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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집앞 도로에서 강아지가 차에 치었어요.
지치고 쩔어서 정신없이 자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처절하게 울부짖는 개소리에 잠이 깼어요.
보니까 새벽 2시반쯤이었어요.
무슨 일인가 누가 개를 때려잡나 싶어 일어났는데 남편도 거실에 일어나 있었어요.
아파트 사이에 8차선 도로가 있어요. 그 도로가 집 앞 거실쪽에서 보면 그대로 보이는데
남편 말이 아마도 개가 차에 치인거 같다고...
처음엔 도로에서 퍽 하는 소리가 엄청 크게 나면서 비명소리가 들리길래 처음엔 여자가 차에 치었나 했더래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는 동안까지만 해도 큰소리로 울고있던 개소리가 순간 잠잠해졌어요.
죽었나? 바로 몇 초전까지만해도 그렇게 동네가 떠나가도록 울던 개가 이렇게 갑자기 죽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막 걱정이 되었어요.
누군가 데리고 간건지 만약 살아 쓰러져있는데 그 위를 다른 차가 또 지나가면? 이런 생각들 때문에요.
남편이 옷을 입더니 나가보겠다며 나갔어요.
근처에 가서 저만치에서 보니까 개가 중앙선 부근에 쓰러져 있고 외국인 아저씨 한 사람만 그 개를 지키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고... 외국인이 치었나? 생각하며 남편이 들어왔어요.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다시 가보자고 하면서 저도 따라 나섰어요.
나가보니 이번엔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외국인이랑 얘기하면서 어딘가에 전화를 하고 있었어요.
알고보니 누군가 개를 치고 그대로 가버린 모양이었어요.
그 외국인도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데 개가 심하게 우는 소리 듣고 나와보게 된거라 하더라고요.
새벽 2시가 넘은 조용한 때라 수백미터 밖까지 개 비명소리와 아파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낮이었으면 그렇게 크게 들리진 않았을거예요.
아무튼 다행히 개가 배로 숨을 쉬며 살아있었어요.
바닥에 피같은 것도 없고해서 잘하면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했어요.
오토바이 아저씨가 구청에 전화했고 구청에서 온다고 했다는데 몇 분이 지나도 안오고 있다고 하네요.
외국인 아저씨가 집에 가서 커다란 반팔 티셔츠 가져오고 저랑 같이 개 몸을 씌워주고 있는동안,
남편은 차를 가지러 갔어요. 몸을 싸주면서도 어디가 부러졌는지 몰라 진땀이 났어요.
마침 남편이 근처에 24시간하는 동물병원을 알고있어서 일단 거기로 데려가기로 했어요.
병원가려고 하니까 외국인아저씨가 남편에서 5만원을 주는데 남편이 고맙다고하면서 안받았어요.
그렇게 병원에 갔는데 수의사가 상태가 아주 안좋다고 심각하다고...
개는 요크셔테리어인데, 골반뼈도 부러진 것 같고, 머리 속도 심하게 다쳐서 동공에 거의 반응도 안보이고
호흡도 불규칙하고, 호흡기로 숨도 못쉬고 배로 겨우겨우 숨을 쉬고있다고...
한마디로 속이 엉망이 된거 같았어요.
수술을 한다고 해도...그닥 소견이 안좋다고 했어요. 개주인도 알 수 없고해서 동물보호 단체에 전화하는게 좋겠다고... 거기서도 치료를 해준대요. 일단 진통제 놔주고 호흡 고르게하는 뭔가 암튼 그런 주사 한대 더 놔주고 그러셨어요.
일단 어케 할 방도가 없어 집에 돌아왔는데 암만 생각해도 그대로 두면 그대로 죽을거 같아서 미치겠더라고요.
동물보호단체도 아침에나 온다고 하던데... 그래도 정밀검사라도 일단 받게하고 수술을 하게해야하는게 아닌가하고 한참 고민을 하다가 남편이랑 4시쯤에 다시 병원에 갔어요.
수술비는 70~80만원정도 들거 같다고 하는데 이거저거 물어보는 동안 의사가 개를 한 번 더 보고 왔어요.
근데... ㅠㅠ 앞으로 20~30분 정도면 갈거같다고 하네요. 흑흑
그 시점에서 우리가 할게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
집에 돌아왔는데 잠도 안오고 가엾어서 눈물만나고 그 비명소리와 울부짖음 소리가 귀에 맴돌고
해뜰때가 되어 겨우 잠이 들었어요. 애들이 방학 때라 다행인건지 오늘 오전 11시가 넘어서 깨어났네요.
저는 개를 사랑하거나 좋아하진 않아요 고양이들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다치거나 처절하게 아파하는, 힘들어하는, 죽어가는 생명들앞에선 그게 아니게 되더라는...
사람만해도...
차에 치고도 그냥 달아나는 사람도 있는가하면, 새벽에 보았던 안타까워 하던 외국인과, 지나가다 같이 걱정해주던 오토바이 아저씨, 그리고 걱정하며 나와보던 할아버지 등등 좋은 사람도 많다는걸 느꼈어요.
