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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막장시댁과 연끊고싶다는 글 올린 사람이에요.

후기글 조회수 : 2,249
작성일 : 2010-09-06 19:23:21
너무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과 진정을 보여주셔서
저도 꼭 후기글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목요일이었군요. 목요일 밤 남편은 댓글 다 읽고(82cook싸이트 말고 네이트 톡에 올린 댓글 읽었어요)
거기서 특히 남자분들이 달은 댓글을 읽고 별 말이 없이 그냥 그렇게 보냈습니다.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제가 아이 젖먹이면서 같이 누워서 잠들어있는데 다가와서 미안하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러고 금요일 그냥 출근했구요(주부파업중)

금요일 안그래도 윗 상사가 큰 일 끝냈다고 같이 밥먹자고 그래서 조금 늦는다고 며칠전부터 말하긴 했습니다.
그날 아주 달렸더군요, 밤 새 술마시고, 당구장가고, 노래방가고.

거기서 아주 당했나봅니다. 술이 들어가서 사실 내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는데 장난이 아니다. 진지하다.
그러면서 조금 깊은 얘기까지 나왔고, 남편은 거기서 친구들과 동료들한테 완전 다구리 당했습니다.
(완전 고소합니다.) 니네 집 막장 맞고, 너 그렇게 하다가 이혼당하는 거 당연하다. 너 술 그만먹고 들어가서
무릎꿇고 빌어라. 너 니가 장가 잘간거 맞고, 그 복 유지할려면 잘 해도 모자랄판에 진짜 한심하다는 얘기를
여자가 아닌 남자들한테 들으니 지도 좀 정신이 났나 봅니다.

토요일에 와서 몇 번 미안하다고 하고, 정말 내가 너무너무 힘들면 이민도 생각해보겠답니다.
내가 진정 당장 이혼 안하면 안되겠다면 다 같이 이민 가잡니다. 자기는 나하고 헤어지는 거 생각도 못하겠고
아직도 날 사랑하고, 우리 아이 못보면 못사니깐, 자기가 앞으로 시가에서 오는 무개념 공격 다 막고,
내가 마음이 풀릴때까지, 안풀리면 그냥 이대로라도 살고, 나는 자기 부모가 아닌 우리 가족을 택할테니
제발 이혼하지는 말아달라고 하더군요.

자기도 별 관심과 사랑 못받고 자라서 친정부모님이 주시는 사랑에 굉장히 감동했었고
자신이 우리부모님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몇 번 했었습니다.
친정부모님이 내가 귀한 딸 마음고생시키고, 이러는 거 알면 속상하실텐데 부모님 얼굴 봐서도 못하겠답니다.
(너의 거지근성 발언이 부모님을 더 속상하게 만드는 건 알고있는지?)

자기 집이 좀 이상하긴 하다고 결혼 전부터 느끼기는 했는데
이렇게 들어오는 며느리마다 몸서리치며 연끊고싶어할 정도까지는 몰랐다고
그냥 고부갈등은 다 있는건데 우리집도 그런 수준인 줄 알았답니다.

우선 여기까지 하고, 이혼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일단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댓글로 보내줄 때 가라고 하셨지만 그게 현실은 쉽지 않아요.
우선, 아기가 아직 너무 어려요. 그리고 어차피 이 사람은 합의이혼서에 도장 찍지는 않을 겁니다.

주말동안 주부파업하고, 집안일부터 요리, 육아까지 다 남편 부려먹으면서
피폐했던 몸과 마음을 좀 추스르고 그동안 분위기가 뭔가 평상시보다 미묘하게 다르고 불편했을
아기에게 마음껏 사랑을 주었어요.
그리고 제가 아는 이혼전문상담위원이었던 분께 전화해서
이혼하기 위한 여러 조언을 받았습니다. 이혼일지부터 녹음,증거자료, 재산을 50%를 받기위한
결혼기간,위자료 청구조건 등등, 그라고 지금의 상담을 기록지에 남겨서 이혼소송시
증거자료로 쓸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이혼상담과 법률상담을 예약했습니다. 이혼상담은 둘이 예약하고 법률상담은 저 혼자만 예약했어요.
왜냐면, 결혼전에도 저리 절절히 맹세하면서 자신이 잘 하겠다고, 우리 둘만 잘 살자고 맹세하고 나 처가덕 안바란다고 자존심 있는 남자라는 멘트에 넘어갔기 때문이지요. 말은 누군들 못할까요, 행동을 실제적으로 하나가 중요하지요.

