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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변해버린 엄마

엄마를 더 이해하고 조회수 : 1,776
작성일 : 2010-08-03 15:51:19
여동생과 저는 10년전 부터 독립해서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빠와 엄마 둘이서 지방에서 살고 계시구요.

최근 여동생 결혼 혼수준비 때문에 엄마가 이모랑 같이 저희집으로 오셨습니다. 도와주신다구요..

근데 너무나도 달라진 엄마 모습때문에 조금 속상합니다.

일단 눈치가 좀 없으시고, 세상물정 모르시고, 거리낌이 없으십니다.

일례로...

제가 3년 전 결혼하고 저희 신혼집에 처음으로 놀러오셨을때, 저희 집을 보면서

"소꿉장난하는 거 같다. 우리 집에 있다가 여기오니깐 너무 갑갑하다. 덥다." 등등...

서울에서 전세값이 얼마 하는 줄 뻔히 아시면서, 저희 남편 앞에서 아무 생각없이 말씀하십니다.

전세값 준비해준 남편에게 저는 너무너무 미안했지만, 오히려 남편이 속상해하더군요.ㅠ_ㅠ

그리고... 곧 결혼할 여동생의 남편, 제부될 사람이 커피숍을 얼마전에 오픈해서 거기 다녀오셨습니다.

깔끔하게 예쁘게 잘 정리정돈 되어 있어서 다들 좋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벽에 머그잔이 장식되어 있는걸 보시더니, 뭐 저런 촌스러운걸 벽에 걸어놨냐며... 말씀하십니다.

순간 저랑 동생이랑 이모랑 허걱..  그래서 제부가 없는 틈을 타, 엄마보고 왜그랬냐? 너무했다...그러니..

그제서야 자기 잘못을 깨닫고는 미안...내가 잘못했네...근데 너무 별로더라... 이러십니다...ㅠ_ㅠ

이렇게 눈치없이 그냥 생각나는 데로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혼자서 뭘 잘 못하십니다.

이전에는 아빠가 같이 계셔서 모든 걸 도와주신 것 같은데,  아빠가 해외 파견을 가셔서 약 2년 전부터

엄마 혼자 직장을 다니시며 생활하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50대 중반이지만, 폰뱅킹을 못하십니다.

무조건 은행으로 직행하셔야하고, ATM기 사용법도 불과 얼마전에 익히셨어요.

그리고 옷이며 화장품이며... 혼자 절대로 매장가서 못사십니다. 모두 저희 딸들이 사서 보내줘야 하구요.

그래서 요즘은 화장품 같은건 다 떨어지면 저희에게 사서 보내달라고 말씀하십니다.

백화점에 케이스 들고가서 이거 달라고 말하고 사시라고 말씀드려도 못하겠답니다.ㅠ_ㅠ

다들 직장생활하느라 바쁠때는 백화점가서 엄마 화장품 사는 일도 힘듭니다.

요샌 아기가 태어나서 외출은 못하고 있음.ㅠ_ㅠ


가장 심각한 마지막 한가지.

거리낌이 없음...

이건 최근들어 너무 심각해진 건데... 아빠가 집에 없어서 그런가... 샤워를 하고도 알몸으로 그냥 나옵니다.

밤에 거실 등을 환하게 켜놓고, 커텐은 활짝 젖혀져있는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거실, 안방, 주방을 활보하십니다.

샤워할때, 화장실에서 볼일볼때 문을 열어놓는건 예사구요.

제가 친정집에 놀러갔을때 이런 광경을 보고서는 화들짝 놀라서 엄마에게 이야기를 해도 그냥 웃으십니다.

누가 좀 보면 어때? 근데, 앞동에서 안보일거야.. 히히....

우리집에 와서도 여전히 그러십니다. 제 남편이 밖에 볼일보러 나가서 그러셨겠지만, 저는 그게 너무 싫습니다.

그리고 목소리가 너무 큽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인데.. 공공장소에서 떠나가라 웃으며 이야기하는 사람이 우리엄마 였습니다.

제부가 오픈한 커피숍에서 다들 쳐다보도록 이야기하며 웃으십니다.

그것도 제부 있는 자리에서 야한 이야기를 막하시면서... 이건 본인 모습의 10%만 보여준 거라면서...

제부에게 얌전빼는 장모보다 이렇게 털털한 장모가 더 좋지? 말씀하십니다.

제부는 어쩔수 없이 웃으며 네... 이러구요...



40대 중반에 폐경이 좀 일찍 오셨고, 우울증도 좀 겪으셨고,

최근들어 남성호르몬 때문에 성격이 많이 활달해진것 같은데... 사실 저는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중고등학교때 그렇게 헌신적이고, 재밌고, 말이 잘 통하던 엄마인데..

이젠 시한폭탄처럼 무슨말을 할지 조마조마하고, 물가에 내놓은 아기마냥 불안하고,

행동하는 하나하나 답답합니다.



너무 변해버린 엄마의 모습에 답답하고, 눈물나고, 안타깝습니다.

한편으론, 나는 늙으면 저러지 말아야지.. 다짐도 합니다.



그래도 진심으로 지금의 이런 엄마를 이해하고, 더 사랑하고 싶습니다.

IP : 61.252.xxx.1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8.3 3:55 PM (211.54.xxx.179)

    왜 직장생활을 하시는분이 물건을 못사시나요,,,
    읽다보니 좀 걱정스런 부분들이 있어요,,,
    단순히 나이 들어서 저러시는건 아닌것 같은데요

  • 2. 원글이
    '10.8.3 4:08 PM (61.252.xxx.163)

    여동생은 직장이 밤 10시 까지이고, 인터넷도 못하는 곳이라 패쓰~
    저는 평일야근 많이하고, 주말에도 종종 출근 하는 곳이라 짬을내서 백화점가기 힘듬.
    요샌 갓난아기때문에 더더군다나 외출하기가 쉽지 않네요.
    남편에게 장모님 화장품 주문해달라기는 좀 미안하구요..ㅠ_ㅠ

  • 3. ///
    '10.8.3 4:15 PM (124.54.xxx.210)

    성격이 너무 급격히 바뀌었다면 치매를 의심해봐야 하는것 아닌가요?
    그런데요.. 어머니 지금하는 행동은 보통 한국의 50대중반아줌마들의
    행동이 아닌가요? 약간 주책스러운 모습 전혀 꺼리낌이 없는모습...
    물건을 못사신다는게 좀 이상하네요... 물건구입비를 주신다면 딸들
    의 관심을 받고싶어서 그러신건 아닌지...

  • 4. 그래도
    '10.8.3 4:27 PM (203.248.xxx.69)

    지금의 엄마를 이해하고 더 사랑하겠다는 원글님 효성이 예뻐요.
    저희 친정엄마도 50대 중반쯤엔가 아빠 돌아가시고나서
    본인이 가장이라는 책임감때문인지 갑자기 터프해지시고 거칠어진듯한 모습을 보이신 적이 있었어요. 말소리도 커지고.
    그런데 나이드시니까 다시 행동도 조심스러워지고 말소리가 좀 적어지는것 같던대요.
    아마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영향때문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직장다니면서 그렇게 눈치없이 말하고 행동하면 주위에서 싫어들 할텐데...
    옆에서 따님이 조근조근 "엄마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하면서 조심하도록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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