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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해주는 8살 딸내미.

신기하네 조회수 : 1,279
작성일 : 2010-08-29 01:39:41
딸 아이가 8살인데, 요즘은 아이랑 그야말로 담화를 나눕니다.
핏덩이 낳아놓은지 이제 겨우 8년 되었는데 벌써 사람노릇 하네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어쩌면 그렇게 어린게 말귀를 잘 알아듣고 사람 심정을 헤아리는지,
듣는 중간 중간 고개까지 끄덕이면서 얘기 들어주고 제법 말상대가 됩니다.
말 하다보면 자식인지, 친구인지, 여동생인지 본분을 망각하고 주절 주절 떠들게 되네요.

살다보면 친구도 가끔은 마음에 안들고, 친정 엄마도 아이처럼 굴어서 의지가 안되고
내 맘을 찰떡처럼 알아주는 상대가 점점 어려운데, 딸 아이가 자라니
내 속 같은 친구가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아이도 자라면 사춘기도 오고 속도 썩이고 하겠지만,
지금은 그저 이 순간을 즐기렵니다.

머리 양쪽으로 땋아서 한 쪽은 핑크, 한쪽은 오렌지 색으로 벨벳리본 매주었는데
침대에서 턱 괴고 엎드려서 제 얘기를 들어주는 눈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지금 이 순간이 제가 이 세상 마지막에 두 눈에 담아 갈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IP : 121.130.xxx.6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딸없는 엄마.
    '10.8.29 1:48 AM (203.223.xxx.13)

    부러워요. ^6^

  • 2. 저도
    '10.8.29 1:50 AM (128.205.xxx.178)

    저도 그런 딸이에요.
    우리 엄마는 저 덕에 많이 배우고, 강해지고, 지혜로워졌다고 하세요.
    이 다음에 따님이 자라면 동지가 되고 보호자가 되어 줄 겁니다. ^^

  • 3. 아주아주
    '10.8.29 1:52 AM (115.136.xxx.172)

    애기 때도 혼자 있었으면 무서웠을텐데, 그 갓난쟁이 하나 있다고 마음이 푹 놓이던 ..때도 있었어요. 고맙죠.^^

  • 4. 그래요
    '10.8.29 2:01 AM (220.120.xxx.110)

    전 지금 5살 딸아이가 그럽니다. 저를 위로해 주고 힘을 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딸아이를 보면 눈물이 나요..내가 무슨 착한일을 많이해서 이런 딸을 주셨나 하고...
    친정엄마도 이런 천사같은 아이가 어디있냐고 하십니다.

  • 5. 동감
    '10.8.29 2:02 AM (122.37.xxx.30)

    맞아요. 저도 그래요. 자식이 나보다 낫다고 느껴질 때도 많구요. 한 번은 다섯살땐가..제가 남편흉을 좀 봤죠. 그랬더니..울 애가 그러더라구요. 그래 아빠가 좀 너무했다. 너무너무 깜짝 놀랐답니다. 그냥 맞장구 쳐주고, 잘 들어주는 우리 애가 너무너무 고맙고 좋아요.

  • 6. ...
    '10.8.29 4:44 AM (118.36.xxx.151)

    마지막 문단 눈물 나네요

  • 7. 자식이좋아요..
    '10.8.29 8:26 AM (59.15.xxx.8)

    자식 키우긴 힘들지만.. 그래도 자식 키우면 이런저런 기쁨이 많지요..
    남자아이들도 어려서부터 조근조근 서로 이야기 하면.. 커서도..
    여자아이만큼 이야기 잘들어주고.. 서로 이야기거리가 많아요...
    아이들이 다 커서이젠 아들,딸 둘다 대학에 다니는데..
    어려서부터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더니.. 요샌 아이들이 친구고 선생님입니다..
    아들아이 재대하고 집에 있는 요즘은 주말에 아에 약속안잡고...
    아들아이랑 딸아이랑...주말내내.. 거실에서 서로 툭탁거리고..맛난거 해먹고..
    티비보고,컴퓨터하고.. 아주 잘 놉니다..대학다니는 딸래미도... 알바도 주5일제...
    주중에는 저녁시간에 알바하는데..주말엔 특별히 친구 안만나면..
    같이 조그만 거실에 모여서 툭탁툭닥.. 꿍시렁 거리면서 놀면은...
    이제 행복이다..........라고 느낍니다...^^

  • 8. ...
    '10.8.29 9:00 AM (61.79.xxx.38)

    좋은 딸 두셨어요 ^^
    저도 타지로 곡절많게 시집와서..참 외로웠는데..아이 낳고 그 아이가얼마나 위로가 됐던지..
    지금 그 아이는 성적으로 속을 썩이지만..
    그 동생,우리 둘째가 조근조근 엄마랑 얘기하고 들어주고 그럽니다.
    우리 두 애들..없으면 엄마는 시체지요. 전 심하게 자식을 의존해요.
    자랄땐 부모님을, 결혼해선 남편을, 이젠 벌써 아이들을 의존하네요..
    의존심 버리려 하지만..남 눈에 부럽게 보일정도로 잘난 녀석들..엄마를 애기처럼..
    착한 아이들 가진것도 복이죠..자식은 ..정말..진주같아요..눈물방울같이 귀한 녀석들~

  • 9. ..
    '10.8.29 11:49 AM (110.14.xxx.110)

    저도 딸하나라 그런지 아주 어릴때부터 친구처럼 지낸거 같아요
    주변 사람들도 둘이 대화 하는거 보면 친구같다 하고요
    우울증으로 힘들때 초 1 막 입학한 아이가 아침상 차려놓고 아플수록 많이 먹어야 한다고 편지 써놓은거보고 찡해서 울었던 적도 있어요 ㅎㅎ

  • 10. 딸엄마
    '10.8.29 12:44 PM (211.59.xxx.137)

    뭉클해지네요.. 저도 딸하나 키우고있는데 먹고산다는 핑계로 애 혼자 내박쳐두고 저혼자 크고 있는것 같아요... 하늘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인데.. 아기때 정말 이쁠때 남편때문에 속끓이느라 맘껏 예뻐해주지못한게 내내 마음에 걸린답니다.. 이제 중1..귀염성 있고 귀티나던 외모가 점점 크면서 못난 아빠를 닮아가 당황스럽다는...ㅡ.ㅡ;

  • 11. ^^
    '10.8.29 4:12 PM (218.51.xxx.2)

    제 딸아이, 하늘이 주신 정말 큰 선물입니다. ^^; 지금 가장 이쁜 4살이예요. 하루하루가 보석같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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