오토바이 아저씨나 외국인 아저씨나 저와 남편에게 고맙다고, 저는 그들이 고마운데...
날씨가 이렇게도 더운데 이 더위에 그 강아지는 길을 잃은건지 버림받은건지 모르지만
다리쪽 털에 풀물이 들은채로(집 근처에 잔디가 많아요 나무도 많고)헤매다니다
그렇게 비참하게 생명을 잃었죠.
아주아주 고통스러웠을 강아지 생각하니까 이건 아무것도 아니겠지 하면서 더워서 짜증나는 맘이 사라지네요.
아 글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나네요. 좋은데 갔음 좋겠어요. 그 강아지...ㅠㅠ
1. ..
'10.8.5 2:49 PM (183.103.xxx.149)그러네요
이글 읽는 저도 마음이 이리 아픈데 ...
님 좋은일 하셨어요..
주인한테 버림을 받았는지 길을 잃었는지는 몰라도
강아지 좋은곳으로 갔으면 하네요..2. ...
'10.8.5 2:54 PM (121.178.xxx.158)눈물이 나네요.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그렇게 비명을...ㅠㅠ
원글님 정말 좋은 하셨네요.
강아지가 말은 못해도 고마워 했을꺼에요.ㅠㅠ
부디 아프지 않는 좋은곳에 가서 편히 쉬었음....ㅠㅠ
원글님 복받으실을 거에요.3. 따뜻함
'10.8.5 2:56 PM (58.239.xxx.65)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한 따뜻한 손길들이 있어 비록 고통 속에서
갔지만 그 강아지는 그마음들을 알았을것 같네요
잘가라 이름모를 강아지야~~~4. .
'10.8.5 3:02 PM (58.140.xxx.194)원글님 글 일고 눈물이 나서 맘이 아프네요.
가끔 차를 타고 가다 보면 강아지가 혼자만 걷는 걸 보면
혹시 유기견이 아닐까?하고 강아지만 집중해서 쳐다보는데
뭐 눈엔 뭐만 들어온다고 저도 애견인이라...
원글님 수고하셨어요. 감사드리고 싶네요.
아가야 좋은 곳에서 행복하거라!5. 원글님
'10.8.5 3:17 PM (59.0.xxx.93)남편분 과 원글님, 너무나 마음이 좋으신분. 감사합니다.
6. ding
'10.8.5 3:17 PM (211.114.xxx.209)어휴...읽기만 해도 눈물바람이ㅜㅜ
원글님 너무 좋은 일 하셨는데 결과가 그렇게 되어서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 정도로 개를 치었으면 알았을 텐데 뺑소니치고 도망간 인간..천벌 받을 거에요!!7. 우리집강아지
'10.8.5 3:44 PM (211.36.xxx.130)원글님과 남편분, 외국인 아저씨...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3년전 겨울에 저희 집 강아지 한마리가 교통사고로 눈깜짝 할 사이에 죽었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5개월 무렵, 산책도 못 하고 맘대로 놀지 못하는 녀석들 불쌍해서 오랜만에 산책 시키러 나갔다가 제 실수로 줄이 풀려 한마리가 도로로 뛰어들어 길을 다 건너기 전에 쓰러졌어요. 아슬아슬하게 살 수 있었는데.. 어쩌면 더 끔찍한 일을 겪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주 작은 말티즈였는데 정말 비명도 안 지르고 피도 안 흘리고 정말 짧은 순간 숨이 멎었는데... 눈을 못 감아서 눈 감겨주고... 따뜻한 몸도 안아주고..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왈칵왈칵 쏟아지거든요.
그래서인지 원글님과 강아지 가는 길에 최선을 다 해준 분들께 정말 고맙네요.8. ...
'10.8.5 3:51 PM (121.178.xxx.158)새벽에 잠못 자고... 정말 좋은 분들도 많아요.
새벽에 수고 하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려요.
강아지야 좋은곳에서 편히 쉬렴...ㅠㅠㅠ9. ..
'10.8.5 4:00 PM (118.222.xxx.229)버림받은 건지 집을 나온 건지 모르겠지만 작은 요키가 길거리에서 살기 힘들었을텐데...ㅠ.ㅠ
뺑소니치고 간 인간이나 개 버린 인간들은 다 다음 생에 고대로 똑같이 당했으면 좋겠어요ㅜ.ㅜ10. 관세음보살
'10.8.5 6:32 PM (116.33.xxx.163)좋은 곳에 가거라 강아지야. 이승에서의 아픈 기억은 잊고
부디 좋은 몸 받아서 따뜻한 영혼이 되렴.
눈물이 나네요. 지인이 차에 치어 죽어가는 강아지를 두 마리 살려 놨습니다.
수술비랑 치료비 거의 100만원씩 들여서.. 입양도 시켰지요. 제가 늘 그분께 말합니다.
복 받을거라고. 실지로 복 받고 있구요.
원인없는 결과는 절대로 없어요. 배푼만큼 받고, 해친만큼 되돌아 오지요.
님. 복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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