그래서, 늘 마음에 이혼을 품고 있으려고 합니다.

결혼은 너무 순진해서 멍청하게 했지만
이혼만큼은 멍청하게 하지 않을려구요.
그렇게 돈돈 거리니, 뜯어먹을 수 있을만큼 뜯어먹고 나오면 참으로 고소할 것 같네요.

제 마음도 그리 지옥이지 않습니다.
언제든 이혼할 수 있는거고, 실제적으로 체계있게 준비중이니
아이가 어릴때는 아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려구요.
그리고 어느시점, 내가 행복하지 않아서 아이도 행복해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행동에 옮겨야겠지요.

친정언니, 친구처럼 댓글달고 같이 분노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그런 수많은 댓글은 길었던 무명82인생에서 처음 ㅋ
나도 베스트에 등극돼었다능..그게 별로좋은 내용이 아니라서 그렇지.
IP : 112.214.xxx.20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박수
    '10.9.6 7:37 PM (180.71.xxx.169)

    우선 축하에 박수 부터 보내고 싶네요
    나에게 닥친 일처럼 북북 열 내어 가면서 댓글 단 보람이 있네요
    종종 힘들어 하면 글올리는분들도 이렇게 반성에 기미를 보이고 개과천선?같은 상황이 벌어졌으면 좋겠네요
    고맙게도 남편분 태도가 바뀌어 다행입니다
    고맙다고 등이라도 토닥여 주고싶네요
    더욱더 사랑하면서 사는 부부로 거듭나세요.

  • 2. ;;;
    '10.9.6 7:40 PM (219.248.xxx.169)

    어쨌거나 잘 됬네요,,애기 행복하게 키우시고 남편분이 보호막 노릇잘하시면 잘사실수 있겠어요,,남편이 커버만 해준다면 막장남편 좋은 시댁보단 막장시댁 좋은 남편이 낫답니다ㅡㅡ내 남편이 멀쩡한게 중요하거든요,,내가정이 편안하면 해결책이 있는 법입니다,,남편분,,앞으로 그초심일지마세요,,본인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서라도ㅡㅡ

  • 3. !!
    '10.9.6 8:58 PM (115.136.xxx.104)

    남편께서 대오각성 하셔군요! 이런 거 사실 득도하는 만큼이나 드문 겁니다. 남편 친구분들께 제가 다 고맙네요. 앞으로 잘 사시길 바래요~

  • 4. ..
    '10.9.6 9:04 PM (116.41.xxx.17)

    일이 잘 풀렸네요..
    남편이 그렇게라도 현실 인식을 하셔서 다행이구요..
    조금씩이지만 행동도 바뀌겠지요.
    이번 고비 잘풀려서 앞으로 행복하게 사시길 바래요..

  • 5. 저도
    '10.9.6 11:18 PM (180.66.xxx.30)

    막장까지는 아니지만
    남편이 어디 가서 상담받고 오더니.. 가족 중심으로 살겠다고 자기가 먼저 그러더군요
    저는 그 전에 남편에 대한 실망감에.. 피폐해져서 아무 의욕도 없이 몇달을 살았구요

    내가 뭐라 한 것도 아니고 자기 혼자 자기 반성을 하고 왔는데도
    딱 세 달 가더군요
    세 달 지나니 원상복귀..ㅠㅠ

    잘 가르쳐서(?) 데리고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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