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통화

[뚝뚝]

도저히 이런 식으로 밥벌이를 하고 살 수는 없어서 사실 얼마 전부터 조용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왜 맨날 바쁘냐며 타박하던 친구가 묻길래..이래저래해서 그냥 공부 시작했다고 하니 그 친구가 그럽니다.
현실적으로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좀 택하라네요

그 친구...
아기 태어나자마자..어린이집과 친정 시댁에 맡기고 인문학 박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지원 전혀 못받고 부모님 돈으로 박사 등록금(사립학교라서 엄청 비싸지요)내고 다녔죠. 지금도 아직 박사과정중입니다.근데 누가 구더러 갑갑하다는 것이야! 난 애도 다 키웠고 돈벌이도 하다가 공무원 준비 중이다. 난 대학원도 등록금 안내고 다녔고, 졸업하자마자 취직하여 열심히 돈벌었다. 너처럼 죽~~ 공부만 한게 아니란 말이다. 게다가 너처럼 애 둘을 모두 갓난쟁이때부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몇 년 째 박사 과정중이라는 타이틀달고 사는 게 아니란 말이다! 게다가 넌 인문학박사지 않냐! 나와서 정말정말 강의자리 잡기도 어렵고 연구용역 따기도 어렵고 들어갈 연구소도 없는 인문학 박사과정!!! 예전에도 지금도 너 니 밥벌이 안하고 살았잖냐!! 내가 보기엔 애 보기 싫어서 박사 들어갔다고밖에는 안보인다! 라고 말하면 너무 격할 것 같아...

치 기집애~ 남이사~ 너나 잘~ 하세요~ 하고 말았답니다.
아...나..참..  

아.. 나 공부하고 열심히 사는데 도와준 거 있어..

[...]

자기가 답답해서 한 소리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