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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합니다.

왜곡된 의도 조회수 : 734
작성일 : 2010-09-03 21:19:08
3일전 밤에 갑자기 어머니께서 전화 한 통을 받으시고는 황급히 집을 나섰습니다. 지방에 아버지가 계시는데 거기에 다녀오신 듯 합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대답도 없으시고 잠도 못 주무셨습니다. 깊은 한숨 소리만 들려서 또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건설업을 하시는데 최근 2년동안 지방에 아파트 공사를 하시느라 가끔 집에 들르시곤 합니다. 이번에도 오셨다가 저번 주말에 내려가셨습니다. 과거에 음주운전으로 합의를 해준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사고나 나셨나, 상대방이 합의금을 턱없이 많이 불러서 어머니께서 저리 속앓이를 하시나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상상도 못했던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컨테이너로 된 사무실에 계시는데 아파트에 사는 9살 남자아이가 하교를 했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오더랍니다. 그래서 왜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가냐고 물으니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달라고 하더래요. 아파트 상가 쪽(건설이 끝나고 앞 도로 주변 공사만 남은 상태)에 마트에 가서 하나 사주셨다네요. 하나를 고르고 나서도 쭈뼛쭈뼛하길래 하나 더 고르라고 하셨고 두 개의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아이가 따라와서 집에 사람이 없냐고 물으셨대요.
없다고 해서 더우니까 사무실에서 쉬다가 가라고 하셨고 사무실에 와서 아버지 핸드폰을 아이에게 주며 엄마가 걱정하실지 모르니 전화를 하라고 주셨고 아이가 바로 앞에서 엄마와 통화를 했답니다. 아파트 앞 컨테이너인데 여기서 조금 놀다가 간다며... 그런데 10분후에 아이 엄마가 씩씩 거리며 왔고 화를 내더랍니다. 30분 후에 남자 둘이 와서는 그 자리에서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네요. 진술서를 보니 아버지가 아이를 감금하고 입에 혀를 넣고 뽀뽀를 여섯번 했다는 식의 말도 못할 내용들이 있구요.
평소에 아이를 귀여워 하시기는 하지만 저희 아버지는 그런 몹쓸 변태가 아닙니다. 귀엽다며 등을 토닥이고 볼에 뽀뽀는 한 번 하셨다고 해요. 식사를 하시면서 막걸리 1병 정도는 드셨구요. (술 마신 것 때문에 더 오해할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뙤약볕에서 막일을 하시다 보면 반주는 1병씩 하십니다. 저도 그게 싫지만 이성을 잃을 정도로 드시지는 않습니다.)아이에게 아이스크림만 사주고 사무실에 들어오라고 안하셨다면 전혀 의심될 게 없는데 참 일이 꼬이려다 보니 별일이 다 있다 싶었습니다.
저는 부모가 아니지만 부모된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이의 아버지라는 사람이 자꾸 아이엄마와 아이가 심리치료를 받았다며 병원에 다녀왔다고 해서 저희 어머니께서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보상을 하겠다고 하니 "얼마를 주실 수 있는대요?"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얼마를 원하시냐고 했더니 내일 아이엄마와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해서 다시 경찰서로 가서 반장님과 얘기를 하셨다고 해요. 그 반장님께서도 아이가지고 장사하느냐며 아이스크림 값이나 주라 하라고 말하셨다는데 요즘 세상이 워낙 이런 문제로 시끄럽다보니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답니다. 경찰서에서 어제 그 집에 전화를 해서 내일 아이를 데리고 나올 수 있냐며 얘기를 들어보려고 했는데 저희 어머니께 전화가 와서는 뭔 빽이 있길래 경찰서에서 저녁에 전화해서 애를 데리고 오라고 하냐며 따지더랍니다. 언론사에도 알릴거라고 하구요.
어제 영장 심사가 있었고 과거에 음주에 무면허 운전 등 벌금으로 전과가 몇 차례 있어서 결국 구속영장이 나왔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아버지가 금방 나오실 거라면 저희에게 이런 일을 말씀하지 않으려 하셨다는데 아버지가 어머니를 보면서 펑펑 우셨대요. 절대 합의할 생각하지 말라고요. 합의해서 금방 나올 수는 있겠지만 돈을 줘버리면 죄를 인정하는게 될 것이며 평생 억울하게 살고 싶지 않으시대요. 저희 가족들도 아버지 뜻에 따르기로 했고 내일은 지방으로 시집간 언니까지 같이 아버지를 뵙고 오려구요. 재판까지는 한 달이 넘게 걸릴 것이고 명절에도 교도소에서 지내셔야 합니다. 명절에 제 결혼때문에 남자친구가 인사 오기로 했는데 들떠있는 그 사람에게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차라리 예상했던 것처럼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나서 합의금 물어주고 끝날 거였다면 더 나을 뻔 했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무서운 줄 모르고... 지나가는 아이를 쳐다보지도 말았어야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 의도를 불순하게 생각하실 분들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저희 아버지 믿습니다.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왜 아이에게 엄마한테 전화하라고 휴대전화를 주셨을까요? 무조건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저한테 살가우셨던것도 아니고 술드시지 않고 평소에는 표현조차 서툴러서 어린시절 원망만 했던 아버지지만 이십칠년을 아버지 자식으로 살았는데 그런 추잡한 행동을 하실 분은 아닙니다. 정말 억울하고 황당합니다.
IP : 221.142.xxx.2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9.3 9:24 PM (58.227.xxx.70)

