요.
    없어도 만드세요. 애 핑게를 대서라도 만드세요.
    그리고 어머님 댁에 가셔서 오늘 할 일이 대강 되었다 싶음 붙잡아도 발딱 일어나세요.
    집안일도 해야하고 애 일도 있고 하면서 분명하게 간다고 말하세요.
    처음이 어렵지 자꾸하면 됩니다.
    어른도 뭐한 말로 길들여가며(?) 사는 겁니다.
    님도 no! 소리하며 살아야 어머님이 님에게 덜 의존하세요.

  • 5. 노노
    '10.9.7 12:02 PM (211.210.xxx.62)

    저는 3분 거리 살았었는데요
    되도록이면 어떠한 핑계를 대서라도 이사 나오세요.
    월세까지 내주시겠다고 했지만 월셋값 비싸다고 도망 나왔어요.
    일년 내내 출근 도장 찍고 나중에는 뻑하면 자고가고 5분 대기조도 하고 그래야해요.
    게다가 오가는 친척들은 다 한마디씩해요.
    이제는 힘드셨으니 며느리밥 먹을때다... 뭐 이런식으로요.

  • 6. .
    '10.9.7 6:19 PM (118.223.xxx.185)

    그냥 슬프다. 늙어가는것도 슬프고 곳 시어머니될테인데 슬프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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