    얼마전에 어떤 님이 여기 글을 올리셨잖아요 우는 아이 지나치지 못해서 도와주다가 유괴오해받을수도 있다고 ..님 아버지께서 그런 경우가 되셨나봅니다 전에 누가 억울한 경우있어서 진정서를 계속 써서 부쳤다고 하던데 지금 그거라도 해보세요 만약에 아이를 앞세워서 작정하고 그 일을 벌인거라면 참 나쁜사람이네요.

  • 2. ,,
    '10.9.3 10:06 PM (219.251.xxx.92)

    미안한데 눈이 아파서 읽을수가 없어요
    다음부턴 한칸씩 띄워서 써주세요

  • 3. ........
    '10.9.3 10:10 PM (116.121.xxx.153)

    이래서 남자들중엔 대리운전 여자분이시면 아예 타지를 않으세요,
    혹시라도 상대방이 당했다고,,,,,,,,,,,,, 하면 답이 없거든요,

    누가 본사람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래도 수사 에서 다시 뒤집어 물어보는
    과정에서 거짓말은 헷갈릴수도 있는것이니 기다려볼수밖에요,

  • 4. 원글이
    '10.9.4 6:41 PM (221.142.xxx.25)

    오전에 가족들과 유치장에 가서 아버지를 뵙고 왔습니다. 저희를 보자마자 복받쳤는지 울컥 하시네요. 컨테이너에 들어오라고 하는게 아니었는데...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아이 엄마한테 전화를 했을때 바로 돌려보냈어야 하는데...명절 전에 공판이 있을거라고 하는데 시국도 그렇고 만약에 잘 해결되지 않을 경우엔 어떻게 해야하나요? 없는 돈이지만 변호사를 선임해서 항소심까지 해서라도 꼭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어요. 나오시면 앞으로는 행여 어떤 아이가 길거리에서 울고 있어도 상관하지 말라고 말씀드릴거에요.

  • 5. 원글이
    '10.9.7 5:03 PM (202.30.xxx.28)

    아버지께서 너무나 억울해서 검찰쪽에 재수사를 요청하고 구치소로 가셨는데 어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분과 통화를 했습니다. 부인 말만 듣고 그때는 화가 많이 났는데 지나고 보니 일이 크게 된 것 같다며 고소를 취하해주겠다고 하네요. 황당한 일을 겪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생각보다 나쁜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추잡한 누명을 쓰고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을 아버지가 안쓰럽습니다. 조심 또 조심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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